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으면서 시간이 빨리 간다는 사실을 매년 새롭게 실감하고 있지만서도 이번 2019년은 또다른 느낌으로 무척이나 빨리 흘러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휴가를 다녀온 것이 엊그제 같고, 지인의 결혼식에 다녀온 것이 고작 2주 밖에 안됐는데 벌써 4월 1일, 금년의 1/3에 접어든 것이다.  현재까지의 독서현황은 55권. 매달의 기본조건인 20권에 계속 미달하고 있으니 매달 보충할 양이 늘어만 간다.  


원했던 장소는 잃었지만 어쨌든 새로운 장소를 이번 주 목요일이면 계약을 하고 4월 중순부터 2주간의 moving time을 거쳐 5/1이면 정식으로 새로운 장소에서의 계약효력이 발생한다. 한 동안은 기존의 주소지를 사용하겠지만, 5월 중으로는 가급적 기초적인 셋팅을 끝내고 밀린 홈페이지 업데이트와 VoIP업체를 통한 전화번호발급을 미래지향적으로 언제든지 쉽게 넓혀갈 수 있는 수준으로 진행할 생각이다.  정리만 잘 되면 내 집은 아니지만 그래도 넉넉한 공간의 서재가 함께 탄생할 수도 있는데, 덕분에 간수하고 있는 짐이 단촐해지는 효과가 있어서 생활공간을 옮겨다니거나 새롭게 구성하 때 보다 더 간단하고 깔끔한 준비가 가능할 것이다.  


주문한 책들 중에서 천병희선생의 원전번역 그리스 비극 전집세트가 있는데 이것으로써 선생의 원전번역은 다 구한 것 같다. 읽은 건 '게르마니아'와 '타키투스'가 고작이지만, 모으겠다고 생각하고 약 7-8년이 걸린 대공사라서 이제부터는 조금씩 읽으면서 즐기면 되겠다는 생각이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으로는 박종현선생의 책이 같은 것들을 다뤘는데 지난 번에 '겨울서점'에서 추천을 받아서 몇 권을 구했고, 이 분의 책도 다 구할 생각이다.  아무래도 공부를 위한 책이라서 조금 더 딱딱하다고도 하는데, 어쨌든 관련분야의 전문가의 책이니 구해서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기실 천병희선생은 독어독문박사출신으로써 희랍철학과 문학을 더 공부하기는 했지만 굳이 구별하자면 번역전문가에 가깝고 박종현선생은 철학을 가르치는 분으로서, 그리고 서양철학이 결국에는 희랍철학에 기초했다는 전제로 조금 더 전문가에 가깝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두 분의 책을 모두 구해서 비교하면서 읽으면 괜찮을 것이다.  이 외에도 읽을 책이 널려 있으니 심심할 틈은 없고 지겨우면 지겨운대로 다른 책으로 옮겨다니면 되니, 잘 정리해놓으면 일도 하고 책도 읽으면서 내 공간을 넉넉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김갑수씨가 늘 말하지만 남자는, 아니 모든 사람은 각자 자기만의 놀 공간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부부 각각 따로 공간을 마련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니 일본처럼 부부가 각자 따로 방을 쓰면서 서로를 방문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고 생각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이 또한 현실이니 자영업자인 나는 사무실이 내 놀이터라서 그나마 다행이 아닌가.


비용이 갑자기 더 늘어나는 건 반대급부지만 그만큼 더 열심히 벌고 시간을 잘 쓸 수 있을테니까, 즐기자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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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04-02 2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무실을 놀이터로 만들 수 있다니, 그 점이 참 좋네요! 제 경우엔 월급쟁이라 감히 꿈도 꿀 수 없는데 말이죠. 어디든 자신만의 놀이터를 만들어두는 건 중요한 것 같아요.

transient-guest 2019-04-03 02:14   좋아요 0 | URL
달리 방법이 없어요. 은퇴하더라도 자기 사무실은 계속 꾸려야 이런 것도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월급쟁이는 그대신 매달 월급이 보장되잖아요...ㅎ-_: 뭐 전 이젠 남의 일은 못 할 것 같습니다만...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