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딱 목요일부터 오늘 목요일까지.  한 바퀴를 돌았음에도 불구하고 낮아진 업무의 집중도가 좀처럼 회복이 되지 않고 있다.  새벽 4시에 일어나는 건 변함없이 시도되고 있는데, 막상 일어났어도 무엇인가 뚜렷하게 할 일을 생각하지 못하면 다시 누워버리고 눈을 뜨면 6-7시가 된다.  그나마 새벽운동을 하는 날에는 잠깐 있다가 gym이 문을 여는 5시에 맞춰 나가는데, 새벽운동을 거르는 날에는 아직 명확하게 오전의 목표를 잡고 할 것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탓이다.  지나고 나면 이런 신간에 책이라도 열심이 읽었더라면 하고 후회를 하지만 그래도 일하는 시간이라서 글이 눈에 들어오지는 않고 계속 펼쳐놓고 앉아서 미루고 있을 뿐이다.  


그냥 저냥 큰 감흥은 없이 읽은 책. 차분히 앉아서 책에서 가르치는 걸 따라할 여유도 없었으니 더더욱 책과 공감하지 못했다.  오컬트와 동물애호의 그 사이 어디엔가 있을 animal communication이라는 것도 결국 영매의 영역이라 생각되는데, 책에서 다룬 사례나 등장한 사람들을 보면 일종의 정신문화적 오리엔탈리즘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한창 이들이 유명하던 시절의 TV방송을 본 것도 아니어서 더욱 그랬는지 모르겠다.  읽으면서 거의 3년 전에 돌아간 미미, 그 전에 2010년에 간 따똘이, 그리고 2009년에 간 달래 생각이 많이 나더라.  이제 많이 늙은 진주도 물론.  그저 사람이나 동물이나 곁에 있을 때 잘하고 볼 일이다.  동물과 늘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 이런 걸 try해보고 싶기는 하다.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생각은 하니까.  비록 그것이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는 영역이라고 해도.  


책은 알라딘에서 보고 굳이 한국어로 읽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에 BN에서 구입해서 조금씩 파봤다. 앞서 짧게 썼듯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무엇인가 뚜렷한 하루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 그 하루의 행위가 모아지면 보다 더 긴 안목으로 만들어갈 것을 이룰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것이 내용의 골자. 꼭 아침이어야 할 필요도 없고 특정한 시간이 중요하다기 보다는 자신의 하루에서 가장 일찍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을 정해서 깨어나기 시작하는 것, 그리고 그 시간을 매일 일정하게 필요한 업무나 공부를 수행하는데 사용하는 것에 방법론적인 의미를 둔다.  지난 주부터 계속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은 regular하게 정착하지 못한 습관이다.  일단 아침에 일어나는 건 쉽지만 다시 잠들지 말아야하는데, 아침시간을 잘 쓰기 위한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평가.   


어쩌다 이런 책들을 읽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들고, 정독에 대한 중요성을 새삼 발견하기도 했다.  여전히 독후감수준의 후기를 쓰는 정도에서 멈춰있는 나의 '서평'이라는 것에 대한 실망도.  줄거리가 아주 짦게라도 요약이 되어야 하는데, 이걸 제대로 안 한지도 오래되어 기억하던 만큼 쉽지 않다.  서평 쓰는 법은 다시 한번 읽어도 좋겠는데, 무엇보다 삘이 좀 받아야할 것이다.  지금의 머리로는 건성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99%.  유유의 책은 예쁘다.  


하루를 겨우 마무리하고 집에 돌아가면 같은 저녁시간의 패턴으로 밤을 기다린다.  과거와 미래만 보면서 살아온 것 같아 삶의 피곤을 많이 느끼는 요즘이다.  가을이라서 그러는건지 나이가 들어서인지 알 수 없지만, 그리고 요새 특히 자주 이야기하지만, 새로운 전기가 절실하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실 2017-10-06 1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유 책 깔끔하죠.
새벽 네시라...5시 운동도 대단하세요.

transient-guest 2017-10-07 02:46   좋아요 0 | URL
노력하는거죠. 근데 요 2-3일간은 4시에 일어나긴 했는데 execution에 문제가 있었네요. 주말부터 다시 시작.ㅎ 요즘은 유유 책처럼 예쁜 문고본 사이즈가 좋더라구요.

cyrus 2017-10-10 2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에 <TV 동물농장>에 하이디라는 이름의 애니멀 커뮤니케이터가 나온 적이 있어요. 과학으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정말로 신기한 능력이었습니다.

transient-guest 2017-10-11 03:08   좋아요 0 | URL
정말 그랬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YouTube에서 클립만 봤는데, 일본에서 붐을 일으키고 한국에서도 방송을 탄 것 같더라구요. 과학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능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