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랜드 - 재미와 놀이가 어떻게 세상을 창조했을까
스티븐 존슨 지음, 홍지수 옮김 / 프런티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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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노는 사람이 공부(일)도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완전히 맞다고는 할 순 없겠지만 놀이(유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지속되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간의 삶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만은 사실인것 같다.

 

그런 가운데 『원더랜드』는 인류의 문명을 발전시켜 온 놀이에 초점을 맞춰서 놀이가 지닌 경이로움과 그속에서 만나는 희열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인간이 자신은 물론 타인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놀이와 유희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 인간은 한계를 뛰어넘는 동시에 기술 발달과 사회의 변화까지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실로 거창하기까지 한 표현이자 이 말대로라면 맨처음 이야기 한 말 역시도 분명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게다가 이러한 주장을 허무맹랑함 속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분석과 고증을 통해 들려준다는 점에서 놀이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 아닐 수 없다.

 

 

책에서는 크게 6가지를 통해서 놀이가 인류의 역사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자세히 보여주는데 패션과 쇼핑, 음악, 맛, 환영(幻影), 게임, 공공장소가 그 대상이다. '패션과 쇼핑'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 '티리언 퍼플'이라는 달팽이의 분비물로 만드는 자주색 염료를 예로 들면서 부와 고귀함의 상징이기도 했던 이 색을 얻기 위해서 그 원료가 되는 달팽이를 잡기 위해 인간이 지중해에서 대성양으로 항해를 떠났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류가 탐험을 떠난 계기가 된 것이 신대륙 개척하기 위한 목적에서가 아니라는 흥미로운 설명이다.

 

이외에도 우리의 삶을 보다 풍부하게 해주는 음악이란 것이 사실 처음에는 필요성에 의해서라기 보다는 새로움에서 시작되었다든가, 새롭고 다양한 맛을 탐닉하게 된 인류가 앞서서 달팽이를 더 많이 얻기 위해 미지의 대륙으로 탐험을 떠났던 것처럼 더 넓은 세상으로 떠나는 이야기, 그 과정에서 형성되는 교역망과 무역 경로, 심지어 로마제국이 후추라는 향신료로 인해서 멸망에 이르렀다는 이야기는 의외성을 넘는 재미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환영(幻影)'에 대한 부분을 보면 인간에게 공포와 즐거움을 동시에 선사했던 환영의 기술적 위력을 보여주는데 이는 점차 발전해 영화의 탄생이라는 흐름으로 이어지기에 이른다. 그 자체로 영화사의 발전 파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며 환영의 역사에 가속도를 붙였다고 평가받는 월트 디즈니의 이야기나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미래의 기술측면에서도 눈여겨볼만한 인공지능과 로봇으로의 전개는 놀이가 단순히 유희의 목적에만 머무른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현대에 이르러 전세계적인 거대 산업으로 발전한 '게임'의 발전사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마치 인간 세상의 축소판처럼 느껴지며 아울러 게임의 확률이론이 보험 산업과 헤지펀드로 이어졌다는 부분도 의외지만 그래서 저자가 심도깊게 이 책을 써내려가고 있음을 알게 해준다.

 

끝으로 '공공장소'편을 보면 사람들을 모이게 한 장소이자 놀이의 장소로서 선술집을 먼저 언급하는데 이곳이 단순한 놀이터가 아니라 민주주의와도 관련 있다거나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커피 하우스), 동물원, 현대의 이르러서는 도심의 공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공장소가 지니는 놀이 이상의 공간적 가치와 그속에서 파생되어져 온 또다른 공간으로의 변모는 그동안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이여서 그런지 인간이 본능적으로 추구하고자 한 놀이가 이렇게도 많은 것을 변화케 했던 점이 6가지의 사례를 통해서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게 여겨지는 놀라운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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