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발달로 우리는 자기 방안에서 나라 밖의 이야기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게 되었고
얻고자 한다면 예전이라면 상상도 못할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고 또 다양한 자기 홍보 등의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인터넷이 주는
장점은 참으로 많으나 한편으로 인터넷의 폐해 역시도 만만치 않은데 지나치게 많은 정보의 홍수, 또 익명성 뒤에 가려져 행해지는 마녀사냥 식의
몰이, 사이버 상의 따돌림이나 괴롭힘 등도 그러하다.
여기에 개인 정보 등의 노출은 2차, 3차 피해를 불러오기도 하는데 『망내인 : 네트워크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바로 그러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익명성을 무기로 다른 사람을 무차별적으로 비방하거나 악성댓글에 인격 모독도 서슴치 않는
행태는 때로는 무고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도 하는데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현실 세상과는 분명 다르나 그 자체로 하나의 세상이 되어버린듯한
사이버 상에서 벌어지는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주는것 같아 인터넷 사용에 대해, 네티켓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든다.
이야기의 배경은 2015년의 홍콩으로 동생과 한 아파트에 사는 아이(阿怡)라는 여성이 높아진
물가에 저녁거리를 걱정하며 평소처럼 집으로 돌아오던 어느 날에서부터 시작한다. 지극히 평범한 나날들 중의 하루, 평소와 같은 고민이 무색하게
자신이 사는 아파트 앞이 소란하다.
오지랖이 넓지도 않은 아이는 처음 이 사태에 무심하다. 그러나 이웃에 사는 천 씨 아주머니가
자신에게 달려와 제대로 말을 잇지도 못하면서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그 말들 속에서 알아들은 것은 바로 유일한 가족인 동생 샤오원의 죽음이였던
것이다.
처음 아파트 현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누워 있는 사람을 보고선 그저 여동생과 같은 교복을
입었다고만 생각했다. 그러다 그녀가 샤오원임을 깨닫게 되고 어떻게 손써볼 시간도 없이 동생이 이미 사망했음을 알게 된다.
유일한 가족, 아직 열다섯 살에 지나지 않는 동생의 죽음 앞에 언니인 아이는 너무나 큰 충격을
받는다. 자살했다고 말하는 경찰, 과연 동생은 왜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 했을까? 아이는 결국 동생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찾아내고자
탐정사무소를 찾게 되고 동생을 괴롭힌 이들을 찾아보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인터넷이라는 공간이 주는 괴리감에 좌절한다.
그런 아이에게 탐정사무소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아녜라는 이름의 해커를 소개한다. 그리고
아녜는 아이가 원하던 동생을 괴롭혔던 사람들을 추적하는데에 이른다. 아울러 그동안 아이가 알지 못했던 여동생 샤오원에 대한 진실까지 알게
되는데...
최근 사회적으로 공분을 사서 정식 수사로까지 이어지거나 심지어는 재수사가 진행되고 또 범인까지
잡게 되는 경우를 보면 인터넷을 통해 피해자(또는 그 지인이나 관련인)가 억울함을 호소했던 사례가 많은데 반대로 때로는 이것이 마녀사냥으로
바뀌기도 하고 정보가 한정되거나 올리는 이의 주관적인 의견이 마치 사실인냥 받아들여져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상에서 비난과 인격모독을 하게 되고
나중에 이것이 사실이 아님이 밝혀져도 피해자는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고 정정되지 못한 거짓을 마치 사실인냥 덮고 살아야 하는 것이다.
누구라도 한 순간에 무고한 시민에서 가해자로 지목되어 실로 엄청난 고통 속에 놓이는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책인것 같아 어쩐지 마음 한켠이 답답해지기도 했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