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길 위에 서다 - 25개국 522일, 미니벨로 세계여행!
황장수 지음 / 알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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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여행가가 아닌 사람들의 여행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자세한 정보까지도 얻을 수 있고 몇몇 이들의 이야기는 책으로도 출간되고 그 책은 누군가에겐 새로운 세상으로의 출발을 독려하기도 하는 동시에 저자에게는 여행작가로서의 첫발을 내딛게 만들기도 한다.

 

실제로 최근에 읽을 여러 여행 도서들의 경우에는 단 한번도 여행도서를 집필한 적이 없는, 심지어 해외여행이 처음이였거나 장기간의 여행은 처음인 사람들의 이야기도 많았다는 점에서 좀더 날것 그대로의 이야기, 특히 저자의 생생한 심경이 더욱 와닿았던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다시, 길 위에 서다』도 그러한데, 이 책의 저자는 전직 무려 십 년 넘게 방송국 피디로 일해 왔는데 점점 몸이 지쳐가던 중 일마저도 힘들어지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고 결국 방송국에서 살다시피하는 생활이 이어지던 중 이대로는 몸이 더이상 버틸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렇게 며칠을 고민한 끝에 여행을 계획하고 처음에는 두 세달 정도를 생각하지만 이내 세계여행으로 생각이 바뀌게 된다. 과연 다른 나라의 사람들은 지금 자신이 살아가는 방식으로 살아가는지가 너무나 궁금해서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다고 세계여행의 목적을 이야기 한다.

 

 

이후 세계 여행을 결정하고 한 달을 고민한 끝에 접이식 미니벨로를 타고 자전거 여행을 하기로 한다. 사실 해외여행을 522일 동안 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그것도 접이식 자전거를 이용해 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직접 경험해보지 않았어도 분명 여러 난관이 있을 것이란 생각이 절로 드는데 그럼에도 저자가 이런 결정을 한 것은 느린 여행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란다.

 

느린 여행은 그렇게 해서 자신의 생일 다음 날인 크루즈를 타고 중국 옌타이로 향하면서 시작되고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와 재회해 시간을 보내면서 무려 15일을 머물고 이어서 칭다오와 시안을 거쳐 티베트 라싸, 네팔,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생소한 무스탕이라는 왕국, 인도, 조지아, 아르메니아를 거치는데 그중에는 스리랑카를 경유해 도착한 세이셸도 포함된다.

 

여기에 동유럽을 일주하고 싶다는 마음에 터키의 카파도키아에서 이스탄불을 거쳐 불가리아, 마케도니아, 폴란드, 발트 3국인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 에스토니아까지 거친다. 그리고 대망의 마지막 여행지로 러시아를 선택해 모스크바를 여행한 후에는 그 유명한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뒤 한국으로 돌아온다.

 

실로 엄청난 이동 경로가 아닐 수 없다. 무려 25개국 522일의 여행, 게다가 미니벨로를 이용한 세계여행이라니 상상만으로도 놀라운데 이곳들을 그저 관광지마냥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그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자 했던 여행의 처음 목적처럼 단 하루 이틀을 머무는 여행이 아니였다.

 

첫 여행지인 옌타이에서는 무려 15을 머물렸고 자전거로 라싸에 가기 위해 청두까지 가는 길만해도 열흘이나 걸렸다. 심지어 네팔에서는 5개월이란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여기엔 교통사고로 인한 부득이한 사유도 물론 존재한다. 그러나 치료를 위한 목적만이 아니라 무스탕이라는 왕국까지 둘러보았다고 하니 빨리빨리 하나라도 더 보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오히려 마음이 이끄는대로 여행을 했음을 알게 한다.

 

이 책에는 그 모든 여정과 그 여정 속에서 경험한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이미 익숙한 여행지도 없다고는 할 순 없지만 사서한듯한 고생 가득한 여행기는 그래서 더 눈길이 가고 놀라움을 선사하는 동시에 앞으로는 또 어디를 여행할지에 대해 기대하게 만드는 그런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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