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5분 남았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보낸 시간이 활자와 영상으로 채워졌음에도 마음 한구석이 구석으로 처박힌 느낌이다. 시간의 흐름을 이길 수 없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인데 절망과 비탄마저 모호하게 되어버렸으니 한번더 버림받은 기분으로 이 밤을 보내야겠다. 기분은 비록 이렇지만 그래도 뭔가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쓰다 보면 이상하게 그런 힘이 생긴다. 글씨를 쓰고 마음을 쓰고 시간을 쓰고. 살다 보면 반드시 어떤 날은 좋은 날이 있듯이 쓰다 보면 시간은 흐를 테고 그러다 보면 살아갈 힘도 생길 것을 믿는다. 꼭 믿는다. 죽기살기로 살아본 적은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 눈을 감게 되는 그날 비로소 후회하는 지점이 있다면, 왜 난 한번도 죽기살기로 살지 못했나. 그런 후회의 눈물을 흘릴 것을 생각하면 정신이 번쩍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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