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경영의 원칙 관악초청강연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안철수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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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안철수 현상을 전혀 고려하지 않더라도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분입니다.
아주 어렸을때, '컴퓨터학습'이라는 잡지가 꽤 팔리던 시절(이거 나이가 드러나는 발언이긴 하지만서도) 인터뷰를 읽었을 때부터 어떻게 자신이 즐겁다고 저렇게나 열정적으로 하루 세시간씩 자면서 '무료' 백신을 만들어 뿌릴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라면서요. 그 이후로도 의대 교수를 사임하고 안연구소를 열었을 때나, 안연구소를 퇴직하고 다시 공부를 하러 갔을 때, 그리고 서울대 교수로 돌아왔을때 등, 지속적으로 자신을 채찍질하고 변화하는 모습이 가장 좋았달까요.

이 책, 안철수 경영의 원칙은 지금은 대한민국 정치의 핵이 되어버린(자의인지 타의인지는 모르겠지만) 안철수 교수의 201년 3월 강연을 정리한 책입니다.
전반적인 자신의 이야기, 그리고 부제가 '경영의 원칙' 답게 10년간의 안연구소 경영, 그리고 지금의 노리타운 스튜디오와 포스코 이사회 의장 등을 통해서 얻어온 경영자로서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특히 이 경영 부분에 대해서는 특히 최근에 와서 경영자로서의 역량에 대해 의구심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분들은 더욱 한번쯤 읽어보시라고 권유하고 싶습니다.

그의 경영의 원칙을 간단히 요약하면, 끝없는 질문과 그에 대한 성찰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을 시작할 때부터, 중요한 세 가지 질문을 하고, 그 질문에 자신만의 답을 찾으면서 기업가로서의 물꼬를 텄고, 그 이후에도 사회의 변화가 던지는 다양한 경영에 대한 질문에 와튼 스쿨의 MBA 과정이나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 나름대로의 답변을 던져온 것이지요. 그리고 그런 그의 답변은 계속 되고 있구요.



이 책의 가치는 그 강연뿐 아니라 뒤이어 이어지는 패널들과의 문답, 청중과의 문답에도 오롯이 이어집니다. 개인적으로도 나름 많은 강연이나 세미나등을 다녀봤지만 참 이렇게 가치있는 질문, 가치있는 답변이 오가는 경우를 찾기가 참 힘든데요, 역시 안철수라는 인물이 참 많은 책을 읽기로도 유명하지만, 자기 자신이 던져온 자기 삶에 대한 질문, 그리고 그 답변을 찾기 위한 혼신의 노력이 빛난다는 생각입니다.
흔히 말하는 '내공'이랄까요? 그런 내공이 '아, 이 사람 참 말 잘 한다'를 넘어서서 '아, 이 사람과 대화해보고 싶다'라는 욕구를 불러일으켜주는 것 같습니다. 현재 나이 51세(이 책의 강연 시점에는 48세였군요)이지만 앞으로의 행보가 더더욱 궁금하게 만드는 힘을 갖고 계신 분이라는 생각입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그가 자기 자신에게 지속적으로 던지는 질문, 그리고 그에 대한 답변의 과정을 정말 온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그 모습을 보면서 참 많은 반성과 자기성찰의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책 사이즈인 '18분'과의 비교.


참고로 이 책, 참 얇습니다. 웬만한 출퇴근 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책의 단점으로 뽑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페이퍼백(Paperback)이 팔리지 않는 국내시장을 한탄하는 사람이기도 하며, 책의 크기나 두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그리고 '적은 분량 속의 높은 가치'의 전형적인 예가 이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구요.
다만, 이 책의 가격은 좀 불만입니다. 이 정도 분량에 9,500원이라는 가격(물론 인세 문제가 어떻게 되는지는 모릅니다).
이 정도 가치가 있는 책이라면 훨씬 더 싸게 좀 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읽게 해 주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안 그래도 많이 읽는다구요? 그래도 더 싸면 훨씬 더 많은 분들이 읽지 않을까요?

그만큼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하는 책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더 덧붙이자면, 2010년 3월에 있었던 강연 정리집을 이제 출간한다는 것, 뭐랄까 시류영합적인 냄새가 강하달까요. 좀 더 일찍 내주었으면 훨씬 더 좋았겠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안교수님 책은 스테디셀러로 유명(영혼이 있는 승부 같은 경우는 팔쉽쉐~)한데 굳이 이렇게 오해받을 시기에 낼 필요가 있을까요. 게다가 시기적으로 딱 오해받을만 하기도 하구요.

 



 
 
 
뇌를 훔친 소설가 - 문학이 공감을 주는 과학적 이유 
석영중 지음 / 예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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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문학작품을 읽었을 때 느끼는 감동. 
그것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려는 시도는 왠지 성역을 건드리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사랑, 행복, 그리고 감동 등을 분석한다는 것 자체가 좀 껄끄럽달까요? 

하지만, '뇌를 훔친 소설가'는 굉장히 재미있는 이력을 가진 책입니다. 
보통 위와 같은 시도를 한다고 한다면, 신경과학자의 도전일 법한데, 이 책의 경우는 문학박사의 도전쪽이니까요. 러시아 문학의 전문가인 석영중 교수가 펴낸 이 책은 그래서 구미가 당겼습니다.
특히 문학박사이기에, 딱딱한 과학적 지식의 나열이 아닌 감성적이고 좀 더 이해하기 쉬운 과학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작용했구요. 예전에 읽고 참 좋았던 '생물과 무생물 사이(
후쿠오카 신이치 지음, 김소연 옮김/은행나무)'처럼 말입니다.





이 책은 크게 네 개의 코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흉내, 몰입, 기억, 변화.
 네 개의 두뇌 활동의 핵심적인 코드들을 과학적으로 설명함과 동시에 이 책의 가장 재미있는 부분인 '문학적인 예시'를 가득 들어줍니다.
특히 저자의 전공이 '노어노문'이기 때문인지, 주요 작품들은 러시아 작품들이구요.
물론 러시아 작품이라고 해서 생소한 것은 아니고, 톨스토이, 체호프, 푸쉬킨 등 대부분 정말 유명한 '문호'들의 작품들을 통해 그 예시들은 이루어집니다.


새삼스럽게 놀라웠던 것은, 과학적인 증명이 이루어지기 훨씬 전부터 그들의 문학작품 속에는 '증명되진 않았지만' 광장히 적확한 두뇌활동의 구조가 서술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예시로 골라낸 텍스트들은 참 간만에 읽는 고전(!)들이라 그런지 좀 눈에 안 들어오는 경향이 있었지만, 분명 과학적인 연구 결과들과의 일맥상통함이 놀라우면서도 재미있었습니다.

아마 저자가 이 책을 쓴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문학은 주로 '사람'의 이야기고, 그 사람의 사고방식과 생각 패턴, 그리고 경험을 투영하는 것이니까, 대문호들인만큼, 그리고 그만큼의 끊임없는 성찰을 통해서 그려냈기에 최근 더더욱 각광을 받는 '인문학적' 고찰이 이루어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앞으로 더 멀고먼 길을 가야 하는 뇌과학이라는 분야에서 문학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참고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저자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것이겠구요.

개인적으로도 참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뇌과학이라는 어려운 학문을 보다 쉽게 표현하려는 노력이 책 전반에서 느껴졌고(오히려 고전 작품들이 더 어려울 때가 있었다는...), 그런 가운데 뇌의 작용에 대한 내용을 흥미롭게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과학적인 지식의 또 다른 접근, 이런 식의 컨버전스는 독특한 즐거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이 책을 통틀어 가장 솔깃했던 구절. 죽을 때까지도 전혀 노화의 징후를 보이지 않는 톨스토이의 뇌! 나도?!

 



 
 
 
26년 1 
강도영 지음 / 문학세계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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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이 돌아가는 형태가 이렇게 냉혹할 수 있다는 것은 참 인정하기 싫은 불편한 진실이다.
2011년의 현 시점을 살아가는 나로서는 '작금의 현실'만큼 이렇게 냉혹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저축은행 사태, 수많은 친인척 비리, 한미 FTA 막장 처리, 론스타의 먹튀 논란, 민주주의를 뒤흔드는 선관위 DDos 사태, 2011년 경제 위기 속 재벌들만의 최고 실적까지.

그러던 중, 우연히 그리고 정말 느지막이 강풀 작가의 '26년'을 보게 되었다. 
5.18과 전두환에 대한 이야기.
분노와 함께 새삼 반성하게 되는 이야기. 현재의 불편한 진실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새삼 잊고 있었다는 것.


개인적인 5.18에 대한 생각은 100도씨 - 100도씨, 사람이 변혁하는 온도에 이미 한 번 이야기한 바 있다.
그리고 강풀이 그린 5.18은 또 다른 느낌이랄까.
극화의 재미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Faction(Fact + Fiction)의 형태를 취했고, 그래서 역사적 사실과 배경 위에 가상의 인물을 등장시켜 더욱 재미를 꾀했다(그렇다고 100도씨가 재미없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그리고 '역사'가 아닌 '현재 진행형'임을 말하기 위해, 그래서 우리에게 '잊지 말기'를 당부하기 위해 그렸다는 느낌이 역력하달까. 


세상의 불편한 진실은 변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욕망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고통으로 몰아간 사람들과 그 자식들은 지금도 높은 지위에서 잘 먹고 잘 살아간다. 사형 -> 무기징역 -> 2년 후 출감 이라는 예정된 수순 이후 집권 여당의 대표가 바뀔 때마다 인사드리러 가는 사람이 되었다.
고통을 짊어진 사람들은 죽거나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그 사람들의 자식들은 지금까지도 그 고통을 함께 짊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비참한 역사는 비단 5.18 뿐 아니라 지금까지도 이어진다. 새로운 기득권자에 의해, 새로운 형태로.
우리 모두는 작금의 현실에 분노하지만, 참혹한 역사적 반복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래봐야 힘없는 우리가 무얼 할 수 있는가? 라고 물을 수 있다.
하지만 분명 다르다. '알고 있는 것' 그리고 '잊어가는 것'은.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우리가 '잊지 않는 것', 그리고 '알려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다면 이 '26년'의 영화화 무산 이나 5.18의 교과서 삭제 논란 등이 일어날 이유가 없을 테니까.


 5.18. 아니 모든 불편한 진실들.
잊지 말자, 쫄지 말자, 당당하자. 
그것은 지나간 역사가 아닌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무기일지도 모른다.


워낙 유명 작가에 유명 만화이기에 이미 보셨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읽지 않은 분들이라면 '강추' 한다.


* 포스팅의 편의성에 의해 책이 아닌 다음 만화속세상의 26년 이미지를 퍼와서 사용했다. 강풀 작가가 후기 부분에서 이 만화의 경우 '일정 수준의 카피레프트'를 허용한다고 밝혀 이렇게 사용했으나, 혹시 저작권 등의 문제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린다.



 
 
 
박원순의 아름다운 가치사전 
박원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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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아는 사람들만 알고, 또 인정해주던 한 사람에서 참 '의미있는' 선거를 통해 서울시장이라는,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된 한 사람.
부끄럽지만 개인적으로도 그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올 6월 '지식인의 서재'라는 책을 읽고, 그의 서재를 보며 '이 사람 괜찮은 사람 같은데?'라며 관심을 가졌던 정도.
그런 가운데 이 책, '박원순의 아름다운 가치 사전'을 발견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서울을 어떤 식으로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그가 가진 가장 큰 가치는 무엇일까 라는 부분에 의문점 때문에 굉장히 관심 있게 읽게 되었다. 
사실 그 사람의 마인드, 기저에 담긴 인성은 그가 가진 '가치'와 연결되기 마련이니까. 자연스럽게 '서울시장에 어울리는 사람일까?'라는 프레임에 맞춰 읽었고.
그건 그렇고, 참 '아름다움' 좋아하는 사람이다. 아름다운 재단, 아름다운 가게, 아름다운 커피, 아름다운 무역... 그리고 책 제목도 '아름다운 가치 사전'. 




가치 '사전'이기에 우선 '가치'에 대한 정의를 먼저 한다(마치 이사카 고타로의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의 용어 설명집이 연상되는 방식이다. 단 이사카 고타로의 그것이 '재미'를 준다면 원순씨의 그것은 '진정성'을 느끼게 한다는 차이가 있지만). 자신이 그 가치에 대한 정의를 직접 내리고, 그에 대한 비슷한 말과 반대말을 함께 담고 있는데, 여기에서부터 그 가치에 대한 원순씨의 열정이 느껴진달까. '이건 해야만 해, 그리고 이것은 하지 말아야 해'라는 자기 자신에게 던지는 다짐이 정의, 비슷한 말, 반대말에서 강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 가치에 대한 소개와 설명이, 그가 살아온 삶과 경험에 빗대어 이루어진다.
돈 잘 벌고 여유롭게 살 수 있는 변호사의 삶을 버리고 걸어온 시민 단체의 길. 전보다 훨씬 고되지만 훨씬 '가치 있는'(원순씨의 기준에서) 그런 삶을 살아오면서 점점 쌓여온 그가 쌓아온 가치, 그리고 그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굉장히 아름다운 이야기들이다. 
어디에서였나, 이 시대의 '사사롭지 않은' 몇 명의 인물이 있고 그 중의 한 명이 바로 '박원순'이다. 라는 이야기를 '나는 꼼수다'로 유명한 김어준 총수가 한 적이 있다. 그런 '사사롭지 않음'이 가득 느껴지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어쩌면 광서방처럼 세상에 찌든(?) 일반인으로서는 가끔씩은 '이거 너무 아름답네(?)'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말이다.




그 뒤를 잇는 것이 그런 가치에 대한 설명에 이어지는 것이 그 가치를 잘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원순씨가 몸담은, 그리고 자신이 '명분을 좆다가 과로사하고 싶다'라고 했던 가장 큰 명분이 바로 '시민 운동'이었기 때문에 그쪽에 관련된 인물들이 많다. 그리고 그런 만큼 참 아름다운 사람들이고. 



그리고 여기에 참 책을 많이 읽는 그인 만큼, 각각의 가치에 관련된 독서 노트(그가 만들었다는 방대한 독서 노트 자료를 전부공유받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와 그 가치를 수반하는 새로운 직업 아이디어(얼마전 이 직업 아이디어만 모아서 책을 한 권 더 출간하기도 했다)가 반복되는 형식으로 책이 이루어진다.



정의, 상상, 함께, 겸허, 놓음 이라는 크게 다섯 가지의 가치, 그리고 그 각각의 가치 밑으로 여러 개의 세부 가치들이 있다. 
책을 다 읽고 드는 느낌은, 정말 이 가치들을 자신의 인생의 가치로 삼고 살아가려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서울시장을 넘어 그 어떤 일을 맡아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물론 그 사람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이냐와, 정말 그 사람이 그 가치를 모두 지켜가며 살아가냐에는 큰 차이가 있음을 알고 있지만, 비록 모두 지키지는 못 하더라도, 그를 향해 '노력'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전자보다 훨씬 더 큰 것이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사사롭지 않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사사롭지 않음에서 재미와 희열과 명분 그리고 정의를 느끼는, 이른바 이타와 이기의 욕구가 일치된다는 점은 정말 요즘 세상에서 찾아보기 힘든 그야말로 '아름다운 가치'가 아닌가 한다.

약간 아쉬운 부분은 책이 좀 급하게 만들어지지 않았나 라는 느낌이 드는 부분들이 약간 있다. 우선, 책의 전반적인 본문은 일반적인 책이 그렇듯 ~하다 형식의 일반체로 서술되다가 일부 부분은 다시 ~합니다 라는 높임체로 서술되고 다시 일반체로 돌아가 내용의 이해는 문제가 없으나, 독자의 혼동을 야기하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원순씨의 독서노트' 부분. 사실 독서노트가 제대로 기능을 하려면 그 노트를 읽고 관심이 있거나 감동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그 책을 읽는 것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 책의 경우 일부의 책들은 책 제목과 저자가 달려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것들이 좀 많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아쉬운 부분. 

물론 이 책 자체의 가치에 비하면 굉장히 작은 아쉬움들이므로, 개인적으로는 시민 운동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꼭, 그렇지 않은 분들(광서방처럼 세상에 찌든)이라면 더더욱(!) 읽기를 추천한다.

 




 
 
 
공감의 한 줄 
강명석.고재열.김화성 외 지음 / 북바이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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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문의 힘은 생각보다 강하다. 아니 엄청나다.
사람을 움직이는 힘, 그것은 구구절절한 긴 텍스트보다 언제나 단문이어왔다.
짧고 강렬한, 그래서 뇌리에 '쿡' 하고 박히는 단문의 힘은 그간 세상을 이끌고 또 바꿔왔다.
뭐, 수도 없이 들어온 '명언', '격언' 등을 생각하면 당연한 이야기.

이것은 21세기가 도래한 작금의 세상에도 마찬가지이다. 
여기에 불을 붙인 것이 다름 아닌 트위터. '140자' 라는 한계를 가진, 어쩌면 이런 확장성의 시대에 이율배반적이라 느낄 수 있는 이 트위터를 통해 다시 한 번 '어록'의 시대가 왔달까.
이런 폭발적인 SNS의 시대에 힘입어, 수많은 사람들의 '어록'이 우리들에게 무언가를 던져주고, 또 움직이게 하고 있다. 수많은 신문 기사들이 여러 SNS를 뒤져가며 그들의 한 마디, 한 마디를 기사로 옮긴다는 것 자체가 참 흥미로운 현상이다.




이 책, 공감의 한 줄은 바로 이런 사람들의 '어록'을 통해, 이 시대를 움직이는 사람들, 그리고 이 시대를 움직이게 하는 한 마디에 주목한다.
안철수, 이외수, 조국, 김제동, 진중권 등 소위 '소셜테이너'라 불릴 수 있는, 그들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는 사람들의 어록을 정리하고 그를 통해 그 사람을 읽고, 그가 가진 말의 힘을 정리하는 그런 책이라 할 수 있다.
나름 SNS를 자주 보고, 또 쓰는 사람 중 한 명으로서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트위터 등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고, 또 내가 뉴스로 보았던 그 사람들의 이야기가 SNS를 통해 먼저 퍼졌던 경우가 생각보다 더 많다는 점 등에서 새삼 놀랐다. 하물며 그 간단한 몇 마디 말의 힘에 또 다시 놀라기도 했고.



물론, 단문 혹은 어록이라 하더라도 무조건 SNS에서만 강한 것이 아니기에 스티브 잡스나 워렌 버핏처럼 SNS에서보다는 직접 한 연설이나, 평소에 갖고 있던 좌우명을 다루고 있는 경우도 꽤 있다. 
뭐, SNS나 연설, 혹은 그의 책에서 등이 매체의 차이일 뿐, 실질적인 말의 힘 자체는 차이가 없기 때문에 그 자체의 매럭은 덜하지 않고.




재미있는 것은, 그저 명사들의 SNS나 책 등 뿐 아니라, 약간은 눈살을 찌뿌릴 수도 있는 몇몇 유명인들의 논쟁 등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그저 '이 분이 이런 말을 했는데, 너무 훌륭하다!' 라는 그런 식의 격언집이라기보다, 좋은 어록은 좋은 어록으로 정리하고 있지만, 어떤 사람의 이야기는 이래서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라든지(가카의 이야기도 나온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만한 유명인들의 다툼을 정리하는 등 좀 더 다양한 의미의 '어록'이 실려 있기도 하다.
이 시대의 입맛에 맞게.... 라는 느낌?




처음 이 책의 저자를 살펴봤을 때의 반응은 '이렇게 많은 사람이 공저를 하는 경우도 있나?' 였다.
무려 26인이 공동집필을 한 것.
책의 성격을 고려하고 보니 이해가 되긴 한다. 40인이 넘는 명사들의 어록을 정리하는 그런 책이기에 다양한 사람들, 북칼럼니스트부터 기자, 출판인, 비평가 등의 사람들이 자기가 잘 알거나 혹은 자신의 전문 분야인 사람들의 '어록', 그리고 그 사람의 짧은 인생을 설명하는 스타일의 책이다.


그런 스타일이기에, 책 자체가 상당히 흥미롭다.
나 자신의 주위에 있는 이야기, 현 시점에서 관심이 갈 만한 이슈나 혹은 사람들에 대해서 다양하게 알 수 있으면서도, 그 사람들이 남긴 말 한 마디, 한 마디. 특히 그의 '어록'이라 불릴 수 있을 만큼이나 굵직하고 뻐근한 느낌이 드는 그런 말, 말, 말 들을 소개하면서 동시에 그 사람의 인생들을 소개하기 때문에,
이 말이 왜 나오게 되었는지 하는 사회적 배경이나 그 사람의 됨됨이 등을 쉽게 이해하면서 공감하게 된다는 점이 좋다. 

사실 공감 없는 단어의 나열은, 아무리 훌륭한 문구나 미사여구, 혹은 그럴듯함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그 여운이 적다. 그 말이 바로 '나에게 던진 말'이라는 느낌을 받게 되어야만 그 말은 빛을 발하는 것일 터.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가치 역시 생겨난다. 이 책 속의 '어록'에는 수십년 수백년을 묵으면서 그 가치가 증명된 그런 '명언'이 가진 그런 무게는 없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바로 우리들에게 이 빛을 전달해줄 수 있기에 묵직함을 던져주는 그런 책이다.
그렇기에 책 제목이 바로 '공감의 한 줄'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