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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040 베트남의 정해진 미래 - 인구학과 경제학이 알려주는 베트남의 기회와 위험
조영태.쩐 민 뚜언.응우옌 쑤언 중 지음 / 북스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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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평짜리 서울 청년행복주택에 대해 SNS에서 논쟁이 일었다. 5평을 누구 코에 붙이냐는 쪽, 그리고 이 정도 구하기도 어려우니 필요한 정책이라는 쪽이 팽팽하게 맞붙었다. 다 맞는 말이다. 인구과밀현상이 없어서 모두가 비교적 넉넉한 주거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면 좋았겠지만.
《2020-2040 베트남의 정해진 미래》에서 가장 부러웠던 건, 베트남 인구가 전 지역에 균등하게 분포되어 있다는 거였다. 베트남 정부도 균형을 깨뜨리지 않도록 정책을 펴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인프라는 조금 다르겠지만, 적어도 인구 때문에 개발 등을 망설이는 경우는 덜하겠다 싶었다.

베트남이 부상하면서 우리나라 투자자도 늘었지만 하노이 등에만 단기로 투자하는 등 다소 지엽적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투자뿐 아니라, 함께 나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한다. ‘투자하려면 제대로 알고 내 사업에 맞는 지역을 찾아 기회를 잡으라’는 이야기와 함께, 지역균형발전과 인구계획의 중요성도 생각할 수 있었다. 상대방을 알아야 진짜 이익이 가능하다는 점까지. 덧붙여, 자료 모두 베트남 정부가 직접 조사한 통계라는 점도 신뢰를 높여주었다.
나는 해외투자가 목적이 아니었는데도 재미있게, 또 빠르게 읽은 책이다. 무엇보다도 ‘어떻게 돈을 뽑아낼 것인가’만이 아니라, 우리나라도 베트남도 이 성장기조를 함께 가져갈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신중한 태도가 읽혀서 생각할 거리가 많았다.

베트남 아파트를 한국인 투자자들이 사고팔면서 프리미엄이 붙었다는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껏 투자를 투기로만 잘못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 아닌가, 발전의 낙수효과에만 너무 안일하게 기대고 있었던 것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해본다. 나의 그것뿐 아니라 상대의 성장도 나의 성장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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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트렌드 노트 - 혼자만의 시공간 트렌드 노트
염한결 외 지음 / 북스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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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혼자 있는 걸 정말 좋아한다. 혼자 음악 듣고 글 쓰고 그림 그리고 영화나 공연도 혼자 보고 고기 구워 먹고, 심지어 혼자 있을 때는 화장실 청소도 신난다. 그렇지만 ‘혼밥’을 필두로 처음 ‘혼○’이 부상했을 때는 꽤 속이 상했다. 첫째는 이게 특별한 일인가 싶어서였고(내 주변에는 이미 엄청나게 많았다!), 둘째는 왜 저렇게 궁상맞게 그리느냐였다. 새로운 커뮤니티를 보는 시각에도 이질감이 들었다. 외로워서, 관계에 나를 담그고 싶어서 커뮤니티를 찾는 게 아닌데!

하지만 《2020 트렌드 노트》의 부제 ‘혼자만의 시공간’을 봤을 때는 퍽 반가웠다. 혼자는 외로움이 아니라 ‘상태’라고 표현한 점이 특히 그랬다. 이렇게 ‘혼자’에 대한 관점을 바꾸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 커뮤니티, 관계 맺기가 특히 그렇다. 혼자만의 시간을 중시하고 각자의 취향을 키우면서, ‘뭘 좋아하는지, 뭘 존중하는지’를 중심으로 한 대화와 모임들. 엄청 건강해지잖아!

《팩트풀니스》에서도 비슷한 생각을 한 적 있는데, 나는 사회현상을 분석하면서 끝없는 내리막길만 제시하는 비관적 태도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집단, 흐름, 트렌드는 지표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개개인이 각자의 삶에서 하나씩 가지고 있는 소수의 것들, 개인으로서 느끼는 행복이나 가치관까지 지표로서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나는 오히려 이런 행복, 개인의 건강함, 긍정적인 요인에서 출발하는 관계(외로움 말고!!)에 앞으로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2020 트렌드 노트》에서 브랜드들의 ‘친구 역할’을 강조했듯이.

소비는 기본적으로 나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이루어진다. 하지만 ‘결핍’이라는 게 꼭 배고프고 추운 상태일까? 이런 물질 과다 사회에서? 밀레니얼 세대, 그리고 기성세대까지 새로운 커뮤니티를 찾아 나선 것은 ‘결핍’이라기보다는 ‘행복’을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단순해 보이지만, 이 관점 변화는 많은 것을 바꿔놓는다. 그래서 《2020 트렌드 노트》의 ‘혼자는 외로운 상태가 아니라 삶을 꾸려가는 태도’라는 입장이 무척 마음에 든다. 이 태도로 가슴을 쫙 펴고, 오늘도 혼자만의 시간을 행복하게 꾸릴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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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욕심이 엄청 많다. 일도 모든 면에서 잘하고 센스도 있고 사회문제에도 목소리를 내면서 취미로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공연도 보고 운동도 하는 동시에 경제도 공부하고 덕질도 열렬하게 하고 주말에는 화끈하게 놀고 여행도 쿨하게 다니는 사람이 되고 싶다(진심이다). 그런데 역량은 둘째 치고 시간이 없다. 퇴근하고 청소하고 씻고 책 조금 읽거나 그림 조금 그리면 12시다! 다들 어떻게 멋진 곳에 가고 맛있는 것을 먹고 여행을 다니는지 신기하다.


《시간 버리기 연습》은 ‘시간을 알차게 쓰는 요령’보다 ‘필요 없는 시간을 솎아내는 법’을 알려준다. 이것도 저것도 다 하려면 필요도 없는 이것과 저것을 버릴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처음에는 ‘아끼자’가 아니라 ‘시간을 버리자’가 무슨 뜻인지 의아했는데, 읽다 보니 ‘나에게 충실한 시간이 아닌, 쓸데없는 일에 들이는 시간을 버리자’여서 무릎을 쳤다. 특히 시간 버리는 법뿐 아니라 돈 절약법, 물건 정리법도 설명하고 있어서 굉장히 유용했다. 돈은 내 시간을 들여 애써 일해 번 것이고, 내가 산 물건 또한 그 돈(시간)을 써서 산 것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돈-물건-시간은 낭비의 악순환과 절약의 선순환에 있어 따로 생각할 수 없는 요소들이라고 할까.


생활 전반에서 내 기준을 세우고 뭐에 집중할지, 무엇을 과감히 패스할지 생각하자는 조언이 돋보인다. 특히 일상에서 조금씩, 하나씩 실천할 수 있는 단계들을 일, 돈, 인간관계, 정리법, 가족관계 등으로 분류해 차근차근 제시하고 있어 어지러운 머릿속을 정리하기 좋았다. 새해를 계획하는 연말에 어울리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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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일하고 낮에 쉽니다 - 내 일을 나답게 하는 법, 책바 이야기
정인성 지음 / 북스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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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끌려 집어든 책. 창업기인가 싶어 가볍게 넘겨봤는데, 차근차근 자기 자신을 이야기하는 모습에 어느 샌가 집중해서 읽을 자리를 찾게 되더라. 읽을수록 책바의 소파가 더 생각나더라. 왜 이런 바를 만들게 됐는지, 손님들과 어떻게 교류하고 어떤 선순환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는지에 대한 소망이 인상적이었다. 내 일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 세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식을 갖고 꾸준히 나아가려는 의지가 와 닿았다.


《밤에 일하고 낮에 쉽니다》는 창업기인 건 맞지만, 책바 창업기라기보다는 ‘나 자신’에 대한 창업기라고 하고 싶다. 무엇보다도 ‘내가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생각하게 한다. 사실 나는 저자처럼 내 일터를 내가 만들기보다는 어딘가의 일원이 되는 것을 편안하게 여긴다. 하지만 일하는 환경에 신중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다들 그렇듯 나도 여러 직업과 직장을 거치면서 ‘이 회사, 이 사람들과 잘해나갈 수 있을지’를 고민했기 때문이다. 읽다 보니 자연히 그 고민들이 다시 떠올라, 나도 내가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계속 찾고 있었구나 싶어 지금까지의 일들을 돌아보게 됐다. 그저 진로에 대한 고민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결국 나의 행복과 무관하지 않았구나 하는 새삼스러운 깨달음과 함께.


직장을 찾는 사람이건, 일터를 만드는 사람이건 내 일을 평생 고민할 수밖에 없는 시대다. 저자가 좋아하는 것에서 자기 일을 찾았듯, 내 고민 또한 내가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곳에 대한 탐색이었듯, 조금씩 기억해내고 조심스레 뒤지다 보면 실마리 하나쯤은 도르르 굴러나오지 않을까. 책 속에 차곡차곡 쌓인 고민과 성찰을 꼭꼭 씹다 보니, ‘혼자만의 호사스러운 시간’이 절로 간절해진다. 술은 못 하니, 아쉬운 대로 오늘 밤엔 제일 좋아하는 차를 마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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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도 차별이 되나요? - ‘나는 괜찮다’고 여겼던 당신을 위한 인권사회학
구정우 지음 / 북스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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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대화하는 건 그 사람을 알아가는 일이다. 이렇게 말하면 참 낭만적이고 포근하지만, 알아간다는 게 늘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사람은 저마다 여러 가지 면을 갖고 있어서 어느 순간에는 , 이건 아닌데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관계를 아예 끊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를 알아온 시간들이 그를 이해할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근거를 공부한 것이다.

인권도 차별이 되나요?를 내려놓은 후 한동안 숨고르기를 했던 것도 그런 이유였다. 특히 한 구절에서 뒤통수를 쾅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8장애인 앞에 놓인 차별을 없애려면의 내용이다.

장애인들의 불쌍한 처지만을 부각하여 동정심을 끌어내고, 이에 반대하면 님비즘’, ‘집단이기주의로 비난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차분한 토론과 설득 없이 선악구도에서만 바라봤던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스스로가 인권에 관심이 많다고 생각했다. 장애학생을 위한 서진학교가 반대에 부딪혔을 때에는 아무리 그래도 사람이면 저래선 안 된다고 분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분개는 과연 어디에 기인하고 있었을까? 정말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이해할 수 없다고 덮어두지 말고 그들의 분노를 차분하게 들춰볼 수 있는 용기를 내야 하지 않았을까?

 

인권도 차별이 되나요?에서는 공감을 이야기할 뿐 아니라 독자와 함께 분노의 근거를 되짚어 본다. A의견을 설명한 후 반대되는 B의견도 차분히 이야기하고, 거기에서 나올 수 있는 C의견까지 짚고 넘어간다. ‘?’하고 손 들고 싶어지는 순간에는 성실하게 그래요, 그럴 수 있죠라고 수긍하며 또 다른 논거를 내놓는다. 덕분에 나도 차근차근히 논의의 구조를 따라가 보면서 싸우는 방법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왜 그렇게 해야 해?’라는 질문에 그게 옳으니까라고만 대답하던 때를 떠올리며, 정의라는 명분으로 나의 고집에 상처받았을 과거의 사람들에게 가만히 손을 내밀어 본다. 미안해요, 당신을 좀 더 공부할 수 있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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