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 유엔인권자문위원이 손녀에게 들려주는 자본주의 이야기
장 지글러 지음, 양영란 옮김 / 시공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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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버나움 (Capernaum) 그리고 장 지글러

작년 12월에 방배동에서 합정동으로 사무실이 이전했다.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어 사무실 이전이 불가피했지만 못내 아쉬운 점도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사무실 근처의 이수역 아트나인(ART NINE)을 가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런 아쉬움을 달래줄 장소가 합정동 근처에도 있었다. 바로 KT&G 상상마당이다. 이 곳에서 최근 보고 싶었던 가버나움(Capernaum)을 가족과 함께 관람했다. 가족들 모두 예술영화 전용관은 처음이었고 아마도 아이들에게도 색다른 경험이었을 것이다.

영화 가버나움(Capernaum)은 레바논 베이루트의 빈민촌에서 생활하는 12세 소년 자인의 비참한 삶을 통해 사회의 구조적 빈곤문제와 무책임한 어른들을 비판한 작품이다.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만든 부모를 고소하고 싶다”는 대사로 시작하는 영화는 하루하루 생존을 걱정해야하는 상황에 내몰리게된 아이들의 모습에서 우리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저런 곳에 우리 아이가 태어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안도감 이상의 그 무엇인가를 말이다.

장 지글러(Jean Ziegler) 의 신작인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는 이러한 질문의 연장선상에서 선택한 책이다. 이 책의 원제는 ‘손녀에게 설명하는 자본주의’ 이지만 국내에서는 장 지글러의 베스트셀러인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에 영향을 받아 이렇게 책 제목이 정해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책은 중학생인 손녀에게 자본주의가 무엇이고, 우리 사회 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지배하는 이데올로기인 자본주의의 무자비함을 설명한 책이다. 현재 전 세계가 겪고 있는 기아와 심각한 빈곤 문제에 대한 원인을 자본주의라는 이념에서 찾고 그 대안 및 해결방안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대화체의 쉬운 설명으로 정리하였다

물론 지금의 세계적인 기아와 빈곤의 문제를 자본주의라는 하나의 이념에서 모든 원인을 찾는 저자의 생각에 100% 동의하기는 쉽지 않지만 신자유주의를 표방하는 금융자본주의 폐해를 온 몸으로 체감하는 우리로서는 그의 주장을 흘려 들을 수만은 없을 것 같다.

세계의 빈곤 및 기아, 난민 문제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영화 가버나움(Capernaum)과 장 지글러의 신간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는 꼭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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