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도시적인 삶 - 무지개떡 건축 탐사 프로젝트
황두진 글.사진 / 반비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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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이 옳다면 무지개떡이란 상가아파트를 통칭해서 일컫는 말일 것이다. 일터와 삶터가 지근거리에 있는 도시 공간은 언제부터 생겨난 것일까? 저자는 2015년 말이 이미 <무지개떡 건축>이라는 책을 펴낸 바 있는데 <서울신문> 연재를 계기로 <무지개떡 건축> 중 상가아파트만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연재하자는 파격적인 내용인데 무려 신문 한 면을 가득 채우는 기회이었기 때문이다. 2016년 5월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라는 제목으로 원래 기획했던 것보다 5회를 늘려 30회까지 연재를 했다. 그 연재를 묶고 재편집해서 나온 책이 바로 <가장 도시적인 삶>인데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단독형 무지개떡 건축, 2부 단지 결합형 무지개떡 건축, 3부 시장 결합형 무지개떡 건축, 4부 해외 도시의 무지개떡 건축으로 매우 알차게 꾸며졌다.


이 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운 것은 상가아파트의 원조로 인정받는 충정아파트를 살펴보면서 세월에 따라 아파트의 모습이 변형되는 과정이었다. 근대 문화유산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귀중한 자료이기도 하다. 1부가 바로 상가아파트이지만 단독 형태를 띄는 것으로 옛 사진을 보는 재미와 함께 아파트에 얽힌 수많은 에피소드에 빠져들다 보면 언제가 걷다가 지나쳤을 그 아파트를 다시 찾아가 재확인해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2부는 단지형으로 구성된 아파트를 살펴보고 3부에 들어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세운상가나 낙원빌딩, 유진상가, 숭인상가아파트 등 시장과 결합된 아파트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아래 층은 일터인데 윗층은 주거 형태를 띄는 아파트로 중심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은 거의 낡고 오래되어서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과정들이 읽는 내내 흥미를 자아내었다.


4부는 이제 해외로 눈길을 돌려 상가아파트나 주상복합아파트처럼 무지개떡 형태의 건축물은 무엇이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은 20점 만점으로 입지, 규모, 복합, 보행, 형태에 각각 점수를 매겨 총평을 하고 각 지수마다 평가를 내리고 있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건축물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제공해주고 있다. 부록 또한 매우 알찬데 무지개떡 건축 답사 코스도 있어서 책을 읽고 난 뒤에 산책할 겸 둘러보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지난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오래된 건축물을 보면 남다른 생각에 빠져들곤 하는데 원형 그대로 잘 보존되어서 근대 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길 바라는 건 여러 건축 형태 중에 무지개떡 건축은 일과 삶이 공존했던 치열한 현장이자 산 역사이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근현대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읽을만한 책임에는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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