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믿음의 여인을 묵상하다 - 예수님의 어머니를 바라보는 10가지 시선
베른하르트 벨테 지음, 조규홍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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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하르트 벨테는 독일의 종교 철학자이자 신학자로 1929년 사제품을 받았다.


이 책은 저자의 전집 15권 가운데 제5-1권에 성모 마리아에 대해

묵상한 글들을 모아 수록한 것으로,

저자가 프라이부르크 소재 루드비히 대학교 성당에서

주기적으로 강연했던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 책을 읽기로 마음 먹었을 때

사실 마음이 무거웠다.


나는 성모신심이 약한 편이다.

성모님을 거쳐서 기도하기보다는 예수님께 바로 하면 되지,하고 생각하고

성모님께 드리는 묵주기도가 꺼려져 잘 하지 않았다.

그래서 봉사단체에서 고리기도를 하자고 하면 곤혹스러워하곤 했다.


스스로 신앙심이 부족하다고 여겨 고쳐보려고

성모님을 떠올리며 기도하는 노력을 해보았지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다 성모신심이 약한 건

부모와의 관계가 그러하기 때문일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수긍이 되어서 마음이 아렸다.


한편으론 교회에서 성모신심을 표현하는 태도에 대해

경계하는 말들을 들었던 기억들이 무의식에 작용하고 있는 것도 같다고 느낄 때도 있었다.


그래서 <철학자, 믿음의 여인을 묵상하다>를 읽으며

'예수님의 어머니를 바라보는 10가지 시선'이라는 부제처럼

그동안 알게 모르게 지니고 있었던 편견을 버리고

새로운 시선으로 나와 성모님의 관계를 세우고 싶었다.


신비롭게도 <철학자, 믿음의 여인을 묵상하다> 속 성모님은 나와 같은 어머니다.


잉태의 기쁨과 두려움을 느끼며

사춘기 소년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참아주고,

그에게 이루어져야 할 일이 일어나는 동안 곁에 머물며

온 마음을 다해 지켜주는 어머니.


그동안 내가 만났던 성모님이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다가가기 힘든 존재였다면,

<철학자, 믿음의 여인을 묵상하다> 속 성모님은 보다 인간적이고 모성애가

드러나는 인물로 그려진다.


저자가 밝힌 이 책의 집필 의도가 묵상하는 일과 바로 세우는 일이라고 하더니

정말 성모님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 고맙다.


'여인이자 어머니이신 마리아는 은총이 가득하신 분이요

[우리를 위해] 은총을 받아들이는 올바른 자세를

몸소 보여 주신 모범이다.

그렇게 성모님을 통해 드러난 예수님의 전모가,

곧 예수님의 삶과 죽음 그리고 그분의 부활이 곧 은총이다.

따라서 성모님의 모습을 우리가 항상 반복해서 기억하면서

성모님이 몸소 취하시는 행동을 통해 우리에게 건네시는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127쪽)


이제는 성모님께 전구할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제가 예수님을 더 많이 알도록 함께 기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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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타사르, 죽음의 신비를 묵상하다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 지음, 윤주현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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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영속적인 존재가 아니므로

시간보다 우월한 무언가를 세상에 남기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것은 모래에 이름을 새기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죽음이라는 삶의 끝을 아는 인간은

무엇을 향해야 할까?


발타사르는 예수님의 생애에서 그 답을 찾는다.


''포기'는 우리가 보다 큰 가치를 실현하는 결정적인 순간을

맞이하기 위해 갖춰야 하는 준비된 자세로 이해되어야 한다.' (66쪽)

적극적인 선택인 포기로 수난을 당하시고 다시 부활하신

예수님의 모습에서 우리가 죽음을 준비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다고 역설한다.


책의 서두에 실린 옮긴이의 말 중,

'죽음이 인간의 실존을 끝내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하느님과의 최종적인 친교를 위한 개인적인 준비의 시간만 종결될 뿐입니다.' (7쪽)

라는 대목이 시시때때로 떠오른다.

그리고 오늘은 어떤 찬양을 드릴지 고민한다.

나의 생이 다하는 날까지 계속될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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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최후 기도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 지음, 문재상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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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리엔 폰 슈파이어는 스위스 개신교 집안에서 태어난

의사이자 영성작가이며 신비가이다.

그녀는 가톨릭으로 개종하고 현대 신학자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에게 세례를 받았다.

이 책에서 그녀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말씀하셨던 일곱 말씀(가상칠언) 안에서

가톨릭 교회의 칠성사(고해성사, 병자성사, 혼인성사, 성품성사, 성체성사, 세례성사, 견진성사)를 묵상했다.

가상칠언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시던 중 하신 일곱 개의 말씀을 일컬으며,

그 고통 속에서 터져 나온 말씀 안에 그분 사명의 총체와 충만함이 담겨 있으리라 확신한다.

그녀가 꼽은 일곱 말씀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말씀 | 고해성사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

두 번째 말씀 | 병자성사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세 번째 말씀 | 혼인성사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네 번째 말씀 | 성품성사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

다섯 번째 말씀 | 성체성사

"목마르다."

여섯 번째 말씀 | 세례성사

"이제 다 이루었다."

일곱 번째 말씀 | 견진성사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가 쓴 머리말에서

그는 슈파이어가 가상칠언과 일곱 성사를 비교하겠다는 계획을 말했을 때

억지로 끼워 맞춘 것처럼 연결될 것 같아 회의적이었다고 한다.

나 역시 처음엔 가상칠언과 일곱 성사를 연관 시켜 묵상한다는

생각을 누가 할 수 있겠나 하며 놀랍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의구심도 가졌다.

그런데 차근차근 말씀들을 읽다보니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님의 모습에서 차츰 모여든 군중들과 성모마리아와 여인들로

시선이 옮겨갔고 예수님의 고통도 묵상하게 되었다.

슈파이어가 칠성사를 가상칠언과 연결시키고자 했던 이유는

십자가의 예수님을 다시 떠올리며 칠성사를 더욱 소중히 여기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십자가의 길을 떠올리게 하는 이 책을

사순시기에 읽기 좋은 책으로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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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살아가기 위한 기초 지식 - AI 개념부터 위험성과 잠재력, 미래 직업까지 AI 세상에서 똑똑하게 살아가는 법
타비타 골드스타우브 지음, 김소정 옮김 / 해나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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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타비타 골드스타우브는

영국 정부의 AI자문위원회 회장이며,

영국의 대표적인 기술 지식 네트워크 코그니션X(Cognition X)의 공동 창립자이다.


기술 분야에서의 여성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와이 위민 인 AI(Why Women in AI)', '퓨처 걸 코퍼레이션(Future Girl Corp.)' 모임을 만들었다.


'공학자는 아니지만 공학과 응용과학 분야에 다양성을 증진하는 데 공헌한 개인'에게

수여하는 에이미 존슨 통창력 상을 받았다.


이 책은 한 마디로 여성도 AI 기술에 관심을 가져야하고 역설하는 책이다.

그러기위해 AI의 개념, AI가 갖는 문제점과 AI를 사용하는 법 등을 소개한다.


우리는 AI와 로봇의 개념을 혼돈하거나

흔히 떠올리는 아직 실현되지 않은 AI의 모습으로 AI 기술을 상상하곤 한다.


그러나 현재의 AI는 자율적이거나 똑똑하지 않다.


다만, AI는 발전 중이고 이제 AI와 연관되지 않은 분야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우리 삶에 깊숙이 치고 들어 왔으니

앞으로 우리는 AI를 배우고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책 뒷표지에 쓰여 있고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를 던져 준 한 마디,

저자가 인터뷰 한 캐런 하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알고리즘에게는 명령을 내려야지, 명령을 받으면 안 돼요!'



나는 여성과학기술인 경력복귀 지원사업으로

5년 간의 경력단절을 끝내고 새로운 직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했다.


감사하게도 지원사업은 일회성이 아니라

3년간 나의 경력 발전을 관찰하며 도움을 주었다.


그 일환으로 여성과학인 멘토들과 나와 같은 실무자들을 위한

만남의 자리를 제공해주었는데

선배 여성과학인들을 만나는 일은 꽤 설레는 일이었다.


나와 비슷한 모습을 한 선배들,

내가 몇 년 후 되고 싶은 모습을 한 선배들이

여러 산업 분야에서 활약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길잡이가 생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는 그 선배들의 모습을 닮았다.


AI라는 새로운 기술을 얼른 배우고 익혀서

알고리즘에게 명령을 내리는 멋진 모습을 그려보라고 독려하는 것 같다.


책에 실린 인터뷰들이 그런 당신에게 가능성을 보여 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AI와 관련된 일을 새롭게 구상해보고 싶은 이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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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단 하나, 사랑 발타사르 신학 시리즈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 지음, 김혁태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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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답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 누가 누구에게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참아주고 서로 용서해 주십시오. 주님께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입으십시오. 사랑은 완전하게 묶어 주는 끈입니다.” (콜로, 3-12-14)

사랑하는 친구 아가타,


신학자인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의 <남겨진 단 하나, 사랑>을 읽으며 네 생각이 났어. 우리 대림시기를 준비하며 함께 성지에서 미사를 드리고 강론 말씀을 들으며 깨달은 점들에 대해 나눴었잖아. <남겨진 단 하나, 사랑>를 쓴 발타사르는 하느님 사랑 예찬론자더라고. 그런 발타사르의 사랑고백을 읽으며 그날 네가 봉사하며 힘든 점들을 조심스레 꺼내며 하던 말들이 떠오른 이유는 바로 너의 말들 속에서 네가 무엇보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엿보았기 때문이야.


봉사하면서도 자신의 이익을 먼저 챙기는 이들이나 네게 무례하게 굴었던 이들을 너는 비난하지 않았어. 네가 힘든 구석을 표현하긴 했지만 봉사함으로써 네가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을 봉헌하길 바랐지. 그리고 마지막까지 너는 그 자리를 지키며 그것을 실천했어. 나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 주어서 고마워.


그날 나도 나의 고민을 꺼내놨었지. 고마운 마음을 가진 이에게 도리어 무례한 대우를 받아 억울했었다고 말이야. 예전의 나라면 다시는 그 사람과 마주칠 상황을 만들지 않았을 거야. 아니 피했겠지. 그런데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아도 나는 여전히 그 사람에게 고마운 마음이 존재하더라고. 한때는 그 무례함을 똑같이 갚아주겠다며 복수를 계획하기도 했지만 결국 그가 내게 했던 무례한 행동을 돌려주지 않기로 했지.


발타사르는 우리들의 이런 마음을 보고 분명 하느님께서 그대들의 마음을 충만하게 하셨으며 그리하여 여러분이 하느님의 사랑을 느낀 것이라고 말했을 것 같아. 발타사르는 아이가 사랑받지 않으면 사랑을 향해 깨어날 수 없듯이 하느님의 은총이 자유로이 우리에게 다가오지 않는 한, 그 어떤 인간의 마음도 하느님 이해에 눈을 뜰 수 없다.(125)’고 했거든. 그러니 우리의 모든 사랑은 그분에게서 나온 것이라고 그분께 찬미를 올렸을 거야.


발타사르가 하느님 사랑 예찬론자라고 했잖아. 책에서 그가 한 말 중에 성인들은 모든 것을 하느님의 유일무이한 사랑 위에 세우려 했던 이들이다.(205)’하는 말이 계속 가슴 속을 울린다. 내가 일상에서 하는 작은 사랑 실천이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나게 하는 일이었으면 하고 바라게 돼.


아가타, 우리 올해는 더욱 그분을 사랑하는 한 해가 되도록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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