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리꿍 - SNS 인기 고양이 리꿍의 일상 포토북
이은주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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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두툼한 왕발을 한 리꿍이는 사랑스러웠다. 인별그램을 하고 있지 않아 스타 고양이들의 소식은 책이 나와야 지면으로 뒤늦게 만나보게 되지만 빠르면 어떻고 느리면 어떤가, 이렇게 사랑스러운 고양이 한 마리를 또 알게 되었다는 것이 중요하지. 평소 고양이서적을 보면서 사진보다는 글이 많아 실망했다는 독자가 있다면 <안녕, 리꿍>을 추천해줘야겠다. 리꿍이와 집사님의 사연은 후반부인 "집사일기"에서부터 글로 적혀 있고 그 이전에는 거의 사진들로 채워져 있다.


처음에 몇 장 넘겨보고 깜짝 놀랬을 정도로 방대한 양의 사진들이 촤르륵 펼쳐진다. 한 마리든 두 마리든 여러 마리든 반려중인 집사는 물론 '나만 고양이 없어'를 외치는 랜선집사들의 마음까지 홀딱 빼앗아갈 사랑스러운 리꿍이는 귀랑 다리가 짧고 발이 통통한 스코티시폴드 고양이다. 둥글넓적한 얼굴에 순둥순둥한 표정까지......리꿍이는 매력부자지만 집사의 사랑까지 듬뿍 더해져 나날이 귀여워져간다.


어린 시절 청력을 잃고 보청기를 착용하며 살아간다는 집사에게 리꿍이는 알림벨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었다. 혼자 집에 있을 땐 누가 문을 두드려도 알 수 없었지만 이젠 작은 소리만 나도 먼저 반응하는 리꿍이를 보며 '택배가 왔나? 남편이 퇴근했나?' 알 수 있고 자연스럽게 주변을 둘러보게 되었다고 했다. 물만 촵촵촵 마셔도 사랑스럽고 눈맞춤만 해줘도 울컥하고만다는 리꿍이 집사에게 리꿍이는 얼마나 소중한 가족인지.......글로 읽은 마음이지만 너무나 와닿아 가슴이 먹먹해져버렸다. 내게도 그런 녀석들이 있기에.



예쁜 옷도 입고 생일날엔 케이크 앞에서 모자쓰고 소원도 빌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지나치는 일상이지만 사소한 순간은 단 한순간도 없을 것이다. 게다가 예쁜 집사님의 그림 솜씨는 또 얼마나 뛰어난지. 리꿍이를 그린 장면이 한 컷 나오는데, 딱 리꿍이였다. 그림 자체가.


책으로 살짝 구경했지만 리꿍이의 일상은 따뜻했다. 세상 모든 고양이의 삶이 리꿍이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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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서소 씨의 일일
서소 지음, 조은별 그림 / SISO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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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설 속 '서소'씨는 남자다. 회사에서 억울한 일에 휘말려 4개월간 정직 상태고, 사귄 지 2 주만에 상견례를 거쳐 결혼했던 여자와는 이혼했다. 현재 망원동에서 강아지 꿀단지와 함께 살며 근처 단골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읽다가 집으로 돌아온다. 반려견을 잃은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한 자매가 추억이 가득한 카페를 접던 날까지.


회사를 다니는 것 말고는 별로 할 줄 아는 게 없다고 첫 장부터 고백한 서른 여덟 서소씨의 출근 시계는 멈춰 있다. 이 일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는 건 책을 읽어나가는데 중요한 쟁점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그보다는 갑자기 맞이하게 된 휴식같은 시간을 그가 어떻게 보내게 될 지, 근사한 일이 생기거나 엉뚱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건 아닌지 슬쩍 기대하게 됐다. 하지만 '산문집'이라고 적힌 표지의 장르와 다르게 '소설'인듯 '에세이'인듯 어느 시점부터는 헷갈리기 시작했으며 '디디'가 등장하는 부분에서부터는 로코 or 스릴러로 장르로 변환되나? 복합장르인가 싶기도 했다.


누군가의 4개월이 그것도 사회적으로는 회사에서 질책을 당했고, 개인적으로는 '이혼'이라는 큰 일을 겪은 누군가의 평범한 일상이 이렇게 재미있게 펼쳐질줄 몰랐다. 카페 B-망원동&카페에서 맺어진 인연들-카페 사장 자매, 이렇게 동일하게 일상은 바퀴돌듯 돌고 있는 것 같지만 이야기는 지루할 틈도 주지 않으면서 늘어지지도 않는다.



중간중간에 가족들 이야기도 등장하고, 회사 다니던 시절의 에피소드들도 현재와 교차된다. 절대 유출하면 안되는 서류를 거래처에 팩스로 보내놓고 발을 동동 굴렀을 서소씨와 동기 신입사원들의 얼굴이 글로만 읽어도 사진이 실린 것 마냥 떠올려진 건 나 역시 서툰 신입 사원 시절을 거쳐봤기 때문일테고, 앞으로 몇 십년을 '오늘 같은 내일'로 출근할 생각에 몸서리를 치는 대목에선 3/6/9년 차 마다 마주하던 퇴사병이 떠올려져 묘하게 공감이 되어 마치 교집합 속에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비록 <회사원서소씨의일일>은 출근하지 않는 동안의 에피소드를 나열한 에세이지만 반대로 힐링이 필요한 '직장인'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그간 지인들이 에세이추천, 소설추천을 해 달라고하면 그들에게 도움될만한 책들을 골라주곤했는데, 생각해보면 꼭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한 순간 몰입해서 읽으면서 지금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글도 책추천할만한 좋은 내용이 아니었을까. 인위적인 감동이 더해지지 않아도 책의 내용이 따뜻하게 느껴진 건 반려동물인 강아지가 등장하고, 새롭게 알게 된 이웃들과도 소통하면서 서서히 치유되는 것 같아 보여서일 것이다. 여기까지라면 감동 신간에세이로 기억에 남겨졌겠지만 갑자기 '김디디'라는 여자가 등장하면서 이야기의 재미는 다른 쪽으로 흘러간다.


그가 쓴 블로그 글이 재미있다며 메일을 보내온 발신인 '김DD'. 가명같은 본명의 그녀가 페이스타임으로 영상통화를 걸어왔고 자주 통화하면서 그들은 연인 비스무리한 상태가 되어간다. 조직폭력배의 딸과 결혼해서 한량으로 살아가는 남자에게 지원과 감시를 동시에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연의 그녀는 10억을 갚으면 남자와 이별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남자와 디디의 관계는 소비할 순 없지만 소유하고 있는 상태이며 서소씨와 디디의 관계는 계속 통화하며 마음을 주고 받는 사이지만 만날 순 없는 사이다. 아, 뭐지? 이 여자의 정체!!!


읽는 나도 궁금할 지경인 디디의 정체를 주인공 서소씨가 시원하게 확 밝혀주면 좋았을텐데....아쉽게도 그는 실패했다. 서소씨의 감정이 이입되어 함께 디디라는 여자가 한 말들이 다 사실인지, 평생 만날 수 없는 건 아닌지 무척이나 궁금했지만 해피엔딩은 아니었다. 그 사이 앞서 읽었던 카페 자매 이야기나 비뇨기과에서 겪었던 일, 실패했던 연애, 퇴사한 멘토와의 만남 등등은 까맣게 지워졌다. 그만큼 알고 싶었는데 결국 기회는 오지 않았다. 책 소개의 어디 즈음엔 분명 '평범한 서른여덟의 회사원 서소씨의 이야기'라고 적혀 있지만 다 읽고나니 서소씨의 일상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쁘지 않았고 독특했다.



P364 선택이 쌓여 인생이 되었다

라고 했던가. 서소씨가 고른 선택지들은 무난한 것들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센세이션하다거나 일탈적인 것들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어중간한가? 그렇지도 않았다. 다만 계속 궁금하게 만든다. 뒷 장을, 이야기를, 마지막을.



<<레뷰 도서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지원받아 읽어본 후 올리는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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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an 2021-10-26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같은 에세이인가 봅니다.
재미있겠네요^^

마법사의도시 2021-11-04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특하면서도 읽으면읽을수록 계속 궁금해져서 빠른 속도로 읽게된 책이에요.
 
고양이를 모시게 되었습니다 - 얼떨결에 길냥이에게 간택당한 지리산 농부의 집사 일기
유진국 지음 / 올림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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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고양이 한마리가 평소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의 마음을 훔쳤다.

지리산으로 귀농해 곶감을 만들어 팔면서 틈틈이 수필집을 내고 sns로 소통하던 지리산 농부 부부의 산책길에 "냥~" 하고 나타나 갑자기 친한척을 해댔다. 딱히 넉살좋게 굴지 않아도 되었을법한 미묘였던 아기 고양이 '수리'는 당시 사흘은 굶은 것처럼 배가 홀쭉한 상태로 나타나 강아지 사료를 챙겨주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묘연의 시작이라고 했다. 마침 사료를 부어주던 박스에 '수리취떡'이라고 적혀 있어 이름 그대로 '수리'로 불리게 된 녀석.


<고양이를 모시게 되었습니다>는 수리 집사와 수리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교차되며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백작보다 높은 단계인 '냥작'이라 스스로를 칭하는 수리만 댕댕이 두 마리가 있는 집에 눌러 앉아 마당냥이로 살다가 어느날부터 수리의 밥을 먹는 '서리'와 그 뒤를 따라온 '꼬리'까지 노란 고양이는 세 마리로 늘어났다. 처음 사진 속 노랑둥이 세 마리를 보곤 어느 녀석이 어떤 애인지 구분이 가지 않다가 얼굴이 클로즈업 된 사진들을 보면서 수리/서리/꼬리 가 누구인지 구별할 수 있었다.


뱀도 나오고 왕지네도 출몰하는 지리산 집. 마당을 오가며 참새도 잡고 쥐도 잡는 고양이들이 산다. 부부가 처음부터 고양이를 좋아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수리라는 고양이 한마리로 인해 저자와 아내 모두 고양이에게 흠뻑 빠진 상태다. 고양이의 매력이 이렇게 무섭다. 저자는 말한다. 고양이와 개는 확실히 다르다고. 측은지심에서 밥을 챙기기 시작했지만 이젠 마실갔던 고양이가 조금이라도 늦으면 팔자에도 없던 고양이 걱정에 애가 타는 듯 하다. 그리고 "길고양이는 길에서 태어났지만 더불어 살아야 할 우리의 이웃"(p215)이라고 말한다. '고양이는 냄새가 나서 집에 들일 짐승이 못 된다'는 말을 들어온 부부에게 찾아온 일상의 변화는 놀라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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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마음 - 뻔뻔하고 씩씩하고 관대한
김나무.마이클 월린 지음 / 좋은생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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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두껍다. 그래서 고양이 사진이 많이 수록된 책일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조그맣게 고양이 사진이 투 컷 정도 나왔나? 이렇게 고양이 사진이 없는 고양이책은 또 처음이라 당황스럽다. 사진 대신 둥글둥글 귀엽게 그려진 그림과 그간의 에피소드들이 잔뜩 실려 있어 읽을거리는 많은 책이다. 그런데 실망스럽기는커녕 너무 좋았다. 저자의 작은 찻집으로 밥을 먹으러 오던 고양이 '하기'가 건물주 할머니의 신고로 낳은 아이들을 잃고 그녀의 집냥이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슬펐으나 가끔 탈출하고 집사들과 밀당을 즐기며 사는 모습은 또 따뜻하게 읽혔다. 성질을 잘내 '하악이'라고 붙인 이름을 외국인 남편인 마이클이 '하기야~' 라고 부르면서 하기라는 이름으로 굳혀진만큼 만만한 고양이는 아니었던 것. 결국 하기 때문에 안전한 집으로 이사할정도로 그녀를 아끼는 가족을 만나게 된 건 하기의 복이라 생각된다. 게다가 그림 속 하기의 눈매는 착하고 순하게 그려지지 않아 오히려 매력포인트처럼 보인다.


첫 고양이 '초롱이'를 놀이터에서 구조한 뒤 반려묘로 삼게된 일, 사람손 탄 공원 길냥이 '청이'를 치료해가며 둘째로 들인 일, 남편 마이클을 만나 부부가 된 인연, 사람과 사람 & 사람과 고양이간의 위로하고 위로받은 에피소드들까지......웃으면서 볼 수 있는 재미난 이야기들로 꽉꽉 채워져 있다. 사실 포토그래퍼지만 현재 [마이클식당]을 운영중인 남편 마이클의 영향인지 책의 마지막 부분은 그림이 곁들여진 요리 레시피들이 등장한다. 고양이책 속에 음식 레시피? 고양이간식이나 영양식이 아니고? 굉장히 특이하지만 이상하게 여겨지지는 않을만큼 자연스럽게 이어져있어 또 그나름대로 매력적이라 여겨진다.



그리고 가장 심쿵했던 포인트는 바로 이것.

일률적이지 않게 페이지 어딘가에서 툭툭 튀어나오는 고양이 그림들. 약속된 페이지들이 아니어서 언제 어디에서 나타날지 몰라 오히려 구석구석 살피게 된다.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같은 모습도 아니고 얼굴만 나온것도 아니다. 어떤 페이지에선 고양이 두마리가 동시에 나왔다가 또 어느쪽에선 뒤태만 등장한다. 오른쪽, 왼쪽을 가리지도 않아 뭔가 보물찾기하듯 즐겁게 구석탱이를 주시하게 만든다. 자꾸만.



페이지를 표시하는 숫자는 또 어떤가. 그 바로 윗쪽에 '하기'의 뒷머리 같은 고양이 뒷모습이 그려져 있어 다음장을 넘기기 너무 아쉽게 한다. 이토록 독특한 고양이책을 만나게 되다니......! 책 한권 읽었을 뿐인데 하루가 행복함으로 가득채워졌다. 고양이집사여서 즐거운 부분도 있지만 고양이서적을 읽는 이유는 그 자체로도 힐링이 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업무의 스트레스를 백화점 쇼핑이나 여행으로 풀었다면 요즘은 여행이나 금전적인 셀프 보상 없이 그저 고양이 책 한 권으로도 힐링존을 열 수 있다. 충분하다.



책 제목은 <뻔뻔하고 씩씩하고 관대한 고양이의 마음>이지만 내용은 다정하고 사랑스럽고 귀여운 고양이와 집사의 일상이 담겨 있어 고양이 둘과 사람 둘을 멀리서 응원하게 만든다. 보살피고 사랑한다는 의미를 이들만큼 잘 실천하고 있는 존재들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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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1-10-10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양이 동거인으로서 느껴지는,
공감되는 마음이에요. 고양이는 존재로 그냥 사랑이고 귀여움인 거 같아요. 마음을 꿰뚫어보죠. ^^ 울집 낭이도 길에서 출생하고 어미에게 버려졌었던 아기였어요. 지금은 청년 나이가 되었어요

마법사의도시 2021-10-26 18:38   좋아요 0 | URL
고양이집사님이시군요^^
훌쩍 자랐지만 여전히 귀여울 야옹이가 계속 집사님과 건강하고 행복하길 기도할께요~
 
마음의 주인 - 마음을 온전히 느끼고 누리는 삶에 대하여
이기주 지음 / 말글터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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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읽게 되는 좋은 글이 있다.


<언어의 온도>,<말의 품격>에 이어 이번에는 <마음의 주인>이다. 말을 더 보태거나 뺄 것도 없이 이번 책 역시 마음을 다스리는 기분으로 차분하게 읽어나갔다. 속도를 내어 빨리 읽지 않아도 좋다. 읽다가 잠시 책갈피를 끼워두고 창 밖을 구경해도 다시 돌아온 글밭에서 길을 읽을 염려도 없다. 작가의 책은 내게 그런 책이다. 이번 책의 내용 속엔 '혼자가 아니란 사실 덕분에 삶을 버틴다'라는 문장이 등장하지만 또 악플러에 대한 에피소드도 적혀 있다. 작년에 악플러를 고소해 실형을 언도받게 되었다는 가수 배다해의 뉴스를 접한 적 있는데, 유명인에 대한 악플공세 외에도 요즘은 일반인의 글 역시 심심치 않게 악플이 달리곤 한다. 방문자 수가 많지 않은 내 일상글에도 한 번씩 뜬금없는 악의성 댓글들이 붙기도 할 정도이니 '사람이 치유고 희망이다' 싶다가도 '사람없는 곳에서 살고 싶다'고 외치고만다. 이 때만큼은.



이렇게 속상하고 화가나는 일 앞에서 작가의 책 한 페이지를 열어보면,

'악플은 잘못 배송된 소포 같은 것'이라는 위로가 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된다. 솔로몬의 지혜를 듣는 것처럼 한층 고조되었던 마음의 화를 삭히며 또 다시 잔잔한 물결이 일때까지 문장을 곱씹고 곱씹는다. '악플 속에는 아무것도 없다'라고 되뇌이면서. 어설픈 충고보다 백배쯤 나은 글의 위로가 혼자만 알고 있는 친구처럼 다가와 내 책장에 꽂혀 있다. 25%쯤 감정을 털어내고 살아야 평범한 사람들과 무리없이 섞여 살 수 있는 나같은 사람에게 이기주 작가의 책은 언제나 평온함에 기준을 그어주는 책이다. 동시에 아이 같은 마음을 털고 어른의 마음으로 살도록 생각을 잘 정리해주는 글들이 담긴 책이기도 하고.



때로는 생각이 너무 많아서, 또 한 편으로는 생각할 틈도 없이 멍한 상태여서 고민 될 때는 머릿 속을 깨끗하게 비우기 위해 문장이 깔끔한 책들을 골라 한 두 시간 재독하는데, <언어의 온도>에 이어 <마음의 주인>도 내 맘 다독이기에 참 적당한 책이었다. 어제는 목차를 보고 내게 필요한 대목을 찾아 읽었지만 오늘은 그냥 펼쳐서 쏟아진 글들을 읽었는데 그래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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