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는 고양이 기분을 몰라 - 어느 심리학자의 물렁한 삶에 찾아온 작고 따스하고 산뜻한 골칫거리
닐스 우덴베리 지음, 신견식 옮김 / 샘터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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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는 고양이 기분을 몰라』라니 제목이 표지 속 두 사람의 포즈와 함께 참 잘 어울리는 책인 아닌가 싶다. 어딘가 모르게 무덤덤해 보이는 남자의 뒷모습과 역시나 무심한듯 시크하지만 애교를 부리고 있는 고양이의 표정이 대조를 이루는데 과연 박사는 무엇 때문에 고양이 기분을 모른다는 것인지 기대되는 책이다.

 

작가 닐스 우덴베리는 스웨덴의 신경의학과 교수로 자신의 전공 분야와 관련된 치료와 연구를 해왔는데 이 책은 현재 70세를 넘긴 그의 실제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2012년 스웨덴에서 출간되었을 당시 화제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작가의 사진을 보면 뒷모습이 실물과 상당히 닮아 보인다. 심리학 전문가인 저자가 늘 인간의 심리를 치료하고 연구해왔던 것처럼 고양이의 심리와 정신세계에 대해서도 전문가적인 고찰을 하게 되는데 엉뚱하면서도 그래서 더욱 흥미롭다. 그래서인지 실제로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사람들이라 애묘인들에게는 상당히 관심을 끌만한 책이라는 생각도 동시에 해본다.

 

인간에게 하던대로 고양이의 심리와 정신세계를 연구한다니 이 특이한 탐구와 분석은 거창함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고양이에 대해 생각하고 떠올리게 되는 갖가지 질문들에서 기인했고 나아가서는 고양이 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니 더욱 흥미롭다.

 

애완동물을 절대 키우지 않겠다는 결심을 육십 년 동안 지켜오던 저자는 어느 날 우연히 정원 창고에서 길고양이를 마주 한다. 물론 오랜기간 동안 마음 속에 자리한 결심 때문인지는 몰라도 처음에는 이 상황이 절대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러나 거리 두기와 길들이기를 반복하면서 어느 새 길고양이에 빠져들고 육십 년 결심은 점차 곁어지고 어느 순간부터는 전문가적인 견해와 함께 고양이 그 자체의 매력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게 되는데 아마도 애묘인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할만한 부분일 것이라 생각한다.

 

나비라고 이름 붙인 고양이, 처음에는 그 마주침이 결코 즐겁지 않았던 길고양이가 어느덧 이름을 얻고 저자의 생활에 깊숙이 들어온다. 고양이의 안부를 부부가 서로에게 묻기도 하고, 고양이와의 애착관계를 쌓아가고 또 다른 동물들과는 다른 고양이만의 특성을 몸소 깨닫기도 한다.

 

고양이기에 가능한 이야기는 물론 사랑과 관심을 쏟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읽을 수 있기 때문에 특별히 좋아하는 동물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이 책은 소소한 재미를 선사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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