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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를 배우며 생각한 것들 - 33년 차 저널리스트, 우아하고도 단단하게 인생을 건너다
신예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3월
평점 : 
#도서협찬
취미발레 1년차를 앞두고 감회가 새로운 요즈음. 처음에는 단순히 조금 특별한 취미이자 보다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생활체육 정도로 여겼는데, 주 2-5회의 시행착오를 거친 지금은 내게 맞는 수업 빈도를 찾아내고, 여러 레벨과 커리큘럼을 고려하여 클래스를 신청하고, 하루 두 타임 이상 연강에 도전하기도 한다. 도서관에서 발레 관련 서적을 한 권씩 빌려오기 시작했을 때부터 내가 발레에 빠져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 같다. 그래서 난생 처음 서평단을 신청하게 된 게 아닐까.
<발레를 배우며 생각한 것들>의 첫장을 펼치자마자 익숙한 소제목들이 시선을 끌었다. '턴아웃, 쓰지 않던 근육을 쓸 때 비로소 변화가 시작된다', '아티튀드, 모든 건 태도에 달렸다'…. 이와 같이 발레 동작 이름을 소제목으로, 해당 챕터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부제로 붙인 목차 페이지에서는 동작 하나하나에 깊이 고찰한 흔적이 느껴졌다.
지난 33년간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정신없이 달려온 저자는 직장 생활의 막바지에 버킷리스트였던 발레에 도전한다. 쉰다섯, 누군가는 너무 늦었다고 말할 나이에 무릎을 굽히는 법부터 다시 배우기 시작하며 저자, 신예리 전 저널리스트는 도전과 성장, 그리고 묵묵히 버티는 삶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저 우아하고 아름다워 보이는 춤을 추기 위해 같은 동작을 수백, 수천 번 반복하여 연습하는 인고의 시간 동안 누구나 체득하게 되는 내면의 변화와 성장이 있을 것이다. 저자의 안내를 따라가는 내내 취미발레인으로서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법한 생각이나 레슨 중의 경험을 읽으며 '사람 사는 거 다 똑같구나' 하고 공감하는 한편, 동작을 수행하며 생각한 바를 자연스럽게 인생의 딘릭들에 녹여내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범상치 않은 능력에 대해 감탄하기도 했다. 바 옆에만 서면 동작을 따라가는 데만 급급하고, 그 외엔 왜 나는 이 동작이 안 될까, 더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의 일차원적 고민에서 더 나아가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신비할 따름이다. ^^;
나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이 가진 피루엣의 궤적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 보고, 인생 후배이자 발레 후배로서 저자가 전히는 진솔한 이야기를 차분히 읽어나가다 보니 어느새 내게도 새로운 열정이 싹트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