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은 걸 밝히지 않고 말하자면 어쨌든 3월은 일년에 한번씩 돌아오는 일종의 특수로 인해 내 분야에서는 모두 바쁜, 아니 바쁘길 원하는 한 달이다. 작년보다는 조금 나아져서 금년에는 나도 내 규모에서는 어느 정도의 일거리가 있고, 갑자가 막판에 들어온 의뢰로 인해 이번 주까지도 상당히 바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정신 없이 한 주가 지나가면서 모처럼 저녁시간이 비었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볼 마음이 나지는 않았기에 PC폐인처럼 책상 앞에 앉아서 모니터를 통해 드라마를 보면서 맥주를 마시고 있다. 이번 주에는 두 건의 배송을 받아서 원래도 쌓인 읽을 것들이 동네의 둔덕에서 뒷산으로 변신하고 있는 중인데 말이다.  


원하던 장소가 신청서를 내자마자 나갔다면서 조금 더 넓은 자리를 권한다. 그냥 있다가는 indecision by too much analysis가 될 것 같아서 일단 그리 하기로 했다.  초기에는 조금 부담도 되고 당장 그 정도의 공간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남는 공간은 서고로 활용할 생각이다.  이번에 짐을 정리하면서 파악된 책이 6,200권이 넘었고 아직 정리되지 못한 것들과 주문한 것들을 생각하면 7,000권 정도가 될 수도 있는 책, 거기에 엄청난 숫자의 영화와 게임소프트까지 하면 과연 다 들어갈 지도 의문이지만, 일하는 곳과 노는 곳이 함께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구체화하는 것에 의미를 둔다.  


새로 가려는 빌딩에는 아주 작지만 런닝과 자전거를 탈 수 있고 약간의 lifting이 가능한 gym이 있다. 게다가 샤워시설까지 되어 있어 아마 오전에는 gym에서 lifting을 한다면 퇴근에 맞춰 바깥에서 뛰거나 빌딩 내부에서 런닝을 할 수 있겠다.  나이에 비례해서 소화시키는 능력이 조금씩 떨어지기 때문에 더 많이 태워야 먹는 생활을 건강하게 이어갈 수 있기 때문에 꾸준한 다방면의 운동이 매우 중요하다.  맥주를, 아니 술을 끊는다면 대략 석 달이면 몸짱으로 거듭날 수 있을 만큼 술과 안주를 제외하면 나의 식습관은 매우 일정하고 건강한 편인데 술을 멀리할 수 없어 몸짱이 되지 못하고 있다.


책을 건드려 놓고 뒤적거리는 건 언제나 여러 권인데 이번 주처럼 어중간하게 이어지면 제대로 읽지 못한다.  덕분에 이번 달에도 스무 권을 읽지는 못할 것 같다.  그런대로 2019년의 1/4이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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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9-04-01 14: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우~ 7000권!!! 굉장합니다. 스고이 !!
책 보관 이게 제일 문제는 문제인데요

제목이 가려지지않고 책등이 다 보이게
그리고 여유 공간이 충분한 그런
서가를 마련하는게 소생 필생의
과업입니다.

나중에 정리되시면 구경 좀 시켜주세요

transient-guest 2019-04-02 02:02   좋아요 0 | URL
ㅎㅎ 장소만 계약하면 바로 필요한 책장 등 더 주문하고 짐을 싸야죠.ㅎㅎ 나중에 정리하면 짧은 동영상이라도 만들어 보겠습니다. 저 또한 집에 큰 공간을 잡고 일/이층을 뚫어서 옛날 영국신사들이 앉아서 놀던 서재를 만들고 싶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