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 다오스타
정선엽 지음 / 노르웨이숲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Via D.Aosta는 책의 주인공인 사피에르 다오스타 신부의 아들로 중세 시대의 카톨릭은 엄격하게 신부들의 결혼을 금지시키고 있었다. 만약 이를 어길 경우 교단에서 파문을 당하게 된다. 책 초반에는 그런 이야기가 전개된다. 사피에르 다오스타에겐 숨겨진 아들이 있었는데 이 책은 비야의 성장기에서부터 십자군 전쟁까지 길고 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프레코 마을은 독신법으로 인해 파문을 당한 신부들이 사는 곳으로 당시 교황이었던 그레고리우스 7세는 그 유명한 '카노사의 굴욕'으로 황제의 권력을 교황으로 가져오게 한 사람이다. 그 사건 이후 막강한 권력을 지니게 된 교황은 신부는 세상 사람과 달라야 한다며 신부들에게 결혼을 금지시키고 이미 결혼한 많은 사제들이 파문을 당하게 된다. 아직 결혼을 숨기지 않은 신부는 파문을 면할 수 있었는데 사피에르 다오스타가 바로 그들 중에 하나였다.


그리고 중세 시대에서 아무런 명분도 없이 성지 회복이라는 명목으로 봉건 제후들의 병력을 이끌고 예루살렘 탈환을 위해 대원정에 나서게 된다. 십자군 원정은 11세기 말에서 13세기 말까지 8차례나 전쟁을 벌였다. 이 책의 큰 흐름은 십자군 전쟁을 벌이기 전까지의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630페이지에 달하는 광장히 두꺼운 장편소설이고 이 책의 저자는 신학을 전공했던 사람으로 교회 역사상 가장 암울했던 시기를 소설 형식에 담았다. 저자의 후기를 읽다보면 마치 절대 권력에 무조건 복종해야 했던 중세 시대를 닮은 한국 교회의 폐쇄성이 드러나는 것 같다. 아무도 당직자의 결정과 권위에 비판적인 발언을 하면 안되고 하나님의 말씀과 같다며 따라야만 한다. 아마 그가 느낀 한국 교회의 문제점을 이렇게 소설로나마 외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굉장히 호흡이 긴 이야기를 쓰다보니 아무래도 미숙한 부분이나 놓치는 부분도 없잖아 있는 듯 싶다. 수없이 등장하는 인물들이 관계성을 가지고 얽히고 설켜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밀도 높게 쓰여졌다면 몰입하기 더 좋았을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긴 이야기를 끌고 갈 수 있었던 것은 대단하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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