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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 빌런 고태경 - 2020 한경신춘문예 당선작
정대건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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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빌런고태경 #정대건 #은행나무출판사


<원찬스>라는 독립영화를 만들었다 실패한 감독 조혜나가 관객과의 대화에서 ‘GV빌런’ 고태경을 만나게 되고 그를 주인공으로 삼은 다큐멘터리를 찍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제목부터 매우 흥미로웠는데 읽으면서 점점 내용에 몰입하게 되어 읽은 자리에서 끝까지 읽어나갔다.


영화를 만들었다 실패한 사람, 그리고 영화를 만들고 싶어 오랜 시간을 노력한 사람. 주어진 여러 선택의 기회에서 어쩌면 잘못된 방법을 선택했을지도 몰라도 그들의 영화에 대한 ‘사랑’은 변치 않기에 그런 모습이 참 인상 깊게 다가왔다. 이렇게 무언가에 열정을 가졌던 때가 언제였을까. 지금의 나는 무엇을 사랑하고 있을까. 


또한 고태경의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 그에 대한 인식이 점점 달라지는 조혜나와 모습을 통해서 타인에 대해 쉽게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우리는 어쩌면 타인을 제대로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내가 보고 싶은 모습만 보며 편견을 강화하는 것은 아닐까. 


영화를 소재로 하면서 영화 제작에 대한 설정이 탄탄하게 뒷받침되어 있어 더욱 재미있었는데, 영화를 전공했다는 작가 소개를 보고 바로 납득이 되었다.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분야를 소재로 삼았는데 그만큼 자신이 몰입하기 쉬워서 남들에게도 재미있는 구성을 짜기가 어려울 수도 있는데 전문성과 재미를 동시에 잡고 있는 소설이었다. 영화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오랜만에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고 싶어졌다. 



#한경신춘문예 #소설 #한국소설 #책읽기 #독서 #신간 #책 #도서 #책추천 #도서추천



"내가 사랑하는 걸 미워하는 게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걸 더욱 사랑하는 방향으로 가고 싶어. 행복해지지 않는다면 뭘 위해서 이 모든 일을 하겠어?" - P202

"돌이켜보면 뭔가를 도모하고 거기에 몰두할 때가 제일 행복한 것 같아.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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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이단자들 - 서양근대철학의 경이롭고 위험한 탄생
스티븐 내들러 지음, 벤 내들러 그림, 이혁주 옮김 / 창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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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이단자들 #스티븐내들러 #벤내들러 #창비


#교양한당 마지막 책 


당시 관습적 진리로 통하는 것에 반하는 견해를 주장하여 ‘이단’ 취급을 받은 17, 18세기의 철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만화로 보여주는 책. 작년에 철학한당으로 읽었던 철학의 이단자들을 다시 읽게 되었다. 두 번째 읽는 책이지만 그래도 만화 속에 담긴 내용들이 그리 가볍지는 않기에 꼼꼼히 읽었다. 


갈릴레이부터 뉴턴까지 여러 철학자들을 다루면서 그들이 생각하는 신체와 영혼, 물체와 정신 등 인간과 세계의 본질, 신의 존재와 성질 등 우리가 생각하는 철학과 관련된 여러 주장부터 그런 사상을 기반으로 하여 주장하는 인간 사회와 정치에 대한 주장들까지 함께 보여준다. 


기존의 스콜라 철학에 대한 비판적 의견으로부터 시작되어 서로의 의견을 동조하기도 하고 비판하기도 하면서 때로는 이단으로 몰리기도 하였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철학적 체계를 완성한 여러 철학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탐구의지에 존경을 보낸다. 지금의 현대 철학과는 맞지 않는 이론들도 있지만 그들의 여러 생각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현대철학이 생겨나고 발전할 수 있었기에 감사함을 느낀다.


또한 교과서에서 많이 등장하여 낯익은 갈릴레이, 데카르트, 베이컨, 홉스, 스피노자, 뉴턴 같은 철학자들도 있지만, 아르노, 가상디처럼 낯선 철학자들과 함께 엘리자베스 공주, 콘웨이 같은 여성 철학자들도 같이 소개하고 있어서 더욱 좋았다. 생각해보니 보일과 뉴턴은 철학자보다는 과학자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당시 과학과 철학이 함께 사유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현대에 사는 나는 얼마나 깊은 사유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책에 나온 철학자들처럼 치열한 사유를 하기는 어렵겠지만 너무 일상을 똑같이 살고 있지는 않았던가. 앞으로 나를, 혹은 사회를 더 깊이 바라볼 수 있게 시야를 넓혀야겠다고 다짐한다.


두 번 읽었지만 여전히 몇몇 부분에서는 이해가 쉽게 되지는 않아 다시 나중에 책장에서 꺼내서 읽어볼 것 같다. 그래도 근대철학에 대해서 핵심적인 내용만 추려서 이해하기 쉽게 만화로 그리고 있어서 글로 된 개론서보다 접근하기 좋은 책임에는 틀림없다. 인문한당 활동을 통해서 역사, 북한, 철학 분야의 책 3권을 읽으며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얻고 깊게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어 좋았다. 


#철학 #철학책 #인문학 #근대철학 #서양철학 #서양근대철학 #책읽기 #독서 #책 #도서 #책추천 #도서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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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수의 시대 - 펭수 신드롬 이면에 숨겨진 세대와 시대 변화의 비밀
김용섭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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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수의시대 #김용섭 #비즈니스북스 


2019년 최고의 캐릭터이자 2020년에도 그 열풍을 유지하고 있는 남극에서 온 열 살 펭귄 펭수. 펭수가 어떻게 인기를 얻었고 펭수 세계관이 시사하는 한국 사회의 모습은 어떠한지 분석하고 있는 책. EBS 교육방송에서 만들어진 펭수는 어떻게 어린이들을 넘어서 2030대의 아이콘이 되고 가장 핫한 광고 모델 중 하나가 되었을까.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꿈꾸며 남극에서 먼 한국까지 온 펭수. 작년 봄에 개설된 펭수의 유튜브 채널의 현재 구독자 수는 무려 210만명이다. 펭수와 관련된 콜라보 상품들은 빠른 판매와 매진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렇기에 다양한 상품들과 광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나 역시 열심히 펭수 관련 상품들을 구매하는 열혈 펭클럽이다. 친구들과 함께 펭수를 좋아하면서도 펭수가 왜 이렇게 2030대 청년들에게 인기가 많은지에 대해 깊숙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책을 읽으며 전문가의 분석으로 펭수를 바라보니 펭수와 펭수를 만들어낸 제작진들의 많은 고민과 철저한 기획 끝에 지금의 펭수가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 제목 그대로 펭수의 시대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2019년 하반기와 지금의 2020년. 펭수는 과연 우리 사회의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거울일까. 책에서는 펭수의 여러 발언들을 인용하며 펭수가 안티 꼰대의 대표주자가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우리 어머니 역시 펭수를 많이 좋아하시는데 펭수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서 “참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솔직하게 하는 점이 매력적이다.”라고 하셨다. 이 말처럼 펭수는 타인의 눈치를 받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다. 인기를 얻기 전부터 EBS 사장의 이름을 거리낌 없이 부르며, 또 다른 EBS캐릭터인 입사 25년차 뚝딱이의 조언을 잔소리 취급하며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고 칼같이 끊어낸다. 


변질된 장유유서와 공동체주의를 가장한 전체주의가 지배하는 한국 사회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참지 않고 하는 펭수는 청년들에게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현실에서 우리가 할 수 없는 말들을 사이다처럼 펭수를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그렇다고 펭수가 안티 꼰대의 모습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정말 10살 아이의 모습과 함께 종종 드러나는 펭수의 나이에 맞지 않은 발언들과 취향을 통해서 전 연령을 관통하는 매력을 선사한다. 


또한 펭수는 성별 구분이 어려운 실제 펭귄의 특성을 이용하여 젠더 이슈에 대해서 대변하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는 외형에 대해 스스로를 완벽한 외모라고 자화자찬하는 펭수를 보면서 우리는 보디 포지티브의 태도를 배울 수 있다. 또 남극에서 온 펭귄이라는 설정으로 통해 환경문제와 기후변화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펭수는 현재 동원참치와 함께 지구온난화 예방과 관련한 에코 펀딩을 하고 있다.) 


지금도 매일매일 다양한 펭수의 다양한 콜라보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어, 캐릭터 소비가 심한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그만큼 펭수는 EBS의 적자를 메꿔주는 일등 공신이다. 그렇기에 많은 제작진들은 펭수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 끊임없이 컨텐츠를 개발하고 기획하고 있는 것 같다. 유튜브 속에서 여러 도전을 하는 펭수를 보면서 오늘도 힘겨운 일상에 힐링을 얻는다. 펭수에 대해서 혹은 펭수를 통해 펭년배들의 생각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펭수 #펭수신드롬 #책읽기 #독서 #책 #도서 #책추천 #도서추천



펭수의 행동은 나이가 권력이고 서열인 사회에 대한 반발이자 저항이다. - P41

펭수의 행동 방향은 이렇듯 위계 관계에 억눌린 한국인들의 욕망과 부조리에 저항하려는 사회문화 트랜드에 맞물려 있다. 다시 말해 펭수는 2030세대의 관심과 지지를 받을 가능성을 지닌, 시대가 선택한 캐릭터였다. - P115

펭수의 어록 중에 "취향은 사람마다 다른 거니깐 취향은 존중해 주길 부탁해.", "화해했어요, 그래도 보기 싫은 건 똑같습니다.", "눈치 보지 말고 원하는 대로 살아라. 눈치 챙겨.", "부정적인 사람들은 도움이 안 되니 긍정적인 사람들과 이야기하세요."등이 바로 2030대의 인생관에 해당하는 메시지다.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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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 깊이의 바다
최민우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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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깊이의바다 #최민우 #은행나무


사단법인 ‘도서정리협회’라는 이름을 가지지만 실제로는 여러 미스터리한 사건을 맡아 수행하는 단체의 한 지부에서 노아와 근무하는 경해. 노아는 어느 날 말없이 종적을 감추고 혼자 남은 경해에게 자신의 엄마를 찾아달라고 노아의 명함을 들고 나타난 한별. 한별은 자신의 엄마가 불로불사의 존재이며 어떤 이들이 자신의 엄마를 찾아 죽이려고 하기에 노아를 찾아왔다고 이야기 한다. 그렇게 한별의 의뢰를 받은 경해의 닷새 동안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한별의 의뢰 이후로 협회 매니저 곰 선생은 경해에게 많은 곳에서 갑자기 무더기로 드러나는 유골들에 대해 조사하라는 일을 맡긴다. 그러면서 노아가 찾았던 좌우가 바뀌지 않는 거울의 행방을 찾는 의뢰와 함께 날지 않고 바닥에 무수히 모이는 새 떼들의 등장 등 여러 이상한 현상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십 년 전 칠백 여명의 사람들이 사라진 ‘대실종’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다. 별개로 보이던 여러 사건들이 결국 하나의 연결고리로 묶여나가고, 그런 상황 속에서 경해는 문을 열고 사라졌던 자신의 아내를 떠올리게 된다. 이런 세상의 혼돈을 누군가는 세상에 박힌 ‘쐐기’ 때문이라고 이야기 하며 각자의 방식으로 쐐기를 제거하기 위해 움직인다. 쐐기가 만들어내는 틈으로 인해 균열을 일으키는 세계, 그렇지만 그 쐐기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세계의 역사는 비극적이기만 하다. 


책에서 등장하는 세계는 실재이면서도 환상의 공간으로 느껴졌다. 미스터리인지 판타지인지 스릴러인지 분간할 수 없이 빠르게 전개되는 여러 사건들이 종국에는 하나의 원인으로 귀결되는 모습을 보면서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했다. 또한 책 속에 은유되어 있는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에 대한 비판적 시각 역시 이 소설의 깊은 여운을 만들어 낸다. 대실종을 만들어낸 쐐기로 인해 비극을 겪은 사건들, 그런 쐐기를 만들어낸 최초의 비극의 역사. 결국 이 모든 비극의 시작은 우리의 손으로 만들어낸 것을. 그럼 우리는 과연 쐐기를 바로 잡을 권리가 있는 걸까. 노아의 말대로 누군가에게만 부당하게 주어지는 세계 속 삶이라면, 그런 세계가 꼭 존재할 필요가 있을까. 씁쓸해졌다. 처음에는 책을 읽으며 왜 이런 제목일까 싶었는데 나중에 등장하는 경해의 말을 통해서 이해하게 되었다. 우리는 얼마나 타인을 제대로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을까. 결국 나에게 보이는 것은 발목만큼의 파도뿐 인 것을. 그러니 타인을 내 잣대로 판단하지 말아야지. 



멜빵 치마를 입은 여자아이가 신발을 벗은 채 모래 위에 서서 해변까지 밀려온 약한 파도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다가온 파도가 아이의 발목 높이까지 무심하게 차올랐다가 도로 물러갔다. 마치 자신의 깊이를 다 보여줄 생각은 없다는 양. 한 인간의 깊이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타인이라는 바다의 해변에 서 있을 뿐이다. 가끔씩 밀려와 발목을 적시는 파도에 마음이 가벼이 흔들리도록 자신을 내맡기면서, 언젠가는 저 바다 끝까지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스스로도 믿지 않는 헛된 희망에 매달리고 있을 뿐이다. 평생 그 해변에 머물다 갈 생각이면서. - P183

노아가 받아쳤다.
"누구나 행복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부당하게 짊어진 역사에 대해서 자신의 주장을 펼 권리가 있어요. 더 큰일이 벌어진다고요? 세계가 멸망한다고요? 그런 세계가 앞으로 지속될 가치가 있을까요? 왜 저 사람들이 그걸 생각해야 합니까?" - 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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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과 웃음의 나라 - 문화인류학자의 북한 이야기
정병호 지음 / 창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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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과웃음의나라 #정병호 #창비


#교양한당 두 번째 책 


구호활동을 위해 북한에 여러 차례 방문했던 문화인류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북한 사회와 그들의 문화를 분석한 이야기. 북한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고 하니 글이 딱딱하면서도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마치 수필을 읽는 듯이 쉬운 문장들로 북한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자세히 이야기 하고 있어서 그동안 제대로 알지 못했던, 아니 알려고 굳이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북한 사회의 모습을 알 수 있었다.


총 7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북한의 3대 세습 권력자이자 젊은 청년 장군인 김정은을 중심으로 해 변화하는 최근의 북한 사회의 모습부터 시작해서, 북한의 교육, 지도자의 신격화, 평양과 계급 중심의 차별과 처벌, 그리고 ‘고난의 행군’으로 인해 변한 북한의 경제 등.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북한에 대해 이야기 한다. 우리의 논리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그들의 가치관을, 정치체계를 비판적 관점에서 이야기 하지 않는 글을 읽으며 저자가 객관적 연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러면서도 북한의 사람들에 대해 따뜻한 시선이 느껴져 저자의 진심이 느껴졌다. 


책을 읽으며 그동안 내가 얼마나 북한에 대해 수박 겉핥기식으로 알며 편견을 가졌던 것이 부끄러웠다. 그러면서 책에서는 북한 사회가 우리와 달라진 모습이 많기에 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이야기 하지만, 나는 자식들을 소위 평양의 명문대에 보내기 위해서 공부를 시키고 여러 대외활동에도 신경 쓰는 북한의 엄마들의 모습과 개인의 정신력과 노력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를 보면서 북한 역시 우리와 같은 민족이구나라는 생각이 깊게 들었다. 그리고 ‘고난의 행군’이라는 이름으로 미화하는 북한의 극심한 기아 현상이 그 이후의 북한 경제와 그리고 전체 사회를 변하게 만들 정도로 심각했음을 알았다. 그때 우리가 그들을 도와주었으면 좀 더 협력적인 관계가 되지 않았을까. 조금은 아쉽다.


삼면이 바다로 덮인 반도국가에서 유일하게 육지로 이어져 있지만 갈 수 없는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정서적으로는 멀게 느껴지는 나라, 북한. 나는 그런 북한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 단순히 북한이 3대째 세습되어 내려오는 정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종종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국제 사회의 관심을 유발하려는 방식 정도로만 알고 있었던 것 같다. 학교에서 직접적인 반공수업을 받은 적도 없기에 크게 반공이든, 통일의 필요성이든 크게 관심이 없었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으며 북한이 어떤 정체성과 문화를 가지고 그들이 사회와 나라를 만들어 나갔고 유지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또 왜 남북관계가 좋았다고 틀어지며, 그들이 쉽게 지원을 받지 않는지도 알 수 있었다.


정권이 바뀌면서 북한과의 갈등이 점차 풀리고 있던 요즘, 그들과의 교류와 협력을 위해서 우리는 그들이 따로 겪은 삶에 대해서 이해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당장은 통일은 서로에게 모두 낯선 개념이겠지만 적어도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보단 관계 개선을 통해 공존을 모색하는 그런 남북한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북한 #북한사회 #책읽기 #독서 #책 #도서 #신간 #책추천 #도서추천

분단 70년 동안 남북한은 다른 역사적 경로를 걸어왔다. 양쪽의 다른 정치체제와 경제구조만큼이나 양쪽이 믿는 이념과 가치관의 차이가 현저하게 달라진 두 사회를 만들었다. 앞으로 그 둘이 각각 또는 함께 어느 방향으로 갈지를 결정하는 데 각 사회구성원들이 지어내고 믿는 ‘이야기(허구적 믿음)’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 P125


다른 길을 걸어온 사람을 만날 때는 서로 살아온 삶의 경험에 대한 존중과 공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로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나의 관점에서 상대방의 삶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사람의 눈을 통해서 그가 본 세상과 걸어온 삶을 이해하고자 하는 감수성이 필요하다. - P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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