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혐민국
양파(주한나) 지음 / 베리북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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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스럽고 민감한 주제의 책이다. 여혐은 여자 혐오를 줄인 말로 왜 여혐이 생겨났을까? 아마 다들 기억하고 있을 미수다에서 자신보다 키 작은 남자는 루저라고 표현한데서 크게 사회적 이슈가 된 적이 있다. 벌써 8년 전 일이지만 그때와 상황은 많이 달라졌을까? 작년 강남역에서 조현병 혹은 사이코패스로부터 한 젊은 여자가 화장실에서 살해되었다. 이 사건은 이후 성별로 나뉘어 대립각을 세우게 되었는데 여성들은 자신도 같은 일을 당했을 수 있다며 여성혐오 범죄로 규정하고 다른 편에서는 정신병에 걸린 남자가 저지른 범죄라며 그 현장에서도 양분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남녀가 바라보는 시각차가 매우 크다는 걸 재확인 할 수 있었는데 페미니스트도 아니고 마초주의도 아니지만 아직 유교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군대 문화가 개입하다보니 양성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서로가 처한 상황에 공감하지 못하다보니 성 역할로 구분짓는데 우린 익숙하다. 불과 몇 십년 전만 해도 부엌에 남자가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했고 여자가 해야 할 일, 남자가 해야 할 일이 분명했다. 가정과 학교에서도 제대로 가르치고 배우도록 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런 학습을 받아본 적이 없다. 성교육도 조심스러워 하는 데 남녀의 차이에 대해 바른 인식을 가질 수 있을까? 인터넷 상에서도 익명이라는 이름 뒤에서 무차별적으로 여혐이 드러난다. 분수를 모르고 사치를 부리거나 자신의 능력은 안되지만 남자에게 바라는 것은 굉장히 큰 여자들을 가리켜 김치녀라 부르고 자동차를 몰 때 무개념으로 운전한다고 김여사라 부르기도 한다. 일종의 조롱섞인 말이고 서로의 차이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다보니 겉으로 드러내지 않아도 여혐에 대한 생각이 저변에 깔려있는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우리나라는 차별이 심하다.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단지 OO라는 이유만으로 사회적으로 차별받는 것들이 많다. 그러다보니 알게 모르게 피해의식이 깔려 있고 다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기만 하다. 남자는 한창 나이에 군대가서 보낸 시간들에서 피해의식을 느끼고 여자는 출산과 육아, 직장에서의 성 차별로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 우리가 사회적으로 미성숙하고 준비되지 않다보니 결혼생활에서 부딪히는 문제도 우리가 경험해보지 않은 것들로 인해 다투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여성 위주의 생각만 주장하는 것은 아닌지. 성이 다른 남녀가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어렵다. 사소한 것부터 따지고 들면 가정에 평화가 오겠는가? 자연스럽게 함께 해야 하는 분위기로 간다면 성 역할과 상관없이 돌아가면서 맡을텐데 격려와 칭찬이 아닌 비난과 비판은 화만 부를 뿐이다. 서투르다면 가르치면서 잘하도록 유도해도 되고 이해시키려는 노력만 들인다면 사소한 오해는 풀리리라 본다.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함께 아우르며 동등하게 대우받으면서 일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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