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transient-guest > 곽노현 교육감의 사건을 보면서

2019년 무능한 칠푼이를 몰아내고 진보정권이 들어선 지금도 이어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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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사는 문제나 다른 일상의 대소사가 사람의 머리를 옥죌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요즘 내 상태가 말이 아니다. 책은 도망치듯 마구잡이로 읽고 있지만 뭔가 안정된 마음으로 정갈한 의식이 아닌 흡사 걸신이라도 들린 듯, 되는 대로 마구 음식을 입에 쳐넣는 듯한 모습이다.  덕분에 글을 남길 정신적인 여유도 많이 부족했는데, 어쩌면 요 근래들어 늘어난 술이 아닌가 싶다. 운동은 여전히 꾸준하게 하고 있지만 맥주를 자주 마시다보니 좋아진 먹성과 늘어난 위에 몸이 무겁게 느껴지고 정신은 함께 둔중해지는 기분이다.  얼마 전 들어보니 최근의 연구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24시간의 단식이 줄기세포를 재생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하니, 나도 수요일과 금요일에는 하루씩 단식을 해볼 생각이다.  일차로 위를 줄이는 효과가 있겠고 몸과 마음을 청소하는 의미도 있다.  다만 근육운동을 할 경우엔 운동 후 단백질과 전해질이 공급되어야 하므로 이에 맞는 수준의 쉐이크 정도는 마실 생각이다. 


한국에서는 흔하지 않게 3대가 이어서 경영하고 있는 속초의 대형서점이자 독립서점의 3대 오너의 책.  대학과 취업까지 9년간 이어진 서울살이를 접고 고향인 속초로 내려가게 된 아버지의 권유를 받아들인 것도 대단하지만 사실 그보다 더한 건 아버지와 함께 일하면서 느끼고 배워가는 것들이 아닌가 싶다.  가족이고 부모이며 노인인 아버지와 함께 주도적으로 일을 하면서도 감정을 다치지 않게 하려면 무척 깊은 이해와 배려, 그리고 존중이 필요한 걸 경험으로 알고 있기에 곳곳에 남겨진 충돌와 후회, 이해하려는 몸부림이 남의 얘기같지 않다. 보통 강원도를 고향이라고 하거나 춘천 또는 원주를 고향으로 하는 사람은 간혹 봤어도 속초를 고향이라고 하는 사람은 저자가 처음이다.  설악산여행의 일부로 잡고 회를 먹거나 수산시장에 가기 위해 잠깐 지나치는 곳으로만 기억에 남은 속초가 덕분에 언젠가는 한번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 남았다.  회도 먹고, 소주도 한잔 마시고, 책도 사고 서점도 구경하고 싶다.  서점은 그저 서점인데 그 서점에 역사와 이야기를 부여하는 건 사람이다.  요즘처럼 개인이 뭔가 소규모로 일을 해서 먹고 사는 것이 힘겨운 시대에 눈여겨 볼 부분이 아닌가 싶다.  우리 회사도 뭔가 차별화된 스토리텔링과 캐릭터부여가 가능할까?


일신교가 세상을 점령한지도 어언 2000년, 유대교에서 파생된 카톨릭, 여기서 분파한 셀 수 없이 많은 개신교분파, 그리고 이슬람까지 다신교와 다신교 이전의 애니미즘은 적어도 종교라는 태두리에서는 이제 다시 돌아올 수 없을 과거의 존재로써 신화와 소설속에서만 살아 있다. 덕분에 이런 유형의 이야기도 나오는 것이지만. 


신이 먼저인지 믿음이 먼저인지는 닭과 달걀의 문제라고도 볼 수 있는데 일단 조금 더 현대적인 접근은 이 둘을 상호보완적인 개념으로 놓고 와리가리를 한다. 이 소설에서는 신이란 믿음 속에서 태어난 존재로 설정하였고 이 믿음의 유무에 따라 느껴지고 강해지는 신성이라는 개념으로 유쾌한 이야기를 펼친다.  유일신보다 훨씬 더 사람들 사이에서 친근하게 우리의 모습을 투영하던 고대의 신들은 이런 책을 읽다 보면 특히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마법판타지에서는 대부분의 신격이 그대로 존재하되 사람들의 믿음이나 망각에 따라 현재하거나 정신세계의 먼 곳에서 유배되어 있는 것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다양한 플롯과 세계관에도 불구하고 일단 이런 다신교의 시스템의 신들은 모두 우리와 가까운 모습을 하고 지근거리에서 우리 일에 끼어드는 우리 모습의 투영 그 자체라고 하겠다.  이런 의미에서 종종 미개하게 취급되는 일본의 다신교, 신도로 통일되었지만 뭔가 내니미즘을 연상시키는 듯한 관습적인 신앙이 나빠보이지만은 않는다.  다시 소설로 돌아가자면 유쾌한 상상을 맘껏 지어내게 하는 이야기. 내 앞에 이렇게 옛 시대의 누군가가 현신하면 꽤나 특별한 경험일 듯 싶다.


비슷한 테마로 요런 소설들도 괜찮게 봤다.




























빅히스토리와 사회인문, 혹은 과학으로도 분류할 수 있어 서점주인을 괴롭히는 '사피엔스'의 재독.  역시 처음보다 이해도 빠르고 쉽게 전개를 따라갈 수 있었다. 책은 가능하면 여러 번 읽는 것이 좋다고 결론지어진다.  소설도 그렇고 고전을 읽을 때도 그렇지만 나에겐 늘 어려운 경제서적이나 과학분야의 책들은 한번엔 속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 것 같다.  시간을 탓하거나 못 읽은 책의 핑계를 대지 말고 이해할 때까지 읽어야 할 것이다.  이번에 추린 '사피엔스'의 교훈은 우연과 필요에 따라 우리의 많은 것들이 결정되었다는 것. 


우리에겐 까마득한 고대의 인물들이고 저자에게도 짧게는 몇 백년에서 천년 이상의 과거의 인물들을 정리하고 로마와 그리스로 일차 나눈 후 다시 인물의 업적, 지향, 드라마성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비교되는 인물을 match up한 구성이 돋보인다. 이제 겨우 8권까지 왔으니 이 방대한 책도 두 권을 더 읽으면 모두 끝이다. 동서문화사의 판본은 두꺼운 세 권으로 2000페이지가 넘는 것 같은데 그쪽은 문체와 번역의 느낌이 어떤지 궁금하다.  아무래도 중역이 많은 출판사라서 굳이 구해볼 것 같지는 않고 비교를 하려면 천병희선생의 완역본을 읽으면 좋겠다. 


제목만 보고 '고투 40년'을 '고군분투 40년'으로 잘못 해석하고 있다가 막상 책을 보니 '고투'는 이극로선생의 호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게 매일 뭔가를 조금씩 배우고 느끼는 것이 삶의 일부가 아니겠는가. 


이극로선생은 독립운동가의 모습과 함께 민족주의에 기반한 근대주의자의 면모를 보이는 것 같다. 그가 만주에서 공부하고 유럽으로 가서 신문물을 공부하고 견학하며 지구를 한 바퀴 돌아서 일본을 통해 식민지조선으로 돌아온 여정을 보면 슈테판 츠바이크가 훗날 그리워한 국경없는 유럽의 모습이 생각나기도 하는데, 그 어려운 시기에 돈도 없이 어찌 그런 학업과 견학을 수행할 수 있었을까.  일찍부터 통합된 국문시스템의 필요를 많이 겪고 결국엔 그 방향으로 집중한 끝에 옥살이까지 하면서 한국어의 정리와 시스템정리에 힘썼음에도 불구하고 북에 남았다는 단 하나의 이유로 지금껏 잘 알려지지 않고 있는 분이다.  이념에 따라 남에서, 북에서, 종종은 남북 모두에게서 배척당한 선각자와 독립유공지사들이 한 둘이 아닐 것이다.  국가의 이념을 바로 잡고 정치, 법률, 경제, 교육 등 한국 곳곳에 기생하고 있는 현대판 친일파들을 솎어내는 것이 시급하다.  


추리소설은 어린 시절에 대한 부채 혹은 그때의 결핍을 지금와서 채우는 것처럼 이렇게 꾸준히 읽고 있다. 사무실을 차리고 구해 읽기 시작한 추리소설이 아마도 권수로만 대충 200권은 넘을 것이니 나름 이쪽 장르도 꽤나 열심히 읽었다고 생각된다만, 역시 본격적인 추리에는 재주가 없다. 그저 활극처럼 멀리 떨어져서 이야기의 전개를 즐길 뿐이다.  연상추리도 어렵고, critical한 reading실력도 많이 딸리는 나는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다. 


곧 건물에 붙어 있는 작은 fitness에 가서 좀 뛰고 들어갈 생각이다.  배를 줄이는 건 음식조절이지만 어쨌든 칼로리소모도 필요하니까.  그래도 목표량을 채웠기에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하루를 정리할 수 있겠다.  지금의 어려움은 그저 견뎌내고 버티며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노력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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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엔가 Windows 10의 업데이트와 함께 사용하는 scanner의 driver가 문제가 생겨서 다시 인스톨한 것을 시작으로 업무용 노트북에 온갖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지웠다가 인스톨하는 걸 못해도 여섯 번은 반복했고, 본사에 연락해서 받은 안내를 참조하여 다시 해보기도 했고, 회사시스템을 봐주는 IT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도 했으나 여전히 해결이 되지 않는다.  뭔가 Windows 10의 registry에서 막고 있는 듯, 언어도 default로 한국어로 셋팅이 되어 셋팅이 먹히지 않는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IT에게 권유를 받아 이베이에서 구입해서 쓰고 있던 MS Office 365의 라이센스가 통채로 날아가 버렸고 덕분에 노트북의 기본적인 업무프로그램이 모두 먹통이 되어버린 것.  


이번 주는 원래 월요일만 행정 및 기초업무를 배당하고 남은 9월은 무조건 회사의 홈페이지를 다시 만드는 작업에 할애하면서 필요한 일만 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scanner문제로 고생을 하면서 다시 이런 문제까지 생기니 그야말로 미치기 일보직전의, 누가 건드리기만 하면 바로 터져버릴 상태로 월요일을 맞이한 것이다.  오전 중에는 이런 문제로 계속 씩씩거리고 하소연할 곳도 없이 마구 푸념을 하면서 최악의 멘탈로 한 주를 시작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문제를 하나씩 나눠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 그리고 가급적이면 단순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여기서부터 실마리가 하나씩 풀리기 시작했고, MS Office 365는 다시 구하지 않고 예전에 사용하던 2007 돌아가는 것으로 결정했는데 많은 기능향상에도 불구하고 사실 365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나에게 크게 필요가 없기 때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5대 설치에 연 $100씩 계속 지불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여담이지만 어찌된 일인지 요즘 실리콘 밸리, 아니 업계는 이렇게 남의 노동에 숟가락을 얹는 형태가 유행인 듯 싶다.  수많은 광고회사들의 마케팅 프로그램도 알고 보면 자기들 사이트를 통해 "효과적"으로 잠정적인 "고객층"을 모아들이고 그들에게 우리 회사를 "보여주고" 그들의 정보와 니즈에 우리가 "접근"하게 해주는 조건으로 최소 한달에 2-300불 이상의 기본비용과 클릭수에 따른 추가비용을 뜯어가려 한다. 옐프도 구글도 죄다 이런 장사에 혈안이 되어 있고, 많은 사이트들이 이런 정보를 빨아들이기 위해 유저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산업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Data 시장이 오일시장의 규모를 넘어선 것이 작년 아니면 재작년이다.  이런 시도를 하면서 계속 유저의 정보를 모아 마케팅에 사용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에서 나아가서 아예 유저의 소비를 조작하는 것이 현재의 시장현실이다.  내 관점에서 보면 일을 하려는 놈보다 일하는 놈의 등에 업혀 돈을 벌려는 놈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인데 시대에 뒤떨어진 해석인지 모르겠지만 상용부동산도 그렇고 곳곳에 잉여산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잉여산업은 경기와 함께 돌아가기 때문에 어느 순간 이들이 뜯어먹을 것이 없어지면 엄청난 버블붕괴가 일어나는 건 아닌지.  


어쨌든 노트북사태는 그렇게 마무리짓기로 하고 어제의 업무를 끝낸 후, 오늘부터는 회사의 홈페이지를 구성할 컨텐츠와 골조를 짜고 있다.  그간 수없이 작업하고 부수던 것들 중에서 괜찮은 내용을 추렸고, 구성은 샘플로 잡았던 몇 개의 사이트들 중 하나를 선택하기로 했다.  그가 수없이 이런 저런 옵션들 사이를 방황하면서 막상 제대로 결정하지 못하고 여기까지 온 걸 반성하면서 과감히 보다 더 심플하고 직관적인 샘플을 토대로 방향을 정했고 막상 작업을 해보니 그간 충분히 컨텐츠를 정리해왔기 때문에 기본적인 구성을 중심으로 한 약간의 수정과 필요한 작업으로 오늘의 목표량을 달성했다. 아마 내일 마저 작업해서 부족한 부분을 추가하거나 설명을 넣는 등 마무리를 하면 리뷰를 위해 직원에게 발송할 수 있을 것이고 이후 이를 토대로 영문페이지의 시안까지 만들면 본격적인 디자인과 구성작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와 함께 유비쿼터스환경을 추구하기 위해 과감히 도입하기로 한 온라인전화시스템도 컨설팅을 받고 필요한 장비와 서비스구입에 대한 예산을 세운 후 10월 중으로는 진행을 할 계획이다.  이때 결정될 내용은 홈페이지에도 반영하고 런칭이 되면 다음 단계의 마케팅작업으로 넘어갈 수 있다.  여기까지가 이번 해의 마케팅작업목표이며 이를 토대로 보다 더 강하고 집중적인 현지마케팅, 및 추가계획을 실행할 수 있을 것이다.  45에는 하와이로 가고 싶지만 현실적으로는 무리가 있을 것 같다.  그저 열심히 일하면서 여유를 만들어 조금씩 이주를 도모할 수 있기를 바랄 뿐.


다 쓰고 나니 여기에 책정리까지 넣으면 너무 늘어질 것 같아 다음 페이퍼로 넘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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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과 회사일, 개인적인 일도 있고 해서 무척이나 힘든 9월의 첫째 주간이었다. 그래서였을까 마침 주문한 두 건의 박스가 도착했고 또다시 읽지 못한 책이 늘어나게 된 것을 계기로 지난 한 주간 나는 책속으로 피난을 가는 듯한 마음으로 책에 매달려 필사적으로 다른 세상으로 떠나고자 했다. 다섯 권의 책을 읽은 것과 별개로 덕분에 펼쳐 놓은 책이 세 권이 더 있게 된 까닭이다.  내일부터의 한 주간도 그리 다르지 않을 것 같고 여전히 난 신경쓰는 온갖 일들에 둘러싸여 간신히 업무를 마치고 앉아있기만 해서는 절대로 오지 않을 것임이 분명한 자극이나 의욕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그저 독서와 운동, 그리고 가끔씩은 술에서 위안을 찾을 것이다. 머리가 너무 아프지만 않다면 이번 주간도 그리하여 필사적인 책탐에 매달리게 될 것이다. 


2주 전 주말, 하루에 2000칼로리를 태워봤고 지난 주에는 멋진 달리기를 즐길 수 있었는데 그런 날이 한번 있으면 대충 한 주간은 무릎이나 어딘가가 아프고 운동의 소강상태가 이어진다. 회복이 그만큼 더딘 탓인데 나처럼 젊은 시절을 운동치로 보낸 사람도 마흔이 넘자 이런 지경이니 운동을 잘하던 동년배의 그들은 지금은 아마 나보다 더 망가진 이런 저런 부위가 느껴질 것이다.  어쨌든 오늘은 더 움직이지 않고 내일과 모레 열심히 심폐지구력운동을 하면서 근육을 쉬고 수-목-금요일로 이어지는 근육운동을 하면서 다음 주말까지 가볼 계획이다.  


요즘 한국이나 여기나 정치를 생각하면 우울하고 화가 난다. 이곳은 '트럼프'라는 단어로 정리가 될 것 같고, 한국은 자유당, 극우, 조중동, 여기에 올라탄 똥검까지 더욱 복잡한 지경이다.  견제를 전혀 받지 않는 똥검이 원하는 건 결국 권력에 빌붙어 세를 누리는 것인 아닌가 싶다. 풀어주면 권력에서 멀어지는 것이라 느껴 풀어준 손을 물고, 그저 권력의 수뇌부에 아부하며 적당히 주구질을 하면서 나름대로의 독립적인 위치에 머물고자 하는 것 같다.  행정부와 입법부는 선출직이니 주기적으로 바뀌지만 이들은 내부에 각각의 지향점을 지닌 권력지향의 상층부가 그때마다의 행정부의 방향에 따라 번갈아가며 세를 누린다.  조국이 법무장관으로서 해내려는 검찰개혁에 필사적인 저항을 하는 꼬라지에 대한 설명이 되겠다.  기소권을 독점한 검찰의 힘을 유지해야 이미 법적으로는 폐지된 정관예우도 비공식적으로 계속 살아남아 그들이 퇴직하고 2년이면 거뜬히 백억 정도는 모을 수단이 될테니까.  대한민국 검사들 중에서 진짜 형사소송을 제대로 할 줄 아는 놈이 있는지 의문이다.  그래서일까 그만두면 정관예우를 이용한 돈벌이 아니면 국회로 진출하는 이유가..


한국의 현대소설을 많이 읽어본 건 아니지만 어쨌든 내가 볼 때 386의 전형과도 같은 작가가 아닌가 싶다. 그 대척점에는 왠지 김영하작가가 있다고 생각되는데 386에 속하면서도 그 전형을 벗어나 자기색을 갖기 위해 때로는 파격적이고 선정적이기까지 한 세계를 그리고 뭔가 복잡하고 꼬인 듯한 글을 지양하는 면이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에 비해 김연수작가의 글은 지금까지 읽어본 세 권 정도의 책에 기초해서 보면 뭔가 이야기가 꼬이고 또 꼬여 이리 저리 돌아다니는 것을 통해 관찰이나 현상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만드는 것 같다.  '~같다'보다는 좀더 직접적인 표현이 더 낫다고 하는데 여기서는 아무래도 '~같다'가 어울릴 수 밖에 없을만큼이 딱 나의 독해수준 내지는 지식적인 배경의 범위가 되겠다.  예전에 한번 김연수작가의 소설을 읽은 후 아마도 다시 읽지는 않을 것 같다는 말을 했고 이후 작가의 소설을 다시 읽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더도 덜도 아닌 그 제목에 있다.  


마흔을 넘기면서 앞보다는 지나가버린 뒤의 것들에 시선을 빼앗기는 일이 많아진 인생에서 가을의 초입에는 들어온 듯한 기분으로 사는 날이 많은 그런 나의 마음에 '시절일기'라는 멋진 제목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386이나 87세대 같은 시대의 치열함은 겪지 못했어도 대다수는 누구나 내 나이 정도에서 뒤를 보면 분명히 열정이 넘쳤던 어느 시기도 있었고 죽을만치 괴롭게 하루를 살아내던 날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마음에서 본 '시절일기'란 말에는 묘한 울림이 있다. 그 울림이 나로 하여금 친하지도 않은 작가의 책을 사서 읽게 만들었으니 책이란 건 역시 기기묘묘한 물건이다.  비록 기대했던 묵직한 내면의 울림은 없었으나 그저 '시절일기'라는 그것으로 좋았다. 그리고 한 가지 맘에 든 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인데, 내 페이퍼가 딱 그런 지향점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그저 쓰기 위해 쓰는 페이퍼.  


한 시대의 투사로, 진보의 한복판에서의 전사에서 이제는 시대의 스승이 되어가는 듯한 유시민작가의 신작여행에세이. 나는 언제가 되면 남의 여행을 엿보는 걸 멈추고 나의 여행과 나의 글쌓기를 시작할 수 있을까. 10년 전 이맘때 쥐꼬리만큼의 댓가를 받으며 남의 회사에서 남의 돈을 벌어주던 무렵 이런 저런 남의 여행기를 읽으면서 10년 후에는 나도 내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여행이라면 2015년에 시작된 하와이로의 귀향(?) 정도가 전부.  2015년에 오아후에 4박5일을 시작으로 2016년에는 빅아일랜드를, 2017년에는 마우이를, 2018년에는 다시 오아후를, 그리고 금년엔 빅아일랜드를 다녀온 후 지인의 결혼으로 오아후를 다녀왔으니 지금까지 여섯 번 하와이에서 살아봤고 카우아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가본 것이니 하와이에 대해서만은 할 말이 조금 있기는 하다.  하지만 내가 대학생이던 무렵 유행하기 시작한 유럽배낭여행을 한번도 다녀온 적이 없고 유럽은 그저 로스쿨을 졸업하고 시험을 마친 후 다녀온 이탈리아-메주고리예의 성지순례가 다인 나는 유럽의 역사를 공부했다는 사실이 무색하게도 제대로된 유럽여행을 해본 적이 없다.  쓰고 나서 보니 이 책은 유시민의 '유럽도시기행'이지 나의 '푸념어린 유럽도시기행 wish list'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 하자.


'도시'기행이라서 그런지 국가중심이 아닌 도시중심의 이야기. 아테네에서 로마로, 로마에서 이스탄불, 여기서 다시 파리로.  각각의 여행 후 도시에 대한 품평은 그가 왜 작가로 대성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줄만큼 적절하고 멋진 표현이다.  조금 딱딱하기도 한 면을 보면 깔깔한 그의 목소리가 생각난다.  80년대에서 지금까지의 한국 정치사의 일부이기도 한 그의 개인사는 잠시 접어두고 그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 숲'에서의 대화를 조금 빌려오자면 '문명 5'를 즐길 줄 아는 여자라면 친구가 될 수 있겠다.  뭐 대충 이런 이야기. '겨울서점'은 종종 즐겨 듣고 보는 유투버인데 책은 처음이다.  풀어내는 재주나 분석, 이런 것들은 남들에 한참 못 미치지만 책읽기와 사들이기는 나도 꽤 하는 편이라서, 무엇보다 이젠 나름 이런 저런 일들을 겪어낸 위치에서 보면 아직은 풋풋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문명'을 즐길 줄 알고 와인과 맥주를 좋아하고 책을 좋아하고, 노래도 만들고 부르는 저자는 게다가 철학을 전공했으니 어느 시절의 내가 그리던, 하지만 사는 모습으로 만들어내지는 못한 나의 모습과도 닮았다.  조금 시간을 두고 다른 책도 읽어볼 생각을 한다. 읽기라의 세계는 넓고도 깊어서 언제나 타인의 독서를 엿볼때마다 겹치지 않는 책이 많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상대적으로 한국에서는 관심을 받지 못하고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지만 저자는 매우 유명한 시나리오작가이다.  80년대를 풍미한 TV만화영화 히맨, 쉬라도 작업했고 고스트버스터즈 시리즈도 꽤 오래 썼으며 8-90년대 언젠가 잠깐 리부트됐었던 '환상특급'시리즈도 작업했으며 마블의 시대를 다시 살리는 시작이 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시리즈의 코믹과 다섯 시즌이 방송된 '바빌론 5'의 작가이기도 하다.  튀는 성격과 정의감이랄까 가치관 같은 것 때문에 종종 짤리거나 회사를 그만두기도 했으며 이런 일들이 쌓여 한 동안 몇 회사들의 중역들이 작당해서 커리어를 작살내려던 탓에 2-3년간 일을 못하다가 영화 'Changeling'으로 화려하게 부활하여 지금까지 좋은 위치에서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이 책은 그의 자서전인데 놀랄만큼 솔직하고 정확한 사실관계의 묘사를 주저하지 않고 그가 태어나기 전의 이야기부터 지금까지를 담고 있다. 책을 읽지 않고서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스트라진스키 가문의 미국역사부터 자신의 출생에 얽힌 힘든 이야기, abusive란 말로는 그 표현을 다할 수 없는 아버지, 그 밑에서 자란 폭력과 폭행, abuse로 점철도니 어린 시절까지. 


스토리의 재미도 대단하고, 그의 삶에서 얻는 배움과 용기도 상당하다. 한국에서 마블과 DC의 팬이 많기 때문에 번역이 되어도 괜찮을 책인데 아직까지 국문판이 없는 것이 좀 이상하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어른들의 잘못으로 발생하는 사회문제를 게임이나 만화를 탓하는 일이 종종 있어왔다. 우스운 건 작가의 인생설정과 life choice, 특히 그가 올바른 가치관을 갖게 하고 시련을 이기게 한 모든 배움과 계기는 DC의 수퍼맨에서 왔다는 점.  뻑한 만화책가게를 습격해서 빼앗은 만화책을 쌓아놓고 불지르던 군사독재시절의 한국, '올바름'을 강요당하며 황금시대에서 암흑시대로 이어진 어려운 시기를 버텨낸 미국의 코믹업계까지. '분서갱유'는 진시황시대의 일만이 아닌 매우 현대의 일이 아닌가.  정말 나쁜 책과 장르와 프로그램, 매체, 사람까지 분명히 존재하는건 분명하지만, 대개의 경우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의 책임이고 판단과 평가는 모두 그의 몫이다.  


아직도 가끔은 이런 책을 읽는다. 재정이나 재무에 관한 실용서적과 함께 이런 책을 구할 때의 기준은 딱 한 가지 뿐이다.  책을 쓴 사람이 이미 그가 주장하는 바에 따라 무엇인가 정당하게 이뤘을 것.  한 동안 유행한 이런 저런 멘토들, 특히 책읽기로 포장된 성공학의 정점에 있던 어느 작가처럼 실제 자기 분야에서는 별로 이룬 것이 없이, 그저 성공하기 위해 시류에 편승한 글을 쓰다가 책이 잘 팔리면서 '성공'하여 다시 그 '성공'을 포장하여 책을 팔던 사람도 있었고, 빈 병처럼 텅 빈 머리와 가정을 가정으로 논증하던 사람도 있었고, 그들만도 못한 사람들도 있었으니 필경 거의 200권이 되는 이런 계통을 책을 7년 정도 읽고 내린 결론은 저자만 성공하는 혹은 성공하기 위한 책은 쓸모가 없다는 것이다.  말이 길었는데 사소한 습관의 중요성을 경험을 통해 설파하는 저자는 ROTC출신으로 Navy Seal로 성공적으로 해군생활을 마쳤고 퇴역 당시 미해군제독의 위치까지 올라갔었으니 최소한 그가 하는 말을 경청할 이유가 된다.  뭔가 새로운 계기를 찾고자 하고 의욕을 내기 위한 몸부림.  


'보물섬'의 만화로 83년에 처음 접한 이야기의 원전이 있다는 건 아주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다. 결국 책을 구해서 읽었는데, 어릴 때 본 만화와 크게 다르지 않고 오히려 만화로 각색 내지는 모작된 버전이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우화처럼 뭔가 교훈을 주는 이야기 하지만 어떤 면으로는 너무도 뻔한 이야기. 물론 원전을 읽어봤다는 경험과 지식이 남았고 워낙 유명한 이야기라서 한번 정도는 읽어봤어야 했을 것이니까 나쁘지 않다.


하루가 반을 넘어 오후로 접어들었고 돌아온 NFL 시즌 첫 주 홈팀인 샌프란시스코 49ers의 게임을 보고 있다. 아무래도 시즌의 첫 게임은 모두들 어리버리할 수 밖에 없는데 작년 엄청난 기대를 갖고 시작된 시즌이 초반 주전쿼터백의 부상으로 사실상 끝나버렸던 터라 잘 풀리지 않는 게임이 그저 조마조마하기만 하다. 늘 9월이 오고 NFL시즌이 돌아오면 한 해의 끝이 시작되는 듯, 가을의 문턱이 왔음을 알 수 있었다.  어김없이 이번에도 2019년의 마감의 시작이 이렇게 다가온다.  Strong한 4/4분기의 마감으로 멋진 2020를 준비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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