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세계 사건부 - 조선총독부 토막살인
정명섭 지음 / 시공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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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도는 아주 좋다. 있었던 일과 있음직한 일을 섞고, 소위 말하는 한국의 근대문학이 아니면 거의 쓰이지 않는 시대적인 배경장치를 가져온 것도 신선하다. 시리즈로 발전시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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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7-05-23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책 많이 읽으시네요. 이런 책의 존재는 저는 알지도 못했는데요. 정말 엄청 읽으시는것 같아요! ㅎㅎ

아 참, 저 요즘 포틀랜드 관련 여행책 보고 있는데, 님 계신 곳에서 포틀랜드는 가깝나요? @.@

transient-guest 2017-05-23 09:28   좋아요 0 | URL
저는 막 읽는 거죠 포틀랜드는 저 있는 곳에서 비행기로 1-2시간?
 
소소하게, 독서중독 - 낮에는 양계장 김씨로, 밤에는 글쓰는 김씨로 살아가는 독서중독자의 즐거운 기록
김우태 지음 / 더블:엔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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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썼다는 점에선 인정. 그 외에는 too shallow. 30년간 책과는 담을 쌓고 살다가 지난 9년간 열심히 읽은 점은 박수! 그런데 내 눈으로 보기엔 독서일기보다는 독서성공자계서 계열의 느낌이 확 난다. 언급하고 reference하는 저자들 이모씨, 공모씨, 김모씨, 구본형씨가 90%. 이건 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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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왕국 제5부 - 황도의 노래
최인호 지음 / 열림원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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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원년으로 보는 텐무텐노의 역천. 이와 함께 사라진 백제로서의 일본 identity. 이런 주제에 열광하던 한 시절이 훨씬 지나서 읽는 지금은 그냥 담담한 마음으로 faction을 즐길 뿐. 백제멸망 이후 전해진 본토수복의 원념이 후대 일본의 조선침공으로 나타난 듯한 묘사는 그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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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
미야모토 테루 지음, 송태욱 옮김 / 바다출판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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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들렸던 마음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게다가 내가 은근히 이런 가슴속의 butterfly를 즐기는 건 아닌지 의심된다.  덕분에 오전에도 집중도가 낮은 업무를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  아무래도 오늘 예정한 일거리 하나를 내일로 미루게 될 것 같다.  그럼 나머지도 줄줄이 밀리는데, 어쩔 수가 없다. 사실 이럴 때일수록 더 일에 집중하는게 맞는 건데, 그냥 그럴 맘이 나지 않는다.  아침에는 해가 늦게 뜨고 늘 흐려있기에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이 어렵다.  아무리 내 맘대로 사무실이라지만, 이렇게 일정을 지키지 않으면 문제가 된다.  주말에 다녀온 출장 때문에 피곤하다는 것도 적지 않은 이유가 되겠지만, 꼭 그것때문만은 아니다.  아니 어쩌면 출장에서 생긴 일 때문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겠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아져서 이러나???  잠깐 읽다가 던져 두었던 미야모토 테루의 '금수'를 읽고 확 맛이 가버리는 경험을 했다.  그렇게 갑자기 다가오는 책이라니.  대학시절 3년의 연애를 거쳐 결혼 후 2년 만에 파경이 난 부부가 헤어지고 나서 10년 정도 지난 시점에 아주 우연하게 마주친다.  그리고 시작되는 편지, 이를 통해 진정으로 안 시절의 맺음을 향해 가는 두 사람.  얽힌 인연의 끝에서 지금은 두 사람이 다 행복하지 않는 듯 보이고, 두 사람이 헤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맘이 들어서 읽으면서 계속 맘이 먹먹하더라.    


한 사람이 배우자를 두고 다른 사람과 연애를 하게 되는 계기와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아주 극단적으로 본다면 육체적인 욕망이나 금전적인 이유가 흔할 것 같지만, 꼭 그런지는 장담할 수 없을만큼 사람의 인연이라는 건 정말 복.잡.하.다.  


아리마와 아키의 엇나감도 그랬을 것 같다.  아리마와 아키의 부부사이엔 달리 문제가 없었고, 둘은 연애결혼이고 아키의 아버지가 세운 건설회사에서 아리마는 착실하게 후계자수업을 받고 있었다.  주기적으로 접대를 위해 요정을 찾았지만, 이건 그 시절 일본에서는 꽤 흔했던 일이었고, 달리 아리마가 이 때문에 문제를 일으킨 적도 없었다.  


아리마는 아주 어릴 때 육친을 잃고서 잠깐 입양되어 어떤 어촌에서 살았었다.  이때 다니던 학교의 유카코라는 여자아이에게 잠깐 십대 특유의 짝사랑을 품지만, 이건 아리마가 다시 오사카로 돌아오면서 몇 번의 편지왕래 후 끊어졌다.  


우연한 기회에 어촌마을을 찾은 아리마는 유카코의 부모를 통해 그녀가 오사카 어딘가의 백화점에서 점원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여기서 멈췄었다면 아리마와 아키는 그냥 잘 살았을 것이다.


아리마는 고민했을 거다.  어떻게 할까.  한번 유카코를 만나볼까?  어쩌면 꽤 성공한 자신의 모습을 유카코에게 보여주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그저 육체적인 욕망의 기대로 치부했지만, 마음속 깊숙히 그런 마음, 예전에 좋아했던 이성을 성인이 되어 만나보고 싶은, 나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결국 아리마는 백화점으로 찾아가서 유카코를 만나고, 하필이면 유카코는 백화점을 그만두고 호스테스로 취직하기로 맘먹은 상태.  가장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갔다고도 볼 수 있다.   


직업의 특성상 아리마는 요정을 자주 드나든다.  근데 하필이면 십대 시절 동경했던, 뭔가 아련히 아름답고 색기어린 유카코는 요정에서 일을 한다.  호스테스는 자기의 단골이 늘어날수록 좋은 위치가 되는데, 역시 처음에는 아리마도 그저 유카코를 만나는 정도로 만족했을 것이다.  그러나 남녀의 일이 어디 그렇게 점잖게 흘러가나.  


그리고 어느 날.  아리마와 아키가 결혼하고서 약 2년 정도가 흐른 밤.  유카코는 아리마를 칼로 찌르고 자신의 목을 그어 자살한다.  그 맘을 이해할 듯 말듯 했는데, 후반부로 가면서 약간은 알 것 같기도 했다.  


아리마가, 남자가 나빴던 것이다.  두 여자 사이에서 언제고 그렇게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아키는 그렇다해도 유카코는 더없이 허무하고 불안했을 것이다.  함께 있는 순간의 행복이 어쩌고 하는 건 그냥 B/S다.  돌아갈 곳이 있는, 돌아가야 하는 아리마와, 순간이 지나면 다시 혼자인 유카코는 절대 같을 수 없었다.  


결정적으로 유카코에게 스폰서 제의가 들어온 것을 아리마에게 이야기했을 때, 아리마는 '잘 됐다'는 식으로, '너도 나이가 있으니 언제까지 호스테스를 할 수는 없지 않냐'는 식으로 말해버렸다.  나는 그 순간에 유카코는 이미 죽어버렸다고 생각한다.  왜 굳이 아리마를 데려가려 했는지는 이해하지 못하지만.  이런 남자 따위, 전혀 갖고갈 가치가 없는데.  


이 사건은 사실 아리마와 아키의 인생이 엎어지고 뒤틀리는 계기가 되었지만, 그리고 책의 2/3 정도는 이후 10년 간 그들의 인생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그리고 에둘러 헤어진 탓에 정리하지 못했던 아키의 맘이 진정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아리마와 헤어지게 되는 과정이 되는데, 사실 이 부분의 이야기도 많이 맘에 들어왔지만, 역시 아리마와 아키 말고, 아리마와 유카코의, 어쩌면 한 방향으로였을지도 모를 애사가 계속 맘을 울리고 있다. 


남녀사이에서의 행복은 뭐고, 불행은 뭘까?  학교시절 유명한 교수가 있었는데, 미국에 자기 가족이 있고, 일본에는 따로 애인과 아이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더랬다.  그 얘길 들었을 땐 그냥 나쁜놈이란 생각을 했는데, 일본의 애인은 그렇게 일년에 한 두번 교수를 보고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고 있고, 어쩌면 그것이 그들이 나눌 수 있는 사랑의 한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금은 한다. 물론 모든 것의 책임은 둘이 지는 거다.  그렇게 합의가 되었다면, 그 나름대로의, 한때 잠깐 겹칠 수 있었던 두 사람의 인생이 그런 이상한 형태로나마 이어지고 있는 것이고, 둘이 happy하다면 누가 뭐라고 할 수 있을까?  


나도 많이 liberal해졌나보다...  


"마이즈루에서 보낸 짧은 기간 중에 제가 경험한 단 하나의 선명한 사건은 세오 유카코라는 소녀에 대한 사랑이었습니다...결코 보내지도 못한 여러 통의 편지를 썼습니다. 다 쓰면 봉투에 넣어 이삼일 책상 밑에 넣어 두었다가 집 뒤 공터에서 태워 버렸습니다...사춘기 소년의 아련한 연정이었습니다...제 눈에는 그녀가 그만큼 아름답고 화려하게 비쳤습니다...그 눈은 어딘지 모르게 슬퍼 보여 그녀가 가진 아름다움을 한층 돋보이게 해 주었습니다.  그런 그녀를 보고 있으니 저는 문득 평소의 억두르기 힘든 적요감에 휩싸였습니다.  세오 유카코라는 소녀가 발산하는 신기한 어둠은...외진 항도의 모습과 동질의 것이었습니다...이렇게 쓰고 있으니 그때의 정경이 마치 어제 일처럼 떠오릅니다.  저는 그때의 추억을, 어떤 환상적이고 꿈같고 덧없으며 둘도 없는 것으로 마음속에 계속 간직해 왔습니다.  성인이 되고 사회인이 되어 당신과 결혼하고 나서도 저는 그 추억 속에 잠기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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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서점 - 금정연과 김중혁, 두 작가의 서점 기행
프로파간다 편집부 엮음 / 프로파간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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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중혁과 서평가 금정연이 각각 네 군데씩의 독립서점을 방문하여 세미나를 갖고 이를 대담형식으로 만든 책이다.  방문했던 서점은 유머마인드, 고요서사, 책방 만일, B-Platform, 일단멈춤, 한강문고, 땡스북스, 햇빛서점, 이렇게 여덟 개.  대담형식의 책에서 느껴지는 다소 지겨움 혹은 형식으로 인해 느껴지는 덜 정리된 느낌을 빼면 꽤 좋은 기획이라고 생각된다.  서점의 대형화를 넘어 온라인으로 집중된지도 상당히 오랜 시간이 흘렀고, 지난 10년 간 전국의 서점숫자는 거의 천 단위로 줄어들었다고 하는 시대에 이렇게 자신의 꿈을 현실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참 반갑다.  비록 수입은 겨우 월세를 낼 정도이고, 실질적인 소득은 부업으로 버는 삶이지만, 그리고 어인 일이인지 이런 독립서점 또한 서울에 집중되는 중앙으로의 지향성은 좀 그렇지만, 그래도 부러운 삶.   


좀 낭만적인 얘기일 수도 있는데, 한 번 읽고 정말 좋았던 작품이 책장에 있다는 느낌만으로도 좋지 않나요?  내가 원할 때 언제든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 안심되는게 있어요...'차경희, 고요서사

--> 내가 책을 사들여 쌓아놓게 되는 이유일런지도 모를 고요서사 쥔장의 말씀.  나 역시 언젠가 읽을 것이라 생각되는, 지금 흥미를 갖고 있는 책은 가능하면 다 구해서 갖고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앞서 읽은 독서실력에서 교주가 역설한 바도 있지만, 책은 역시 갖고 있어야 하는 거다.  그러면 아무리 처음엔 별로였던 책이라도 -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전제하에 - 신선하고 몰입도가 높아지는 한 순간이 오는데, 종종 경험하는 바, 책이란 물건이 늘 신기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된다.  언젠가 셜록홈즈와 왓슨이 담소를 나누고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매서운 런던의 추위를 이겨냈을 것만 같은 아늑한 서재를 만들 것이다.  내가 열심히 살아야 하는 중요한 이유들 중 하나.



'오래된 얘긴데, 외부 친절이 있고 내부 친절이 있다고 하잖아요. 외부 친절은 손님들한테 친절한 거고, 내부 친절은 직원들한테 친절한 건데, 이 두 개가 결합되지 않으면 친절이 안 나와요...직원들이 기쁘지 않는 것이 책에 그대로 드러나요...'최낙범, 한강문고

--> 경영자나 업주가 병신 같이 느껴질 때가 있는데, 일하기 싫은 환경을 조성해놓고, 120%를 바라는 것을 볼 때가 그렇다.  예전에 다니던 회사가 딱 그랬는데, 욕심을 조금만 덜 부리는 것이 그리도 어려운 것인지는 나도 곧 시험을 받게 될 것이다.  전형적인 모습은 내부친절 100%에 외부친절 50% 정도인듯.  욕하면서 닮는다는 말도 있는데, 지금까지는 내 철학을 잘 지켜왔다고 자평한다.  



'알리딘에서 샀는지 예스24에서 샀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납니다. 옛날에 동네 서점에서 책을 사면 책에다 써 놓죠, 몇 월 며칠. 지금은 그것이 하나도 중요하지 않지만사실은 책이 가지는 고유한 특질을 더해 주는 이야기가 되는데, 그게 없어지는 거죠...같은 책을 사더라도 더 의미있는 행위가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중혁, 대담 탐방서점

--> 이건 100% 공감하는 바인데, 대략 2000년 이전까지 구매한 책들은 거의 다 어디서 언제 어떤 이유나 계기로 샀는지 지금도 다 기억하는 반면에, 그 이후의 책들은 사실 그리 의미를 두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절판된지 오래인 윌리엄 샤이러의 '제 3제국의 흥망' 셋트를 산 곳은 당시 한국에 계시던 부모님이 내가 미국에 간 후 이사한 신흥타운의 1.5.3 서점이었다.  김용 무협지의 상당부분은 희망서점에서 샀고, 협객행은 책을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당시만 해도 고등학교들이 꽉 들어차있어 많은 중간규모 이상의 서점들이 성업중이던 동인천 어디에선가 구매했다.  지금이야 한국책은 거의 온라인에서 구매하지만, 가끔 한국에 갈 때 방문한 헌책방에서 한 책은 대략 어느 서점에서 샀는지 기억할 수 있다.  요즘도 헌책을 보면, 모월모일 누가 어디서 왜 샀는지를 간략하게 적은 책이 손에 들어올 때가 있는데, 대략 온라인서점이 활성화되기 이전의 날짜가 보인다.  


의욕이 완전히 떨어진 한 주간이다.  운동도 하기 싫고 밥먹기도 싫고, 일도 하기 싫다는 것.  무엇이 문제인지 알고 있지만, 해결은 요원하다.  아...갑자기 사는게 다 지겹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난 가을남인가???  늘 가을이 되면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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