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로마를 만들었고, 로마는 역사가 되었다 - 카이사르에서 콘스탄티누스까지, 제국의 운명을 바꾼 리더들 서가명강 시리즈 20
21세기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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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753년에 건국된 오랜 역사를 가진 국가 로마, 2200년의 긴 명맥을 이어온 만큼 여전히 우리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서가명강의 20번째 이야기 김덕수 교수님의 그들은 로마를 만들었고로마는 역사가 되었다』는 로마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인물 4인 – 카이사르아우구스투스디오클레티아누스콘스탄티누스 – 의 삶을 재조명한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왔노라보았노라이겼노라’, ‘브루투스너마저!’ 등 명언 제조기 그 자체였던 율리어스 카이사르내전의 승자로 패권을 잡았지만 독재자란 오명으로 암살당한 비운의 인물이다해적에 잡혀도 스스로의 몸값을 흥정하는 배포를 가졌던 그는 탁월한 연설가이자 정치인이었다불리했던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삼두정치(패권을 다투는 세 사람이 필요에 의해 맺은 사적인 담합)’로 뒤집는 정치적 리더십을 보여주었던 카이사르는 갈리아 총독으로 파견되어 로마를 유럽 중앙으로 끌어올리는 업적을 세운다영웅이 된 그는 주화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어 가문과 스스로의 명예를 드높였다수많은 여인들과 스캔들을 일으키기도 했던 그에게 가장 유명했던 연인은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다로마와 이집트의 내전이 만든 두 연인의 운명적인 만남은 역사의 운명을 바꾼다카이사르그만큼 공과가 뚜렷한 인물이 또 있을까 싶다로마의 전성기를 열었지만 독재로 인해 공화주의자들에게 암살 당한 파란만장한 삶그에 대한 평가는 후세가 하지만 뚜렷한 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람들이 카이사르라는 이름에 열광하는 건 그만큼 그의 정치적 수완과 업적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목적을 이루기 위해선 그 수단이 민주적이지 않아도 괜찮은건가의문이 들긴하다결론적으로 카이사르 암살에 가담했던 인물들의 끝이 대부분 좋지 않았던 점에서 누가 옳고 그른지승자인지 패자인지 뚜렷하게 말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

 

카이사르 사후 그의 양자가 되어 후계자로 급부상한 옥타비아누스는 팍스 로마나라는 로마의 황금시대를 이끈다어린 나이에 예상치 못하게 카이사르의 명성을 이어야 했던 어린 소년은 안토니우스와 레피두스와 연합해 삼두정치로 카이사르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한다악티움 해전에서 안토니우스가 패배 후공화정이 무너지고 로마의 내전이 종결된다이때부터 옥타비아누스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은 피해가며 서서히 권력을 장악한다그는 공적인 일에 자신의 사재를 터는 걸 아끼지 않으며 평화로운 로마를 만든다. ‘빵과 서커스로 인민들의 눈을 돌리고 공화정제로 위장된 절대군주정이란 비판을 듣긴 하지만그는 결국 왕이 아닌 황제로 거듭나 존엄자라는 아우구스투스의 호칭을 얻는다이토록 무서울 것 없이 승승장구하던 그도 후계자문제 만큼은 제 뜻대로 할 수 없었으니모든 영광을 가진 것 처럼 보인 이도 인생사가 다 자신의 뜻대로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영원히 평화로울 것 같던 로마도 위기가 찾아온다지속된 황제의 무능과 군부의 개입은 대내외적 혼란을 초래했다노예에서 해방된 자유민 아버지를 두었던 디오클레티아누스는 출생의 약점에도 불구하고 차곡차곡 전공을 세워 황제에 등극한다능력이 있다면 그 누구도 황제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건 로마 제국의 저력으로도 평가된다강력한 리더십을 지녔던 디오클레티아누스는 절대적 전제 군주 통치를 통해 원로원의 권위를 약화시키고 화폐개혁을 단행한다또한 그리스도교 탄압을 통해 황권을 강화시킨다놀라운 것은 즉위 21년째 되던 해스스로 퇴위를 선언한 것이다채소를 키우며 사는 게 좋다고 말한 소박한 삶을 영위한 그의 말년은 야심가로 살았던 이전과 매우 대비된 모습을 보인다안타깝게도 종교 탄압으로 세운 황권은 디오클레티아누스 후대에 즉위한 콘스탄티누스에 의해 만사가 바뀌고 뒤집힌다밀라노 칙령을 통해 종교의 자유를 선언하고그리스도교를 공인했으며 새로운 수도 콘트탄티노폴리스을 건설한다내전 이후 로마제국을 통일 시킨 그는 ‘13번째 사도가 되길 바라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로마 제국의 역사를 길고그만큼 찬란한 문명을 만들어냈다. ‘로마하면 느껴지는 이미지도 통치 시기별로 다르다이 책에 수록된 4명의 인물들은 기나긴 역사 속에서도 자기만의 로마를 만들고자 했던 인물들이다이처럼 역동적인 인물들이 살아 숨쉬었기에 수많은 역사 속 국가들 중에서 유독 현대의 우리에게 인상깊은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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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읽기 - 역사가가 찾은 16가지 단서
설혜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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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와 더불어 영국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추리소설 작가 애거서 크리스티그녀의 작품을 나노단위로 분석한 『애거서 크리스티 읽기-역사가가 찾은 16가지 단서』는 영국 문화에 대한 대중의 로망을 제대로 보여준다역사학자가 추리소설을 읽을 때 보통 사람들과 사고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알게 되는 재미가 쏠쏠하다애거서 크리스티 작품을 많이 읽어본 건 아니지만 추리소설 내용 자체에 집중해서 읽었기 때문에 소설 속 인물들이 나눴던 대화가 어떤 의미를 뜻하는지애거서의 작품이 쓰였을 때의 시대적 배경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그나마 영화 속에 나왔던 중세정도로 생각했는데 웬걸다르다내가 막연히 상상해왔던 유럽과 애거서 작품 속 실체는 다르다또한 그녀의 소설은 나름 다이내믹했던 시대상을 담고 있었다뿐만 아니라 그녀의 파란만장한 사생활까지영국 문화정치를 보여주는 역사서이자 애거서란 한 개인의 삶과 사상을 보여준다.

 




예나 지금이나 돈이 좀 있으면 부동산에 투자를 하는게 진리인 것 같다애거서가 몸소 보여주었으니집을 사랑하는 작가라니좋은 글을 쓰는 작가는 아는 게 많아야 한다는 것도 애거서가 직접 보여주었다내 개인적인 지식이 일천해 흐린눈으로 읽었던 애거서 작품 속 독들이 다 그녀의 경험에 의거한거라니이런 뇌섹녀가 있나그녀의 직업 이력이 화려한 것도 눈에 띄었다시대가 시대인만큼 간호사약제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쌓은 지식을 소설에 적용해 보여주었다그녀는 뜬구름 잡는 소설보다는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을 기반으로 글을 썼다.


 


애거서를 사랑하는 것 같으면서도 그녀의 차별주의적 시선을 주도적으로 까는 대목에서는 사랑하기때문에 할 수 있는 작가의 특권이 아닐까 싶었다사실 애거서의 작품을 읽으면서 차별주의적 시선이라고 인지하기 못했기 때문에 말 그대로 추리소설 사건에만 집중해서 읽었다이래도 되나이렇게까지 말해도 되나싶을만큼 신랄한 부분들이 있었다하지만 오히려 솔직담백한 저자의 태도 덕분에 양가적인 인간 애거서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문학사에 한 획을 그을 대단한 작가지만 그녀 역시도 한 인간이었음을 느꼈다.

 

애거서의 작품을 보는 시야를 확 넓혀주는 애거서 크리스티 읽기지금 당장 그녀의 책을 펼쳐보며 이것이 영국이고이것이 애거서라며 아는 척을 잔뜩 하고 싶어진다


[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애거서크리스티읽기 #설혜심 #휴머니스티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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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소사이어티
내털리 제너 지음, 김나연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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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세계 문학사에 걸출한 업적을 남긴 여성 작가로만 알고 있던 그녀의 덕후들이 총출동했다. 제인 오스틴으로 하나된 공동체는 각자가 가지고 있던 상실감과 아픔을 그녀의 작품과 그녀를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치유해간다. 『제인오스틴 소사이어티』란 소설의 제목처럼 보통 사람들이 하나의 공통사로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덕심 가득한 토론이란 무엇인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중간중간 소소한 웃음과 찡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이미 오래 전 세상을 떠난 한 작가를 그리며 서로 접점이 없는 이들이 제인 오스틴이란 공통분모 하나만으로 모였다. 아니 꼭 자신이 좋아하는 게 아니라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기에 기꺼이 이 모임의 맴버가 된 한 남자의 순애보도 좋았다. 저마다 사연이 제각기 다른 이들이 어떻게 제인 오스틴에게 빠져들었는지, 왜 그녀가 그들에게 중요한 작가인지 하나하나 풀어가는 서사가 참 마음에 들었다. 누군가에게는 하루의 고단함을 잊게 만드는 낭만이고, 누군가에게는 무거운 짊을 나눠질 수 있는 동반자이며,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컬렉션을 아름답게 빛내 줄 전부.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지만 ‘왜’ 좋아하고 ‘어떻게’ 좋아하는지 각자의 사연이 너무 매력적이다. 역시 제일 좋은 건 재력을 과시할 수 있는 덕질이 아닐까 ㅎㅎ

솔직히 제인 오스틴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제인 오스틴 자체가 그녀가 살던 시대의 영국을 대변하다보니 21세기를 살고 있는 나로서는 그녀의 소설 속 캐릭터들이 그렇게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제인 오스틴이 살던 시대와, 제인 오스틴 소사이어티가 결성된 소설의 배경,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시대가 정말 이질적인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처럼, 제인 오스틴 소사이어티도 다양한 인간군상을 만나고 그들이 겪는 매우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제인 오스틴이 살던 시대와 연결시켜 풀어나간다. 과거와 현재를 모두 넘나들어 제인 오스틴의 덕질을 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을 읽고나서 나는 감히 말한다. 나도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게 되었노라. 나도 그들의 모임에 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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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에 폐허에 눈이 내릴까 - 김수영 탄생 100주년 기념 시그림집
김수영 지음, 박수연 엮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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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김수영 시인, 한국 근현대사의 산증인이라도 봐도 무방할 만큼 다사다난했던 시인의 삶은 그의 작품을 한층 더 깊고 넓게 만든다. 1921년에 태어난 시인의 탄생 100주년을 기리며 국내 화가 6인이 시인의 시를 그림으로 형상화한 시그림집, 『폐허에 폐허에 눈이 내릴까』는 김수영 시인의 작품 80여편을 만나볼 수 있다.

자유와 저항을 외친 시인의 삶은 고통이었다. 진정 분노해야 할 것은 모른 척 눈을 감으며 옹졸한 자신을 비판하는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는 읽을 때마다 내게 묘한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자신의 옹졸함이 부끄러우면서도 고작 펜대를 쥐고 한탄하는 것이 전부였던 그에게, 시를 통해 자신의 부끄러움을 드러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작은 일에 분노하고 대의에는 침묵하는 스스로를 견디지 못하는 그의 고뇌가 절절하게 느껴지는 이 시는 1965년에 이 시를 썼던 시인뿐만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묻는다. 과연 우리의 분노는 정당한지.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

땅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 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 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에게 20원 때문에 10원 때문에 1원 때문에

우습지 않으냐 1원 떄문에

-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일본 유학을 떠났지만 그다지 성실한 학생은 아니었던 것 같다. 어쩌면 지식인으로서의 현실도피가 아니었을까. 반공과 친공이 치열하게 싸우는 거제포로수용소에서의 삶은 스스로 생니를 뽑게 만들만큼 고통스러웠다. 3.15 부정선거로 4.19 혁명이 일어났고, 자유를 갈망했던 염원은 5.16 군사 쿠데타로 꺾인다. 식민지 시대와 전쟁 그리고 독재까지. 한국 근현대사의 가장 비극적인 순간을 살았던 시인의 삶이 결코 평탄하지 못했으리.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

그럼에도 시인은 먼저 일어나고, 먼저 웃고자 한다. 불의의 사고로 황망하게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마지막 작품 은 희망을 말한다. 이 시에 대한 해석은 너무 많지만, 적어도 나는 이렇게 느꼈다.

그의 시는 거칠고 처절하다. 매 순간, 시대의 과제를 위해 치열하게 싸웠던 이들의 삶의 무게를 글로 표현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의 삶은 투쟁의 연속이었고, 권력에 순응하지 않고자 끊임없이 저항했다. 그만큼 진솔하기에, 오늘날까지 우리 가슴 속에 큰 울림을 주는 게 아닐까 싶다.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예쁘게 재탄생한 김수영 시인의 시집, 글과 그림이 어울러져 해석의 폭을 넓힐 수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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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멈춘 순간 진짜 음악이 시작된다 - 플라톤부터 BTS까지, 음악 이면에 담긴 철학 세계 서가명강 시리즈 19
오희숙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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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믿고보는 서가명강 시리즈의 19번째 이야기는 서울대학교 작곡가 오희숙 교수의 음악이 멈춘 순간 진짜 음익아 시작된다. 그다지 음악을 즐겨듣는 편은 아니다보니 음악이 불러오는 효과를 그다지 크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고 무심코 지나갔지만 음악과 함께하며 위로받았던 순간들을 생각할 수 있었다. 음악사는 곧 천재의 역사와도 같다. 그러다보니 천재 음악가가 어느 날 갑자기 영감이 내려와 휘리릭 종이에 끄적인 것이 세기의 명곡이 된다는 신화적인 이야기에 대중은 열광한다. 나 역시도 그러한 천재가 음악사를 이끌어왔고 새로운 악풍을 창조해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에서 음악은 그 이상으로 굉장히 철학적인 학문이라는 걸 보여준다. 음악과 철학의 조합이라니. 아무 생각없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과, 생각만 해도 머리가 깨질 것 같은 철학은 언뜻보면 참 어울리지 않는다. 그저 영감을 쫓을 것 같은 음악가들은 어떤 화음이 사람들이 원하는 소리일지 철저히 분석하며 미의 척도를 정의한다. 이러한 기저는 피타고라스를 서양 음악 이론의 창시자로 불리게 한다.

음악은 단순히 귀로 들으며 그 순간을 흘러보내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이 책의 제목처럼 음악이 멈춘 순간 진짜 음악이 시작된다. 음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왜 우리는 이 음악에 열광하고 위로받는지, 음악에는 생각보다 그냥이라는 게 없다. 음악은 사람의 감정과 철학적 사유가 섞인 종합적인 학문이다. 음악에는 각자의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를 비유적으로 선율에 더 잘 담을수록 사람들의 마음을 녹인다. BTS가 전세계적으로 열광하는 가수가 된 것에도 이러한 이유가 숨어있다.

음악 이야기보다 철학적 이야기의 비중이 더 많다보니 솔직히 쉬운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순간마다 함께했던 음악을 통해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지금 내가 좋아하는 음악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을지 사유해 보길 추천한다.  

 

 


 

언제나 믿고보는 서가명강 시리즈의 19번째 이야기는 서울대학교 작곡가 오희숙 교수의 음악이 멈춘 순간 진짜 음익아 시작된다. 그다지 음악을 즐겨듣는 편은 아니다보니 음악이 불러오는 효과를 그다지 크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고 무심코 지나갔지만 음악과 함께하며 위로받았던 순간들을 생각할 수 있었다. 음악사는 곧 천재의 역사와도 같다. 그러다보니 천재 음악가가 어느 날 갑자기 영감이 내려와 휘리릭 종이에 끄적인 것이 세기의 명곡이 된다는 신화적인 이야기에 대중은 열광한다. 나 역시도 그러한 천재가 음악사를 이끌어왔고 새로운 악풍을 창조해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에서 음악은 그 이상으로 굉장히 철학적인 학문이라는 걸 보여준다. 음악과 철학의 조합이라니. 아무 생각없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과, 생각만 해도 머리가 깨질 것 같은 철학은 언뜻보면 참 어울리지 않는다. 그저 영감을 쫓을 것 같은 음악가들은 어떤 화음이 사람들이 원하는 소리일지 철저히 분석하며 미의 척도를 정의한다. 이러한 기저는 피타고라스를 서양 음악 이론의 창시자로 불리게 한다.

음악은 단순히 귀로 들으며 그 순간을 흘러보내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이 책의 제목처럼 음악이 멈춘 순간 진짜 음악이 시작된다. 음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왜 우리는 이 음악에 열광하고 위로받는지, 음악에는 생각보다 그냥이라는 게 없다. 음악은 사람의 감정과 철학적 사유가 섞인 종합적인 학문이다. 음악에는 각자의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를 비유적으로 선율에 더 잘 담을수록 사람들의 마음을 녹인다. BTS가 전세계적으로 열광하는 가수가 된 것에도 이러한 이유가 숨어있다.

음악 이야기보다 철학적 이야기의 비중이 더 많다보니 솔직히 쉬운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순간마다 함께했던 음악을 통해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지금 내가 좋아하는 음악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을지 사유해 보길 추천한다.  

 

 

언제나 믿고보는 서가명강 시리즈의 19번째 이야기는 서울대학교 작곡가 오희숙 교수의 음악이 멈춘 순간 진짜 음익아 시작된다. 그다지 음악을 즐겨듣는 편은 아니다보니 음악이 불러오는 효과를 그다지 크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고 무심코 지나갔지만 음악과 함께하며 위로받았던 순간들을 생각할 수 있었다. 음악사는 곧 천재의 역사와도 같다. 그러다보니 천재 음악가가 어느 날 갑자기 영감이 내려와 휘리릭 종이에 끄적인 것이 세기의 명곡이 된다는 신화적인 이야기에 대중은 열광한다. 나 역시도 그러한 천재가 음악사를 이끌어왔고 새로운 악풍을 창조해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에서 음악은 그 이상으로 굉장히 철학적인 학문이라는 걸 보여준다. 음악과 철학의 조합이라니. 아무 생각없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과, 생각만 해도 머리가 깨질 것 같은 철학은 언뜻보면 참 어울리지 않는다. 그저 영감을 쫓을 것 같은 음악가들은 어떤 화음이 사람들이 원하는 소리일지 철저히 분석하며 미의 척도를 정의한다. 이러한 기저는 피타고라스를 서양 음악 이론의 창시자로 불리게 한다.

음악은 단순히 귀로 들으며 그 순간을 흘러보내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이 책의 제목처럼 음악이 멈춘 순간 진짜 음악이 시작된다. 음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왜 우리는 이 음악에 열광하고 위로받는지, 음악에는 생각보다 그냥이라는 게 없다. 음악은 사람의 감정과 철학적 사유가 섞인 종합적인 학문이다. 음악에는 각자의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를 비유적으로 선율에 더 잘 담을수록 사람들의 마음을 녹인다. BTS가 전세계적으로 열광하는 가수가 된 것에도 이러한 이유가 숨어있다.

음악 이야기보다 철학적 이야기의 비중이 더 많다보니 솔직히 쉬운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순간마다 함께했던 음악을 통해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지금 내가 좋아하는 음악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을지 사유해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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