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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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추억을 먹고 산다는 말이 있듯이 나이를 들어가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기 보다는 어쩌면 지나간 시간 속에서 경험했던 소중한 이들과의 추억은 앞으로를 살아가는데 있어서 큰 힘이 되어준다.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소중한 순간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행복했던 추억들... 그런데 만약 하루하루 이런 순간과 추억, 기억, 그리고 이와 관련된 사람들을 잊어간다면 과연 어떨까?

 

국내에서는『오베라는 남자』로 무려 2015년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 1위에 등극했던 프레드릭 배크만이 선보이는『하루하루가 이별의 날』은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할아버지를 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담히 그려낸다.

 

이야기는 할아버지가 이미 사별한 아내와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솔직하게 나누고 또 어쩌면 점점 더 가까워져 오는 죽음에 대해 두렵고도 그리운 아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부분, 할아버지가 숫자를 좋아하는 자신과는 너무나 달랐던 글짓기를 좋아했던 아들 테드의 어딘가 모르게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해 서로를 이해하기가 너무나 힘든 그래서 마치 평행선을 달리는 듯한 대화의 부분, 그리고 할아버지가 너무나 사랑하고 자신을 닮아 숫자를 좋아하는 손자 노아와의 이야기를 다룬 부분으로 크게 나뉜다.
 

특히 노아와 대화를 나누는 부분이 아무래도 많은데 평소 할아버지는 노아를 꼭 '노아노아'라고 부를 정도로 애정을 보인다. 그러나 순가순간 둘은 대화를 하는 도중에도 할아버지는 알츠하이머 특유의 기억을 잃어버린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 애쓰지만 필연적으로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소중한 사람들, 그와의 추억을 잊어가는 할아버지는 그 상황이 두렵고 이런 감정은 이미 사별한 아내와의 대화 속에서 솔직하게 드러난다. 주변의 가족들 역시도 할아버지의 변화가 두려울테지만 당사자인 할아버지만큼은 아닐 것이다.

 

그런 할아버지를 할머니는 잘 다독여 준다. 마치 너무 두려워 말라는 듯이, 그래도 우리가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을 것이며 당신의 사랑 또한 우리가 알고 있다는 듯이 말이다.

 

할아버지가 노아와 나누는 대화는 오랜 세월 살아 온 삶의 지혜를 잊어버리기 전에 전하고자 하는것 같기도 하고 그 자체로 노아를 사랑하는 할아버지의 마음 같아 뭉클해지는데 이때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만나고 또 사랑하게 된 이야기를 노아에게 들려주는데 책의 종반부에 가서는 이제는 성장해 아이를 둔 아빠가 된 노아가 이 모든 추억을 잊어버린 할아버지에게 예전의 약속대로 두 분의 사랑 이야기를 상기시켜주듯 할아버지에게 말하는 부분에서는 그 뭉클함이 더욱 커지는 느낌이다.

 

등장인물들의 어떠한 인물설정이나 집안의 풍경, 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이나 갈등 보다는 알츠하이머를 앓는 할아버지를 중심으로 할아버지와 다른 가족들이 나누는 대화와 이야기가 중심이라는 점이 한편으로는 특이했지만 좀더 그들의 심리에 몰입할 수 있게 해 좋았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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