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저문 이후 (스티븐 킹)

 

 

스티븐 킹은 단편소설에 대한 그의 선호에 대해 뉴욕타임즈에서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캔사스 하늘로부터 비명을 지르며 나를 향해 최대속도로 내려오는 거대하고 뜨거운 유성과 같다. 나는 동굴로 돌아가고 싶은 태고의 즐거움을 원한다. F-111기에서 비상탈출 버튼을 누른 전투기 조종사 만큼 세차게 잠시동안 나자신을 깨끗하게 날려버릴 수 있는 것." (이 말은 The Best American Short Stories 2007에 수록되기도 했다.)

 

 

전투기 조종사 출신의 지인에게 F-111에 대해 물어보니, Raven이란 별명의 F-111 전투기는 보통 전투기들이 좌석만 사출되는 것에 비해, 조종석 전체가 비상 탈출시 사출된다고 한다. 스티븐 킹 선생이 콕 찝어서 F-111기를 이야기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인 듯.

정말 이 책을 읽으면,-내가 킹의 단편소설을 좋아해서 그런지-나도 잠시동안 나 자신을 깨끗하게 날려버리고 이야기에 몰입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수록 단편중에 '진저브래드 걸' 하나 만으로도 소장하고 싶은 책.(음반으로 치면, 마음을 사로 잡는 킬러트랙이랄까.)

 

 

 

 

이 책의 제목을 스티븐 킹은, [Pocket Rockets]나 [Unnatural Acts of Human Intercourse]로 부르고 싶어했지만, 출판사 측이 난감해 하며 만류해서 [Just Past Sunset]으로 정했다가,

최종적으로 [ Just After Sunset ]이 되었다고 한다.

해질녘에 천천히 읽으며 양질의 공포를 맛보고 싶은 분이라면, 강추!

 

무라카미 하루키는 '스티븐 킹은 '스티븐 킹=괴기소설'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난 영역에서 좀 더 많이 논의되어야 마땅하며, 또한 그는 틀림없이 그런 대우를 받을 가치가 있는 작가"라고 추켜 세운바 있는데, 그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 하루키는 스티븐의 킹을 매우 좋아하여  [샤이닝]같은 작품은 자비로 몇권씩 사서 지인들에게 나눠 주었을 정도라고. (하루키의 초기작 [양을 둘러싼 모험]에 나오는 몇 몇 장면은 샤이닝의 몇몇 모티브와 흡사함을 보인다는 것이 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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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 찍을 당시, 딸기철이 아니라서, 부득이 산딸기로 찍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기괴한 느낌의 산딸기 덕분에 더욱 강렬한 사진이 된 듯 싶네요.*^^*) 

 

 

봐 예쁜 빨간색이지? 네 피도 똑같은 빨간색.

파란색이라면 깜짝 놀라겠지만 그럴리는 없잖아.

분명 빨간색이야. 누구 게 더 예쁠까? 아, 농담이야. 똑같아. 똑같아야 해.

똑같아야 안심이 되지. 이 빨강이 예쁘니까, 그리고 예쁜 빨강이 모두와 똑같으니까.

이렇게 비교해봐도 누가 누군지 모르니까 안심해도 되잖아. 안그래? 

 

(혼다 테쓰야, [스트로베리 나이트], p.100 <씨엘북스>)

 

 

 

 

 

 

 

읽은 분들마다 칭찬이 자자한 스트로베리 나이트.

 

강렬한 빨간 피빛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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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제가 어떻게 해서 "즐겁게 춤을 추다가"라는 책을 사게 되었는가에 대한 추억입니다. 사진의 맨 왼쪽 끝에 보이는 책.)

 

 

 나는 기형도가 살아 있는 동안, 가장 빛나고 푸른, 아니 이 말은 틀렸다, 오만과 독선의 이빨로 서로를 물어뜯을 수 있는 대학 시절을 함께 보냈다. 쉽게 말해 목욕탕에 함께 갈 수 있는 사이였다. 그래서 내가 제정신으로 여기 늘어놓을 수 있는 추억담은 아주 적다.

 하얀 키보드와 바다색 모니터 화면을 앞에 두고 손을 꺾으며 내가 떠올리는 것은 기형도의 수동타자기다. 우리는 대학 시절, 학교 신문에서 공모하는 무슨 문학상을 받아 타자기와 세계문학 전집을 들여놓은 공통된 경험이 있다. 기형도는 나보다 먼저 상금을 타서 수동타자기와 세계문학전집을 들여놓고 배부른 듯이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너도 상금 받으면 먼저 책하고 타자기부터 사. 눈 딱 감고."

 

 

글쎄, 나는 상을 받기도 전, 상금은 내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술값으로 미리 다 써버리고 말았다.그리고 그 해에 내가 받은 상금은  그가 그 전해에 받은 것의 반이었다. 가작에 해당하는 상금을 받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의 충고는 잊지는 않았다. 청계천에서 그가 산 반값으로 같은 세계문학전집을 샀고 그가 산 수동타자기의 값으로 중고 전동타자기를 샀고, 어쨌든 그 타자기와 문학전집의 덕으로 나는 다음해 그보다 조금 상금이 많은 무슨 문학상을 받아 술값으로 마음 놓고 다 써버렸다. 그때는 상금이 내 것이나 다름없다는 흰소리 따위는 하지 않고 조용히. 그와 나 둘 중에서 누가 장사를 잘했는지 아직 잘 모르고 있다. 이런 것이 내가 썼으면 싶은 추억담이다. 당연히 부정확하고 주관적인 데다 시시콜콜하다.

 

                                                         (중략)

 

 

세월은 가고 이름은 남았다. 추억은 경멸할 만한 것이다. 그것에 먹히는 한은.

가볍게 내리는 비처럼 머리를 두드려 깨우는 추억은 아름답다.

우리가 함께 살아 있는 동안.

 

                                                       

 

                                                                        기형도, 삶의 공간과 추억에 대한 경멸

                                                                                                                -성석제

 

 

 

얼마전 오랜만에  기형도 추모문집인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를 다시 읽다가 깜짝 놀랐다.

성석제 작가가 쓴 기형도 시인에 관한 글을 읽었기 때문이다.

 

"어엇, 성석제 작가가 기형도와 아는 사이였나?" 하고 머리를 긁적거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금시초문이었다.

이 추모문집을 수차례 읽으면서 나는 <성석제>라는 이름 석자에 쥐똥만큼의 관심도 없었던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그 당시엔  눈의 촉수를 환하게 밝히고 온통 <기형도>시인에 촛점을 맞춰 읽다보니 이 책을 공동 지필한 다른 작가들의 이름은 빨리 지나가는 배경 정도로 읽혔던 것이다.

공중 화장실 변기 위에 앉아 <일을 보고 있음>을 바깥사람에게 알리는 '나직한 기침 소리' 만큼의 존재감당시에는 없었던 것이다.

 

지금이라면 -장담컨데- 분명 달랐을 것이다.

문득 <사람은 누구나 제 시선이 지니고 있는 깊이와 넓이만큼으로 밖에는 타인을 검증하지 못한다>는 아무개의 말과, <자신이 볼 수 있는 한계가 우주의 한계>라는 누군가의 말이 어느쪽이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머리속에 떠올랐다.

 

그리고, 불필요하게도, 갑자기 성석제 작가에게 미안한 감정마저 들었다.

그의 작품을 다 읽지는 못했었도, 이제는 조심스럽게 <좋아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는

되었는데,그때 당시에는 좋아하던 기형도 시인의 그늘에 가려 그가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작가에게 죄송한 마음을 씻기 위해서

그날 오후에 서점에 들려 그의 책 한권을 서둘러 샀다.

작게나마 보탬이 되어 드리고 싶었다.

 

 

 

(사실 성석제 작가님은 작가와의 만남에도 참가했을 정도로 좋아하는 작가분입니다.)

 

 

( 싸인해주시는 작가님. 이 날(2007년 9월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4권이나 서명을 받아내려는 탐욕을 보이면서, 저는 수줍게 <팬입니다>라고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포스팅하다보니, 흠..추억에 잠시 잠기게 되는군요.

편한 직장 생활을 하다가,  자기가 가고자 하는 길을 가기위해 갑작스럽게 사표를 내는 장면이 저에게는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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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처럼 아무 동기 없이 살인을 하는 사람은 뇌구조 다른 걸까요? -유리고코로)

 

 

 

 

유리고코로 (누마타 마호카루) -서울문화사

 

 

데뷔로 부터 5년이 지난 누마타의 최신작이다.(2011) 발견한 노트 부분이 말하자면 액자소설과 같은 역할을 하는데, 이 액자 소설부분이 상당한 흡입력이 있다. 마치 내가 주인공이 되어 떨리는 마음으로 그 이야기를 읽어 나갔다. 대부분의 독자들은 공감하겠지만, 정말 빨리 읽히는 책이다.

 

[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에 비해 좀더 세련되고 다듬어진 느낌이지만, 데뷔작이 보여준 날카로움은 조금 엷어진 느낌이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나처럼 [유리고코로]-> [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의 순서로 (출간 역순) 읽어도 괜찮을 듯 싶다.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은 악몽의 시간 그 끝에 출구는 있는 것일까?-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

 

 

 

 

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 (누마타 마호카루)-블루 엘리판트

 

 

관시리즈로 유명한 '아야츠지 유키토', 어둠의 세계를 농밀하게 그려내는 것이 장기인 '기리노 나쓰오', 여성문제를 자신만의 필체로 다뤄온 나오키 수상작가 '유이카와 케이'... 이 세명의 심사위원들에게 극찬을 받았다는 작품.

이 거장들이 자신들의 명예를 걸고, 이 작품을 많은 작품중에서 대상으로 뽑은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들은 아마추어가 아니다.

이 작품에 대한 세 심사위원의 칭찬을 읽어 보면, 나만 그렇게 느낀게 아니구나..하는 생각에 동질감 비슷한 것을 느끼게 된다.

 

누마타 마호카루의 압도적 재능이 이 책에 녹아 있는 작품. 그저 그런 재능이 아니라는 것은 읽어보면 안다.

독자를 꼼짝 못하게 포박하는 필력이 있다. 하루키의 표현을 빌자면, 몸안의 파워(power)를 가둬두고 쓴 역작이라는 느낌!

근육질의 남성이 민소매를 입고, 다리가 예쁜 여성이 짧은 스커트를 입듯, 누마타는 '문장에 자신이 있어서인지, 이 작품에서 자신의 문장 솜씨를 유감없이 드러낸다.

어떤 댓글에도 적었지만, 기리노 나쓰오 여사의 팬이라면, 그리고 어두운 미치오 슈스케와 오츠 이치를 좋아한다면, 누마타 마호카루는 눈여겨 볼 작가이다. 매우 재밌었던 수작!

 

 

 

 

 

 

                       (누마타식 사랑의 해석 -그녀가 그 이름을 모르는 새들)

 

 

그녀가 그 이름을 모르는 새들 (누마타 마호카루)-북홀릭

 

 누마타 마호카루의 소설 두 권 ([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 [유리고코로])을 연달아 읽었기에 관심이 간다. 이 작가는 인간 심연의 어두움을 날것으로 재현하는 능력이 상당하다. 앞서 읽은 두 작품 모두 로르샤흐 잉크 반점 심리검사를 받게 하고 싶을 만큼 뒤틀린 내면의 등장인물로 채워져 있다.

 [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의 경우, 뛰어나게 아름다운 문장으로 삶에 대한 비극적 인식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인간 관계에 관한 악몽의 압축판 같은 작품이었다. [유리고코로]의 경우, 누마타 스스로 엔터테인먼트 소설은 자유로움이 보장되는 세계라서 기성 가치관에 얽매이지 않고 인간을 조명했다고 밝힌다. 작가는 살인자의 시선에서 작품을 썼는데, 인터뷰를 읽어보면 엽기 살인마지만, 독특한 매력을 지닌 한니발 렉터를 의식했던 것 같다. (이 작품에서 누마타는 현재 사건과 수기 고백문을 병치시켰는데, 한 작품에서 문체를 바꿔 쓰는 것이 나름 기분 전환이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수기 쪽 문체가 압도적으로 좋았다.)  

 

  Bookholic에서 출간된 [그녀가 그 이름을 모르는 새들]은 데뷔작이었던 [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 이후 이듬해(2006)에 발표한 작품이다. 데뷔작이 워낙 강렬하고 마음에 들어서 그녀가 내뿜는 강렬한 기운이 두 번째 작품에도 고여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생겼었다. 일본독자들의 리뷰를 읽어보니, 눅눅한 느낌과 절망적 세계를 리얼하게 그려냈다는 말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가 천착하는 주제가 이 작품에도 예외는 아닌 듯 싶다. 마지막에 슬픔과 안타까움에 눈물이 맺혔다는 독자들이 꽤 있는데, 그것이 북홀릭 측에서 공개한 ‘미스터리 속에 진지하게 녹아든 사랑 이야기에 눈물 짓게 되는 작품’이라는 말과 이어져 있는 것 같다. 스님이라는 독특한 이력 때문일까, 자애와 허무감 같은 불교사상이 작가의 근간을 이룬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는데, 어쩐지 이 작품의 후반부는 그 허무감과 무상에 대한 사유가 스며 있는 듯 보였다. 물론 그녀의 작품은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요소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강수 확률이 높은 날 비에 대비하기 위해서 우산을 준비해서 외출하듯, 독자는 언제 쏟아질지 모르는 불쾌함의 소나기를 각오해야 한다. 그것이 그녀의 독특한 매력임을 아는 독자들은 그 점에 대해 충분한 각오가 되어있다.  그녀가 축조해 내는 세계는 어둡고 불가해하다. 그러나 나는 그 세계를 가늠해 보고픈 욕망이있었다. 그리고 일독 후에 느낀 점은 마음을 불편하게 하면서도 둔중하게 파고드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해설을 쓴 후치타 카오리씨가 “이것을 사랑이라고 부른다면 나는 아직 사랑을 모른다.”라고 말했는데, 이 말 때문에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이 내 안에서 빠르게 자라났었고, 읽은 후에는 그 말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게 되었다.

 누마타식 사랑은 바로 이런 것이다. 읽어보면 안다. 특히 마지막 장을 읽을 때 자신의 감정이 180도 변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누마타가 노렸던 노림수가 아닐까..

아무튼 대단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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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자와 호노부의 주요 국내 번역작 (국내 출간순서로)

 

 

 

인사이트 밀 2007 (국내 출간 : 북홀릭 2008)

 

폐쇄공간에서 벌어지는 살인게임을 자신만의 색깔을 부여하여 근사하게 만들어냈다. 요네자와 호노부의 입문작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추천하는 깔끔한 작품이다. 고전 미스터리에 대한 오마주도 책 전체에 채워넣어 미스터리 팬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개인적으로는 이때 호노부의 문체와 감수성이 마음에 든다. 빠져들것 같은 감각적인 문체와 미스터리가 만났기에 상당히 즐거워하며 읽었던 기억이 있다. 후반부 처리가 조금 아쉽긴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균형감이 돋보였던 수작이라 할 만 하다.

 

 

 

 

덧없는 양들의 축연 2008  (국내출간 북홀릭 2010)

 

다섯개의 단편을 수록한 단편집. 국내에 출간된 유일한 단편집인데, 이 책을 읽어보면, 요네자와 호노부가 단편에도 상당히 재능이 있음을 알게된다. 1인칭 주인공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 독자는 쉽게 몰입하게 된다. [집안에 변고가 생겨서]나 [북관의 죄인]은 매우 매력적인 작품이니 일독을 권한다. '바벨의 모임'이라는 비밀 독서클럽이 등장하기에, 작품 속에 여러 미스터리 걸작들이 언급된다. 독자와의 공감대 형성이랄까. 역시 읽어본 작품이 나오면 꽤 반갑다.

 헨리 제임스에 따르면, 단편소설은 '시가 끝나고 현실이 시작되는 그 절묘한 지점에 놓여있다'라고 했는데, 이 작품이 딱 그러하다. 단편소설의 특징과 매력을 잘 보여준다. 다시말하면 단편소설은 시와 장편소설의 중간지점에 놓여있기에 독자가 더 적극적으로 작가가 회피한 설명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요구한다. (읽어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마지막 이야기인 표제작 [덧없는 양들의 만찬]이 특히 그러하다. 작가가 암시한 것을 찾아내는 재미야말로 단편의 묘미일듯 싶다.)

 

 

 

 

 

 

개는 어디에 2005 (국내출간 문학동네 2011)

 

초보 사립 탐정 고야의 첫번째 업무에 대한 기록. 요네자와 호노부의 작풍이 일상미스터리에서 본격 미스터리로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이라 알려져 있다. (작가가 의도했던 것인지 확신할 순 없지만) 우리가 기존에 갖고 있던 하드보일드 탐정의 이미지와 대비되는 지점에서 흘러나오는 유머가 꽤 재밌다. 깔끔하고 경쾌한 문체는, 이 후에 나온 [인사이트 밀]의 바탕이 되었다. 마지막의 뜻밖의 전개가 독자의 기대에 보답한다.

 

 

 

추상오단장 2009 (국내출간 북홀릭 2011)

 

주인공 요시미츠가 고서점(헌책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으로 설정되어, 개인적으로 자주가는 헌책방에서 한컷 찍어보았다. 

5개의 리들 스토리(결말이 없는 수수께끼같은 이야기)가 액자소설처럼 한 작품에 녹아있는 이색작. 이 다섯편의 소설들이 22년전 미해결이었던 앤트워프의 총성의 진상을 푸는 열쇠가 된다. 작가는 근본적으로 독자에게 해독을 요구하는 암호 미스터리로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뛰어난 구성력이 돋보이는 작품. 이 작품을 통해 작가의 새로운 도전에 대한 열망을 엿볼 수 있었다. 이런 새로운 시도가 결국 [부러진 용골]같은 독특한 작품으로 가는 디딤돌이 된 듯 싶다.

 

 

 

 

부러진 용골 2010 (국내출간 북홀릭 2012)

 

부러진 용골의 매력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이야기를 움직이는 플롯(plot)과 캐릭터(character)가 매우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었다는 점일 것이다.  독자를 끌어당기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기에, 그들과 함께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큰 즐거움을 맛보게 된다. 개인적으론 기사 '팔크 피크존'과 그의 종사 '니콜라'가 참 좋았는데, 의외로 요네자와 호노부는 웨일즈출신의 '이텔'과 '힘' 형제가 가장 마음에 든다고 한다. (용병이기때문에 주어진 일을 빈틈없이 해내는 프로의식이 있다는 이유로.)

 

 

 

이 책에 대한 저의 자세한 리뷰는 아래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blog.aladin.co.kr/722392126/5767589

 

 

 

(요네자와 호노부의 국내 출간작들. 가장 이색작이라면, 역시 [부러진 용골]이다. 후속작 계획은 없다고 하니, 그 독특한 재미를 오롯이 이 작품을 통해서만 즐길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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