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골고루 하는 것이 좋다. 근육만 키워도 밉고, 달리기만 계속 하면 몸이 너무 가늘어질 수도 있는데 가끔 마주치는 아주 오래 잘 뛰는 노인들을 보면 그다지 닮고 싶은 모습은 역시 아니다. 해서 pre-COVID 당시 최대치로 능력을 끌어올렸을 때는 weight를 보통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하고 주말 같은 경우 달리기 + 스핀 + 줄넘기로 1500-2000 kcal정도의 수치를 올리곤 했었다. COVID가 닥친 후 gym이 문을 닫은 후 잠깐 주춤했었으나 다시 일년 정도는 훨씬 더 늘어난 걷기, 달리기, 줄넘기, 그리고 할 수 있는 최선의 근육운동으로 대략 7-80% 정도의 근력은 유지할 수 있었다. 이 당시 보통의 루틴은 새벽 다섯 시 정도에는 길을 나서 걷거나 뛰는 것으로 3-4마일을 치고 줄넘기를 하면서 조금 숨을 가다듬고 다시 근처 다운타운을 돌아오면서 커피를 마시며 걸어 오곤 했었다. 이후 출근하여 일을 하고 점심 때 정도에 할 수 있는 맨몸운동과 가벼운 덤벨 (그 정도 밖에 갖고 있는 것이 없었고 당시 모든 것이 품절이 되어 값이 올라 더 이상 구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로 3분할 정도로 매일 운동을 했고 여기에 더해 앉은 자세로 죽도를 치곤 했었다. 2021년 중반부터는 gym을 갈 수 있어 서서히 다시 다양한 무게로 운동을 하게 되었지만 또 하필이면 Asian hate으로 새벽에 혼자 돌아다니는 것이 위험하다고 판단하여 어렵게 끌어올린 cardio운동능력이 어느샌가 다 사라져버렸다. 


주로 gym에서 운동을 하는 요즘이지만 cardio는 전혀 회복을 못 하고 있어 그나마 사무실 근처를 걷는 것으로 갈음하곤 했는데 기상이변으로 3월 중순이 넘도록 폭우와 강한 바람이 계속되고 있는 켈리포니아의 봄을 지내느라 이것도 요즘은 여의치 않게 되었다. 여기에 더해서 너무도 바쁜 일정이 1월부터 계속 되고 있어 요즘 따져보면 운동량이 약 25% 정도 감소한 것으로 기록이 된다. 


COVID기간 동안 키운 맨몸운동능력이 사라지는 것이 싫고 또 이건 이대로의 재미가 있어서 바쁠 땐 하체운동의 경우 특히 사무실에서 4-50분 정도 빠르게 수행하고 있다만 역시 집에서 사무실로 매일 commute하는 시간이면 한 시간 정도 운동을 할 수 있을테니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새벽-아침의 gym운동 + 하루 중반의 추가운동으로 꾸준히 다시 수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곧 사무실계약이 만기가 되어 집 근처의 사무실로 알아보려고 하는데 management에서 매우 좋은 offer를 보내왔다. 거기에 나처럼 오래된 경우 (그래봐야 4년이지만) 1-2개월 정도는 free rent를 준다고 해서 잠깐 마음이 흔들리긴 한다. COVID당시 정착되기 시작한 remote working + 점점 더 확대되어 가는 clouding 의 도입으로 많은 중소규모의 startup들의 탈중앙, 탈사무실화가 가속되고 있는 것이 큰 이유라고 한다. 당장 내 사무실 unit 옆의 2-3000 sq ft의 startup도 재작년엔가 하루 업체가 와서 서버용 PC등을 수거하더니 모든 걸 clouding에 올린 후 사무실을 나가버렸고 내 앞의 unit (가끔 이야기를 나누던 FOX성향의 할아버지가 있던)의 회사도 아예 중간에 사람들이 사라져버렸는지 eviction notice가 붙어버린 것이다. 모르긴 해도 대충 공실율이 15-20% 정도 되는 것 같은데 office property가 soft해진 것이 이미 2018년 중반이라서 이런 현상은 당분간 계속 될 것 같다.


이 뜻은 내가 얻고자 하는 장소 또한 뭔가 가격을 낮추고 특전도 좀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결국 비슷한 빌딩들끼리 비교하면 어느 정도 가격이 낮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니까 이번에 잘 찾아서 3-5년 정도를 잡고 들어가면 좋은 가격으로 사무실을 유지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마음 같아서는 집에서 일하면서 사무실 rent를 아끼고 싶은에 아직 그 단계의 편안함까지는 못 왔기 때문에 그건 아마 좀더 미래의 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 50대 중반이 된 무렵엔 그때까지 살아남은 사무실이라면 남의 눈은 그다시 신경쓸 것 같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누가 뭐라하든 지금까지 쌓인 reputation 에 10년 정도가 더해진다면 일에 큰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매일이 계속되는 전쟁속의 전투와 전투 사이의 고요함의 반복인데 (사실 고요한 휴지기가 없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한 해의 1/4 (매번 반복되는 내 패턴이자 이 시기엔 어김없이 나오는 표현이지만)을 보내고 있다. 업무일정이 어느 정도 정해져있고 매일 하나씩 뭔가를 풀어내면서 중간 중간 갑자기 생기는 업무에 일정을 조율해가면서 하루를 보내다보면 아마 금방 4월 중순을 넘겨 한 해의 1/3이 빠르게 지나갔음을 한탄하고 신기해하며 (지난 10년이 매번 같은데 여전히 신기한 것도 이상하지만) 작년에 이어 같은 소리를 하고 있을 것이다. 


운동과 책읽기 등 여가에 할애하는 시간이 너무 부족해지고 있다. 이건 내가 새벽에 일어나지 않으면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인데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기왕 무라카미 하루키와 다치바나 다카시를 (요즘 같은 때 하필이면 왜 일본인들을 role model로 삼게된 건지) 따라가려고 하니 새벽기상과 부지런함, 계획된 하루일과는 숙명과도 같다. 하고 싶은 말은 오늘 운동을 하고 싶었는데 못 했다는 투덜거림이지만...


제목만 보면 에드거 앨런 포와 그의 이름을 일본어로 차용한 에도가와 란포의 vs 같은 책이라 착각할 수 있는데 아마 이걸 유도하지 않았을까 지레 짐작해본다. 포의 팬이라서 그의 책과 작품을 이미 여러 판본으로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책에서 '란포'에 해당하는 부분은 고작 36페이지였다는 걸 알았더라면 아무리 란포가 쓴 포의 작품해제가 궁금했어도 사지는 않았을 것 같다 (확률상 90% 이상). 어쩐지 많이 망설여지더니. 


책을 열고 즐겁게 란포의 해제를 그렇게 읽더가 43페이지 후 갑자기 포의 작품제목이 나오길래 작품별로 해제를 한 것이가 싶어 더욱 즐겁게 읽기 시작했다. 읽다보니 이미 읽은 이야기가 약간은 낯선 번역문체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워낙 읽은지 오랜된 이야기들이라서 바로 알아채지는 못했기에 계속 읽어가니 '모르그가 살인사건'의 그 유명한 문장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그때서야 해제를 끼워 넣은 포 단편집에 지나지 않은 걸 full price로 구해버린 걸 알아버린 것이다. 이때의 분노와 실망이란 정말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해제'만 짧은 책으로 엮어 팔 수는 없었을테니 출판사의 입장도 이해를 해보려고 했지만 그래도 이건 좀 아니지 싶다. 이런 책이 또 다시 눈에 띄게 되면 사기 전에 열심히 조사를 하게 될 것이다. 


지난 몇 주 전의 V. Sattui 와이너리에서의 즐거운 시간이 내 입맛을 망친 듯, 늘상 마시던 2-30불대의 와인이 더 이상 향기롭지도, 맛나게도 느껴지지 않는다. 직원의 호의와 sales skill로 예정에 없었던 tasting이 하필이면 다 reserve wine으로만 진행이 되어버린 덕분이다. 고가의 French wine을 쉽게 마시는 사람이 보면 웃겠지만 wine 한 병에 100불은 커녕 50불도 그냥 마셔버리기엔 좀 아까운 난 보통 집에서 혹은 지인들과 편한 자리를 즐길 땐 2-30불대의 와인이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요즘 이 와인이 맛이 없어진 것이다. 그렇다고 쉽게 값의 range를 올리자니 주머니도 그렇고 사실 비용도 아깝기 때문에 이건 다시 입맛이 낮은 가격의 와인이 익숙해질 때까지 어쩔 수가 없을 것 같다. '맛의 달인 70'에서 나온 위스키 이야기를 보고 나니 다양한 위스키를 마시고 싶어지는데 그나마 이건 한번에 조금만 마실 술이라서 좀 낫지 않을까 싶다. 바에서 비싸게 파는 것도 대충 1-200불 대면 거의 구할 수 있는데 와인과 달리 이건 한번에 조금만 마시는 술이라서 사무실을 옮긴 후 정리가 끝나면 조금씩 접근해볼 것이다. 


벌써 밤 8시가 넘었다. 일도 많았고 조금 전 고객의 급한 전화를 사무실에 있는 김에 응대한 덕분이다. 그래도 이렇게 열심히 일을 하고 나면 뭔가 뿌듯함이 있어 좋다. 이젠 까마득한 대학교 1학년 첫 학기때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밤 열 시에 나무향 가득한 맑고 싸늘한 가을공기를 마시던 95년의 가을밤이 떠오른다. 이젠 매일 그렇게 하면 황천행티켓을 끊을 위험이 있는 나이가 되어버렸지만 그때를 떠올리면 여전히 설레임을 느낀다. 


이렇게 늦게 들어가니 새벽운동은 물 건너 갔구나 싶다만 어쩌겠는가 삶과 일이 동의어가 되어버린 건 나만의 일이 아닐테니.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감은빛 2023-03-15 18: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지런하지 않으면 운동량을 늘리기 어렵죠. 아시안 헤이트 라는 현상 때문에 새벽 달리기를 못하고 계시군요. 저런!!

저는 겨울 내내 춥고 피곤하단 핑계로 간단한 맨몸 운동을 잠깐씩 하는 수준으로 지냈는데, 이제 날이 풀렸으니 운동해야지 마음을 먹고 있어요. 아직은 마음만. ㅎㅎ

다음주까지 정신없이 바쁜데, 그 뒤부터는 좀 제대로 운동할 생각입니다.

[포와 란포] 표지만 보고 오! 재밌겠다 싶었는데, 기대했던 내용이 아니군요. 이건 전형적인 제목 낚시네요. 책을 읽기 전에는 알기 어려운 낚시. 분노와 실망을 느끼실만 합니다.

transient-guest 2023-03-16 09:58   좋아요 0 | URL
지금은 많이 가라앉았지만 다시 러닝을 하려니 시작이 어렵네요. 늘 뭔가 하지 않으면 퇴보한다는 말을 실감합니다. 그리 오래 꾸준히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조금 안 하면 하기 싫어지는 걸 보면 그래요. 한국은 겨울엔 실내운동이 아니면 어려운 것 같습니다. 날이 너무 추워서 다칠 위험도 있구요. 봄이 오면 황사를 피해서 조금씩 하심이...ㅎ

‘포와 란포‘는 확실히 노린 것 같습니다. 이미 포의 작품을 갖고 있으면 굳이 살 것 같지는 않습니다. 몰랐으니 주문했죠...
 

코로나가 가져온 업무형태의 변화는 주로 나에게 좋게 작용했지만 remote meeting만큼은 용서할 수 없을만큼 귀찮다. 직접 만나지 않고서 일하는 것이 원래 나의 페이스였고 코로나로 그것이 더욱 정착되어 딱 필요한 시간만큼을 미팅에 할애하고 대다수의 상담이나 기초안내, 진행안내는 거의 메일과 전화로 소통하는 것이 아주 보편화된 것이 요즘. 즉, 그만큼 시간낭비를 줄이고 일에 매진할 수 있다는 얘긴데 그렇게 해도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매일을 그렇게 지낸 후 주말을 맞는 것의 반복이 2023년의 내 모습이다. 


한국의 고객들과 일하는 경우가 아주 많지는 않지만 어인 일인지 코로나로 인해 활성화된 remote meeting tool을 abuse하는 경향이 이쪽의 사람들에게는 유독 심한 것 같다. 전화로 간단하게 주고 받으면 그만인 이야기를 굳이 화상회의를 하자는 것. 글이란 것이 표정이 없어 메일로는 다 전달되지 않는 것도 있고 간단하게 풀어서 이야기하면 편한 것도 있기 때문에 고객과의 소통에는 그다지 거부감이 없는 편이지만 화상회의는 대면미팅 다음으로 시간낭비가 심한 탓에 역시 선호할 수가 없다. 도대체 전화로 10-15분이면 끝날 똑같은 이야기를 왜 굳이 얼굴을 보면서 설명해줘야 하는 걸까. 기본 30분 정도는 시간을 쓰는 것도 그렇지만 미팅을 위한 선작업까지 생각하면 황금같은 시간이 정말 그럴 필요가 없는 일에 쓰이는 것이다. 한국쪽의 일은 역시 대행사를 통해서 하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화상회의를 하면 뭔가 좀 다양하고 다채로운, 일종의 business savvy한 이미지가 있었던 건 코로나 초기의 일이고 지금은 그냥 전화나 다를 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걸 고집하니 답이 없다. 


늘 최선을 다하려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 일을 하는 이상 당연히 영리를 목적으로 하니 이익을 위해 일하는 건 당연하지만 돈이 다는 아니라서 종종 손해(?)를 보더라도 일을 깔끔하게 끝까지 매듭짓는 걸 중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쓸데없는 일에 화상회의를 하는 건 정말 싫다. 















조금씩 끝이 보이는 시리즈의 완성을 위한 여정. 내용은 처음보다는 임팩트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데 이건 긴 시리즈의 숙명이 아닐까. 무엇엔가 미치는 건 좋은데 먹는 걸 갖고 이렇게 깊은 걸 추구한다는 건 역시 사치스럽게 느껴진다. 수많은 요리와 음식블로거들 줄 살아남은 사람은 몇 안되고, YouTube의 먹방도 이제 거품이 많이 빠진 듯한 요즘. 


한 동안 여기서 나온 안주요리를 따라 만든 걸 정갈하게 차려놓고 맥주를 한 잔 마시는 걸 낙으로 삼던 시절도 벌써 5-6년 전의 일이다. 주로 와인을 소비하고 소주와 맥주는 사람들과 함께 마실 때 주로 즐기는 요즘이고 작년 건강검진 이후로는 가공육을 먹지 않기로 하여 소세지나 햄을 거의 끊은 탓에 이런 저런 소소한 즐거움꺼리가 많이 사라져버렸다. 사무실을 옮기려고 하는데 지금 물색하고 있는 후보지에는 아주 작지만 싱크대와 water가 들어오는 공간이 있어 잘하면 이런 짓(?)을 revive할 수도 있겠지 싶다. 이 만화 또한 예전같은 울림은 적지만 꾸준히 만나온 친구와도 같아서 시리즈가 나오면 금새 주문하게 된다. 언젠가 홋카이도에서 맥주도 마셔보고, 오사카의 선술집에서 취해보고, 오키나와의 해변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가볼 곳도 많고 할 것도 많은데 시간은 점점 expiration을 향해 가는 기분. 10년 간의 삶에 열심할 이유도, 조급해하는 이유도 다 여기에 있다.



reference로 가득한 책을 읽으면 항상 갖고 싶은 책이 늘어난다. 지금부터 하루에 한 권씩 읽으면 9000일 가까이 소요될 정도로 많은 책을 갖고 있는데 만화책은 금방 읽으니 좀 덜어내더라도 하루에 절대로 읽을 수 없는 두꺼운 영어책에서 늘어나는 시간이 이를 offset시켜버리니까 필경 하루에 한 권씩 읽어도 20년은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도 책을 자꾸 더 사들이는 건 읽기 위함인가 모으기 위함인다. 내가 혹시 저장강박증이라도 있는 건지. 


SF를 완벽하게 정의하는 건 불가능하다. SF와 판타지, 호러, 미스테리 등등이 버무려져 있는 것이 태반이라서 더더욱. 그러니까 뭔가 정의하고 틀을 씌우기 보다는 그저 즐겁게 읽는 것이 낫겠다. 어릴 때부터 SF를 좋아했고 지금처럼 잡식으로 마구 읽는 것이 삶의 낙인 난 그렇게 믿는다.




이런 클래식한 일본추리소설을 좋아한다. 단편이면 더더욱. 짧지만 알차고 기발한 이야기를 여럿 한 권에 담아주니 그럴 수 밖에. 하지만 일본소설을 읽다보면 종종 느끼는 바, 관동대지진 후의 조선인 대학살에 대한 무지인지 외면인지 모를 ignorance가 무척 bother된다. 일본의 나쁜 모든 것들이 버무려진 것이 그들이 조선강점과 조선인들을 전쟁에 끌고 간 것, 일자리를 준다고 속였거나 강제로 끌고가 노동착취 및 성노예로 삼은 것, 학살한 것 등등을 대하는 그들의 자세가 아닌가 싶어 책을 읽다가 한 대목에서 관동대지진 때의 이야기 (비록 스토리의 배경 정도였지만)가 나온 후 계속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작금 개판이 되어버려 국지전으로 나아가는 듯한 무뇌충의 한국이 걱정될 뿐이다. 2찍들아 행복하냐? 




평생 일제의 만행을 알리고 친일파들의 죄상을 밝히기 위해 노력해온 정운현씨가 이낙연의 경선탈락 후 뜬금없이 윤석열을 지지하고 나선 작년의 일을 기억하는지? 정운현씨에게 묻고 싶다. 아직도 그 마음 그대로 윤석열을 지지하냐고. 당신이 지지한 윤석열이 어떤 인간이지 몰랐냐고. 이 개같은 일에 손을 거든 그대는 그대의 선택에 따른 지금의 모습이 맘에 드냐고. 


계속 비가 온다. 3월이면 봄인데 밤의 기온은 마치 11월 말의 겨울 초입과도 같다. 덕분에 오늘은 움직인 총 거리가 0.6마일 밖에 안된다. 일이 바쁘기도 했고 어깨가 아파서 다시 등/이두-하체로 운동을 줄인 탓이기도 하다. 물만 먹어도 찐다는 말처럼 그냥 몸이 불어나는 느낌이다.


4월부터는 좀 나아지려나?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양이라디오 2023-03-10 16: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9천권이나 있으시나요? 책은 아무리 읽고 아무리 사도 끝이 없는 거 같습니다ㅠ

책의 세계는 무엇보다 방대한 거 같습니다. 그만큼 역사가 길어서 일까요?

transient-guest 2023-03-11 02:37   좋아요 1 | URL
네 진짜 끝이 없어요. 책에 대한 책을 읽으면 모르는 책에 대해 궁금해지고 또 장바구니에 담고 하네요. 읽는 행위? 지의 추구? 가장 오래된 entertainment중 하나라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어요.

stella.K 2023-03-11 1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9천권이어요? 작년인가, 재작년에 5천권 이라고 하지 않으셨나요?
1년이면 천권씩 사시는가봐요.^^;;
근데 하루에 한권 가능한가요? 가끔 그런 사람있던데
완독 아니라 발췌독이나 속독 뭐 그런 건가 싶기도 해요.
저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재밌을 것 같네요.
t-g님 서재 아니었으면 몰랐을 뻔했네요. 저도 언젠가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transient-guest 2023-03-11 15:07   좋아요 1 | URL
2019년 새 사무실로 이사올 무렵 책을 좀 정리하고 대충 7000권대였으니 4년 남짓한 시간에 그리 늘어났네요
산 책을 다 읽지는 못하고 나중에 보려고 모으는 경우도 있으니 매일 한 권 보는
건 아닙니다 사실 영어책은 1000페이지 넘어가는 것도 많아서 더더욱 불가능하죠 속독은 할 줄 모릅니다 그냥 책읽기가 몇 개 안되는 낙입니다 ㅎㅎ

yamoo 2023-03-12 15: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트랜스 님 책이 1만원 가까이 되시나보네요...
책이 늘어남은 정말 어이할 수가 없어요..ㅜㅜ
버린다고 버리고 기증하고...그럼에도 계속 사는 행태를 반복해요..ㅜㅜ
하루만에 읽을 수 있는 책이 있고 며칠 걸리는 책이 있죠.
원서는 100여 페이지라도 문학은 읽어내는 게 너무 느리고 힘들어요~

transient-guest 2023-03-13 01:22   좋아요 0 | URL
저도 많이 노력해서 좀 치우고 나서는 버릴 책은 안 사려고 노력해요 근데도 계속 늘어나니 3년 정도면 아마 만 권 정도 갈 것 같아요 그저 제가 다 못 읽고 가도 누군가 읽어주고 이어주기를 바라면서 그리 살고 있습니다 영어책은 여기서 오래 산 저도 읽는 속도가 느려서 오래 걸리네요 ㅎ
 

뭔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것이 꿈이든 구체적인 계획이든 종종 글로 쓰고 보면서 계속 remind를 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느낀다. 자계서에서 흔히 데우스 마키나 수준으로 맨날 언급되기 때문에 식상한 이야기지만 실제로 지난 17년의 삶을 돌아보면, 변호사로 늦게 시작한 사회생활 초년생시절 막연하게 생각하던 많은 것들을 이뤘거나 비슷한 지점까지 도달한 지금의 내가 보면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다. 


지금도 종종 생각하는 것들, 이루고 싶은 것들, 그저 막연한 많은 것들에 대해 끼적대는 note가 있다. 그런데 금년에 와서 note를 작성한 것이 1월 2일이고 오늘 간만에 note를 펴니 2월 21일이 되어 있다. 시간이 빠르다고 매년 불평할 수 밖에 없다. 마흔 다섯에서 쉰에 이르는 건 마흔에서 마흔 다섯까지의 시간의 흐름과 아주 많이 다르다. 노화도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되는 듯, 불과 2019년 어느 즈음의 사진과 지금의 모습은 아주 많~~~~이 달라 보인다. 


연휴였던 월요일을 이용해서 일요일에 Santa Rosa에서 다음 날에는 Napa Valley의 winery로 일정을 잡고 짧은 여행을 했다. Santa Rosa에도 winery가 몇 개 있었지만 영 분위기도 별로였기 때문에 그나마 Charles M. Schulz Museum을 들린 것이 사실상 그날 여행의 전부였는데 스누피를 좋아했지만 작은 박물관에서 잠깐 시간을 보낸 것으로 더 할만한 것도 볼만한 것도 없었다. 스누피를 추억하는 건 대다수가 어른들인지 아이들보다 나이를 지긋하게 먹은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았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Salinas의 John Steinbeck 기념관도 그랬지만 이런 곳은 다시 활성화되기 어려운 것 같다.


월요일은 집에 돌아오는 길을 Napa Valley방향으로 돌아오면서 winery 한 군데를 들렸는데 그 전에 일단 Gott's란 곳에서 햄버거로 아점을 먹었다. 11시 open에 맞춰 갔기에 기다리지 않고 식사를 했는데 먹으면서 보니 어느새 줄이 엄청 길게 들어서 있었다. Napa Valley - 나파, 욘트빌, 세인트 헬러나, 칼리스토가, 그리고 소노마를 싸잡아서 보통 그리 부른다 - 답게 어디서나 house wine과 맥주를 팔고 있었기에 주변에서 햄버거에 와인 한 잔을 곁들인 걸 많이 보았다. 


우리가 간 곳은 V. Sattui winery. 이탈리아 이민 3세인 다리오씨가 버클리를 졸업하고 건축으로 돈을 좀 벌고나서 처음 만든 winery가 이곳이다. 이곳의 성공을 토대로 평생의 꿈인 이탈리아 르네상스 양식의 성을 짓고 winery를 만든 곳이 Castello Di Amorosa인데 이곳을 짓다가 사실 파산할 뻔했다고 한다. 다행히 투자자를 끌어들여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했고 지금은 두 군데 모두 상당히 잘 나가는 winery로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COVID-19이후 casual한 tasting은 거의 없어지고 모두 예약제로 바뀌었고 따로 예약도 없이 가서 그냥 와인만 사오려고 현장에서 time을 잡지 않고 들어가서 둘러보다가 tasting table에서 몇 가지를 물어보게 되었다. wine을 살 사람이라고 봤는지, 이젠 나이가 들어서 어느 정도 돈을 쓸 것 같아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대뜸 tasting을 offer하더니 첫 잔에 두 종류의 보통 wine을 따라주었다. 맛이 괜찮은 편이라서 몇 병 사려고 들여다보니 본게임을 시작하는 듯, 프리미어급의 와인을 계속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닌가. 병입부터 다르게 포장되는 이런 와인은 방식과 보존에 따라 2-30년 혹은 50년도 넘게 숙성이 가능하다고 한다. 


맛도 좋았고 흥미가 나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vertical tasting이라고 해서 같은 에티켓의 다른 빈티지를 한 잔씩 따라주는 것이었다. 즉 모든 것이 동일한 각각의 와인으로 2013년산, 그리고 2018년산을 나란히 놓고 하는 tasting이었다. 이제까지 해보지 못한 꽤 호사스러운 방식으로 비교를 하니 그 차이가 확연했다. 


결과적으로 친절한 직원의 응대와 급격히 올라간 프리미엄급의 와인에 대한 흥미에 원래는 중가의 와인으로 대략 일년치 최하회원자격을 얻으려고 했으나 같은 예산으로 좋은 와인을 여섯 병 사는 걸로 V. Sattui와의 인연을 시작했다. 같은 오너의 다른 와이너리의 와인을 마셔보는 건 상당히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빈티지에 따라 같은 와인도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일단 오래 보관하려면 값이 좀 나가는 걸 사야 맞다. 예전에 선물로 받은 2006년 빈티지의 와인을 오늘 찾아보니 당시 시가가 100불대였는데 지금은 소매가는 400불 정도로 검색된다. 편하게 마실 와인은 Costco에서 10-20불대의 와인도 많이 있으니 그렇게 하고 가끔씩 좋은 와이너리에서 좋은 빈티지의 와인을 구해둘 생각이다. 50년을 묵혀봐야 남 좋은 일만 될 것이니 적당히 숙성시킨 후 마시거나 되팔아도 좋겠다.


V. Sattui: https://www.vsattui.com/

Castello Di Amorosa: https://castellodiamorosa.com/ 


주말에 읽은 두 권. 각각 서점을 무대로 한 책인데 하나는 해피하고 하나는 아름답지만 무척 현실적인 엔딩. 


'리빙스턴 씨의 달빛서점'에서 자극을 받고 The Lord of the Rings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합본을 조금 읽다가 빡빡한 문장에 질려 내려놓은 후 21년이 지난 지금 보니 이렇게 멋진 이야기를 이다지도 쉬운 단어를 사용해서 문장을 지어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그간 단어를 더 많이 알게된 건 아니고 그냥 읽는 힘이 조금 더 나아진 것 같다. 소위 말하는 SAT단어는 거의 볼 수 없고, GB작가 특유의 까다로운 문체나 단어가 나오지 않는다. 술술 읽어나가니 벌써 거의 첫 번째 The Fellowship of the Ring 100페이지를 금새 읽어버렸다. 


'섬에 있는 서점'에서는 딱히 영감을 받은 책이 없으나 책의 플롯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에드거 앨런 포우의 작품이 나온 것이 특별했다. 















셋 다 좋은 책. 최성각선생의 생태주의는 내가 따라할 수는 없는 삶을 방법이지만 늘 존경할 수 밖에 없다. '고바야시 서점'은 잔잔하니 좋은 이야기를 주었기 때문에 추천할 수 있다. '옛날 영화...'는 따로 후기를 남겼다.


열심히 일할 힘을 받고 또 하루를 보냈다. 종종 여행을 떠나야하는 이유를 새삼 생각하는 기회가 아니었을까. 


이번에 사온 와인은 모두 옷장 깊숙히 숨겨놨다. 10년 정도 있다가 이번의 여행과 오늘을 추억하면서 한 병 열어볼까 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yamoo 2023-02-22 1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생각에 그쳐서만은 안될거 같아요. 실행력이 가장 중요한 듯합니다. 무조건 액션을 취해야해요. 그래야 뭔가가 이루어지기 시작합니다~~

서점을 무대로하는 책들도 꽤 되는 거 같아요. 위에 소개해 주신 책들은 몰루는 책들인데 한 번 구경하고픈 생각이 듭니다. 잡화점을 배경으로 한 책도 베스트였는데요 뭘~~ㅎㅎ

transient-guest 2023-02-22 10:30   좋아요 0 | URL
저는 그런 의미에서도 쓰는 것은 중요한 시작이자 constant reminder라고 생각합니다.지금도 생각하는 것들을 종종 짧게라도 쓰고 또 쓰고 합니다. 실행에 옮기는 건 사실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서 지금은 생각하지도 않는 요소지만 확실히 자계서 같은 곳에서 너무 ‘꿈‘, ‘희망‘ ‘wishing‘ 이런 것들에만 치중하는 것 같기는 합니다. 액션은 default값으로 넣고 볼 때 뭔가를 계속 쓰고 또 들여다보는 것의 중요함이 있다고 봅니다.

서점이나 책을 소설로 다루는 건 꽤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종종 보는데 이렇게 구해서 읽게 되네요. ㅎ

 

윤달이 낀 이번 해에는 겨울이 한 달 더 지나간다고 하더니 아니게 아니라 해가 쨍쨍하던 날에 갑자기 바람이 불더니 구름이 끼고 비가 내린다. weight training을 쉬는 오늘, 주차장이라도 열심히 걸어다닐 생각이었으나 바람 많은 추운 날씨에 비까지 와버리니 그저 사무실에 처박혀 일을 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작년 연말의 지독했던 burnout이 어느 정도 가셨는지 2023년 새해라고 1월부터는 pace가 상당히 좋아진 덕분에 매일 바쁘게 하나씩 케이스를 끝내고 어느 정도는 계획하는 대로 일을 밀어내고 있다. 일단 1월과 2월의 회사실적도 나쁘지 않아서 필요한 지출이 차례로 나가도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고 심지어 충동적인 책 구매를 이어갈 수 있으니 계속 이렇게 이어지면 최소한 재정적인 면에서나마 마음을 좀 편히 가지련만. 늘 adventure 게임이나 RPG에 가까운 것이 자영업이라서 좋을 땐 좋아서, 나쁠 땐 나빠서 조마조마한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우연찮은 득템. 근 10년 전엔가 LA의 알라딘중고서점에서 보고 구매를 망설인 것을 후회하면서 지낸 시간을 견디고 드디어 내 손에 들어올 예정. 이로써 한국어로 번역된 다치바나 다카시선생의 책은 모두 구했다고 볼 수 있게되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함께 나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친 선생의 책을 한국어로 나온 것이나마 모두 갖게 되어 기쁘다. 무라키미 하루키의 꾸준함과 성실함, 다치바나 다카시선생의 지에 대한 꾸준하고 끈기있는 추구, 이 두 가지를 삶의 지표로 삼아 살아가는 semi-다독가이자 장서가인 나에게 이번의 득템은 큰 의미가 있다. 2021년에 타계한 뒤로 몇 권인가 책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나왔지만 아마 다시 새로운 책이 나올 것 같지는 않은 작가라서 더더욱. 요즘도 가끔 지치면 선생의 서재그림이나 사진을 뒤적거리면서 힘을 받곤 한다. 역시 지칠 때 가끔씩 펼쳐보면 힘이 되는 하루키와 함께 내 지적 생활의 양대지주라고 할 수 있다. 중고로 구해서 상태를 알 수 없지만 그저 읽을 수 있는 수준이면 큰 불만은 없을 것이다.


셜록 홈즈의 이야기는 코너 도일의 원전 외에도 정말 많은 작품이 있다. 늘 같은 패턴이지만 작품의 시대 그 자체를 사랑하는 semi-셜로키언임을 자부하는 나는 기회가 되면 내 눈에 들어온 팬픽스러운 작품들을 구해 읽곤 한다. Val Andrews의 작품들보다는 캐릭터구상이나 홈즈의 어투가 authentic하지는 못하지만 홈즈와 왓슨, 이들 단짝의 221B Baker Street 생활을 다른 버전으로 새롭게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느낄 수 있으니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읽기에 딱 좋은 단편소설 네 편 정도로 구성된 한 권으로 천천히 즐겁게 음미하며 읽어냈다. Vol. Two가 있길래 마침 줄이 닳아서 끊어질 지경인 줄넘기를 새로 주문하면서 얼른 주문했다. Val Andrews의 경우 작품이 무척 많지만 구할 수 없는 것들이 더 많기에 당분간은 Denis O Smith의 단편집으로 만족해야 한다. 




헌책방을 운영하면서 생활하고 있는, 그 어려운 두 가지를 심지어 멀쩡하게 다니던 직장을 던지고 이뤄낸, 그리고 이어가고 있는 기인과도 같은 윤성근작가의 최신작. 헌책에 새겨진 글과 낙서, 이에 얽힌 사람의 이야기. 모자를 쓰고 선글라스를 끼면 영락없는 김루트로 변하는 탓에 요즘 종종 김루트씨냐고 사람들이 물어본다고 하는데, 사진을 보니 진짜 비슷하긴 하다. 


동경하기는 하지만 갈 수는 없는 삶이라서 이 작가의 책은 나오면 바로 읽는다. 요즘은 좀 덜 한 것 같지만 예전에는 책 선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특별한 의미를 담아서 줄 땐 글을 적어서 마음을 함께 전달하곤 했던 기억이 이 책에서 소개된 '낙서'를 통해 다시 떠오른다. 옛날엔 다들 나이를 빨리 먹었던지 2-30대의 글이라고 보기엔 너무 mature한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반대로 요즘은 다들 나이를 거꾸로 먹는 듯, 어른의 말투나 어휘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헌책과 책방에서의 이야기를 이렇게 주기적으로 엮어내니 그저 즐겁고 고마울 뿐이다.


끼적거리기 시작한 건 오후 네 시가 조금 못 미친 시간이었는데 이제 여섯 시가 다 되어 간다. 날이 궂어서 그런지 인터넷도 뭔가 꾸물거리는 듯, sync가 자꾸만 끊어지는 것이 영 맘에 안 든다. 


나도 빌딩 하나 짓고 거대한 진돗개 그림을 그려서 외부를 장식하고 책과 미디어에 둘러싸인 공간을 만들면 좋겠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3-02-16 0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드디어 모두 갖게 되셨다니 축하드립니다. 절판된 책이 있으면 해외에서 이렇게 한글로 된 책을 다 모으는거 진짜 쉽지 않으셨을텐데 말이죠. ^^
윤성근작가의 책은 저도 헌책방 기담 수집가 읽었는데 재미있고 좋더라구요. ^^

transient-guest 2023-02-16 02:50   좋아요 1 | URL
알라딘의 database에 근거한 것이지만 다 모은 것 같습니다. 한국출판시장에서는 책이 너무 빨리 절판되거나 품절이 되기 때문에 출간 후 3-4년만 지나도 구하기 어려워지는 책이 많습니다. 심지어 시리즈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간의 책이 사라지기도 하더라구요. 그런 의미에서 참 기쁩니다. 윤성근작가의 책도 처음부터 꾸준히 모아서 읽곤 합니다. 늘 흥미진진합니다.ㅎ

고양이라디오 2023-02-23 1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치바나 다카시와 무라카미 하루키 제 최애 작가들인데 겹쳐서 너무 반갑습니다^^b

transient-guest 2023-02-23 11:13   좋아요 1 | URL
제가 지의 추구를
넘어 삶을 살아감에 있어 닮고 싶은 분들입니다 ㅎㅎ 반가워요

고양이라디오 2023-02-23 15:56   좋아요 1 | URL
저도 다치바나 다카시씨 책은 거의 다 구입해서 읽은 거 같아요ㅎ

반갑습니다^^

yamoo 2023-02-24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치바나 다카시의 번역서를 모두 모았다는 거에 경의를 표해드립니다!! 다작의 작가인데...이 번역본들을 모두 컬렉션하셨다니 대단하십니다! 계속 책을 내는 작가라 계속 컬렉션해야될 듯합니다..ㅎ

저는 박이문 선생의 책을 모두 모았는데, 나중에 전집이 출간됐더라구요. 근데 단행본들중에서 전집에 빠진책들이 있어 여러 출판사 단행본을 모은 보람이 있습니다..ㅎㅎ

다작의 작가는 정말 컬렉션하기 곤란합니다. 그래서 저는 밀도가 높지만 많지 않은 저작을 남긴 저자들의 책을 컬렉션하길 즐깁니다. 대표적인 예가 베르그손과 스피노자 그리고 비트겐슈타인이죠..ㅎ이 사람들 번역본은 모두 컬렉션 마쳤습니다!
 

언제나 다 읽을 수 없는 만큼의 책을 갖고 있으면서도 새로운 책을 찾아다니고 장바구니에 넣었다가 하나씩 구매하곤 한다. 일종의 병적인 집착이 아닐까 의심해보게 되는데 올해의 첫 주문에 따라 여러 권의 책이 도착했음에 절로 드는 생각이다. 


언제부터인지 읽은 책에 대한 이야기를 쓰지 못하고 읽고 있는 책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다. 한 권을 다 읽어내는 속도가 현저히 떨어진 것은 집중력의 저하와 바쁜 일정의 탓만 하고 있기에는 심각한 수준이라서 걱정을 하고 있다. 머리가 점점 더 새로운 걸 밀어내고 거부하는 것은 아닌지. 어떤 노년의 현상이 일찍 시작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When Blood Lies'를 겨우 다 읽은 것이 어제였으니 이번 해의 시작은 처참하다고 할 수준이다만, 그래도 책이 있으니, 계속 읽어가야 한다. 일과 삶에 매여 세상을 내 눈에 담아보는 새로운 삶의 시작은 아직도 저 멀리 있기 때문에 책을 읽는 것으로 빛의 속도보다 빠른 정신의 속도로 바깥세상과 온갖 사유속을 떠도는 것으로 갈음해야 한다. 


천천히 읽어가고 있는 여럿의 책무리에 다음의 두 권이 더해지는 오늘이다.


살던 집에서 쫓겨난 그레이스는 친구 비브와 함께 런던에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한다. 하필이면 2차대전이 시작된 1939년의 어느 날. 뭔가 희망이 가득, 소박한 전전의 일상의 엿보는 기대, 거기에 여성에 젊고 가난한 이에겐 특히 덜 friendly했던 시기 두 여성이 런던을 살아나가는 이야기에 대한 기대를 가득히 담고 읽기 시작했다. 아직 줄거리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다.


2차대전을 여성의 관점에서 바라본 책을 접한 기억이 없다. 참정권의 확대라던가 사회에서의 위치상승 등의 이야기가 아닌 1939년에서 1945년을 살아낸 이야기. 어쩌면 이 책에서 서점의 이야기와 함께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김초엽작가의 소품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딱 한 단원을 읽은 후의 감상이다. 글과 책을 이야기함에 있어 사람마다 의견이 다른 이슈가 있으니 문창과의 유행과 '천편일률'적이라는 평을 듣고 있는 technically flawless하지만 soul이 없는 글쓰기기술의 범람에 대한 그것이다. 내 의견은 그리 중요하지 않고 기실 이건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라고 보니 이만하고. 


김초엽작가의 academic background는 그래서 더욱 소중한데 이런 멋진 작가가 SF작가여서 너무 좋다고만 해두자. 앞으로도 내 주머니에서 한 푼이라도 좋은 글을 쓰는데 보탬이 될 수 있기를. 한국형 SF의 무궁무진한 발전을 기원하며 웹소설말고 진짜 좋은 추리소설도 많이 나오기를 바라면서.



오늘은 조금 일찍 퇴근할 생각이다. 1월을 열심히 산 덕분에 2월 중으로는 밀린 많은 일을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일에 끌려가지 말고 일을 끌고가는 일정으로의 전환아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간만에 가져본다. 


내일까지의 일정을 잘 소화하는 것으로 좋은 마무리를 힘차게 1월을 마쳤으면 좋겠다. 비록 내가 스스로에게 준다고는 해도 어쨌든 말일은 월급날이 아니겠는가. 사실 아무런 의미가 없는 객쩍은 소리에 지나지 않겠지만 아무튼. 


이번 해에 들어와서는 평일 오후 네 시까지는 모든 업무를 마치고 퇴근까지의 두 시간은 온전히 독서에 바치고자 작년 (벌써!) 12월에 계획했었는데 1월 중 그걸 지킨 날은 하루도 없다. 2월 중에도 가능할지 의문인데 이렇게라도 해서 매일 일정한 양을 꾸준히 독서에 할애하고 싶은 마음이다. 아니 일종의 desperation이 형상화된 것. 오늘은 그냥 퇴근을 조금 미루고 책을 들여다보고 있다. 어차피 요즘 저녁 일곱 시 이후의 퇴근이 잦았으니 이대로 일근육을 늘려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