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을 구조하고 안전을 끝까지 책임질 사람들이 가장 먼저 탈출한 것은 큰 죄다. 하지만, 유사언론의 선동에 넘어간 마녀사냥은 자제했으면 한다. 이 비극의 발단은 결국 이명박 정부 하에서 벌어진 수 많은 규제완화가 아닌가? 일본에서는 만들어진지 20년이 되는 선박은 폐처리한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규제완화로 인해 여기서 10년이나 늘어난 30년이 선박의 법정수명이 된 것이다. 그 결과 건조된지 18년된 배를 사들여 무리하게 증축/개조한 것이 세월호이다. 정확한 원인은 철저하게 규명해야 하겠지만, 무분별한 규제완화가 그 시작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여기에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 전문의식부재, 그리고 그 정점에 있는 부패하고 안일한 행정이 사형대에 올라야 할 이번 참극의 주원인들인 것이다.
자꾸만 선장에게 주의를 돌리는 주요유사언론의 행태가 불쾌하다. 이미 고발뉴스에서 보도된 바 현장에서의 무능과 태만, 그리고 눈가리기는 심각한 듯 하다. 여기에 박근혜씨의 현장방문으로 촉발된, 비극에 숫가락을 얹고자 달려드는 쓰레기 같은 정치인들의 방문으로 인한 인력낭비까지 하나도 제대로 된 것이 없다. 이것이 부정한 방법으로 정권을 얻은 자들의 행태가 아닌가 싶다. 여기에 이 비극이 행여나 선거에 영향을 줄까 두려운 나머지 6-4선거를 연기하자는 이야기를 솔솔 피우고 있다.
불과 한 달 전인가 박근혜씨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번영의 적이라고, 개처럼 달려들어 해결해야 한다고 짖었던 바 있다. 그렇게 풀린 규제는 강을 썩게 만들고, 국가방어와 공적인 안전을 무시하고 롯데월드 2차를 짓게 만들었으며, 이번 비극의 직간접적인 원인이 되었는데도 그렇게 짖을 것인가?
한국이 살만하다고 떠들어댄다. 원래 그렇다며 참아야 한다고도 한다. GDP가 어떻고, 국가위상이 어떻고, 그렇게들 떠들어댄다. 그럼 하나만 묻자. 그렇게 살기 좋은 대한민국이 왜 국가부패율과 자살율 톱을 달리고, 같은 시간에 언론자유와 인권은 rock bottom을 달리는가. 그렇게 살기 좋은데 왜 한번 외국에 나오면 들어가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가. 그렇게 살기 좋은데 왜 못나와서 안달인가. 알고 싶다.
정치인만을 탓할 수는 없다고 한다. 그들을 뽑은 사람들을 탓해야 한다고. 하지만, 오늘만큼은 정치인들만을 탓하고 싶다. 어쨌든 그들을 뽑은 민의는 좋는 것을 바라고 - 설사 그 판단이 어리석었다 해도 - 그들을 지지한 것이기에.
계속 늘어나는 사망자 숫자. 그 추운 바다에서 떨고 떨었을, 최후의 순간까지 두려움으로 산소부족으로 그렇게 고통을 받았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너무도 무력한 나 자신에 화가난다. 하루 종일 가슴이 먹먹해서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