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싶은 여자의 현명한 기다림
잭키 켄달 & 데비 존스 지음, 김진선 옮김 / 두란노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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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하며 기도하는 현명한 기다림...


질문은 끝이 없다. 
"왜 결혼 안해요?", "남자친구가 있어요?", "왜 그런 남자랑 사귀죠?", "언제쯤 결혼 할건가요?", "이상형이 어떻게 되요?", "지금 사귀는 남자와 결혼할건가요?"....등등

누군가와 사귀든 그렇지 않든 간에 사람들이 생각한 결혼 적령기라는 기준이 되는 순간이 출발점이 된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마치 도미노처럼 터져나오는 그들의 질문이 반복되면 짜증스럽고 괴로워진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얼렁뚱땅 결혼해버리는 일은 바보같은 짓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살고 있다. 

"나"가 없이 "우리"가 있을 수 있을까.
 너와 나의 합집합으로 이루어진 것이 결혼의 완성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교집합 정도가 내가 꿈꾸는 결혼생활이다. 공통분모가 있어서 서로 의기투합할 경우도 있어야하지만 다른 부분이 있어서 서로에 대한 시선이 흥미로울 수 있는 결혼. 내가 꿈꾸는 결혼은 그런 것이다. 그래서 완벽을 꿈꾼적이 없다. 하지만 시시콜콜하게 내 이런 생각들에 대해 누군가에게 늘어놓는 것도 싫다. 왜 내가 내 생각대로 인생을 살면서 변명처럼 주저리주저리 수다쟁이가 되어야만 하는가. 변명을 싫어하는 나는 결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를 고수하고 있다. 오해를 하든, 이해를 하든 그건 타인이 알아서 할 문제다. 항상 그랬듯이.

[현명한 기다림]을 기다리면서 나는 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생각해볼 시간을 가졌다. 사실 선택은 "미래의 배우자를 축복하며 기도하라"는 그 문구 때문이었다. 그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축복하며 기도하며 기다린다는 것. 이 멋진 일을 나는 왜 미리 생각해내지 못했을까. 

싱글은 또 하나의 축복의 시간이다. 자신의 시간과 선택에 더 많은 재량권이 있고, 모든 기회를 최대할 활용할 수도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러니 인생에서 기다리는 기간을 두려워하거나 원망하며 보내지 말라고 저자는 충고하고 있다. 


마음을 다하고, 영혼을 다하고, 힘을 다해서...



싱글은 준비하는 시간이다. 내게 주어질 배우자에 대한 내 마음을 가다듬고, 사랑받을 "나"를 먼저 사랑할 수 있는 시기이며,  결혼을 인생의 종착역이나 완성이 아닌 또 다른 여행의 시작으로 받아들 일 수 있도록 나 자신을 어른스럽게 가다듬을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나는 책을 통해 또 한 단계 성장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주위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지 열심히 찾고 있고, "경청"이라는 사역을 행하고 있으며,  하루하루 감사와 기도를 멈추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지금보다 더 완벽한 시간은 내 인생에 없다 는 생각으로 내일을 맞이할 것이다. 

책이 내게 준 교훈들을 잊지 않도록 메모하고, 매일매일 아침에 눈 떠 제일 먼저 발견할 수 있도록 침대 머리맡에 붙여 놓았다. 지금은 지금대로, 나중은 나중대로 내게 주어진 시간에 충실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언제나 현명한 나로 살아갈 수 있도록!!! 싱글의 시간을 슬기롭게 보내고 있다. 만족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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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가는 저 구름아 1 - 초정 속의 사미인곡
박종화 지음 / 문예당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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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탄 박종화. 
그의 작품들 속에는 뼈가 녹아 있다. 잔뼈들이 아니라 굵은 역사의 뼈들이 녹아 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읽을때면 줄기를 찾아가며 읽게 되는데, 오랜만에 전7권 분량의 월탄의 책을 마음먹고 읽기 시작했다. 

시인이자 소설가이며 비평가이기도 했던 거목작가가 이젠 우리 곁에 없다는 사실에도 상실감이 적게 드는 까닭은 그가 남긴 묵직한 작품들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의 글을 읽으면서 항상 드는 안타까움은 한글이 너무 우수하다보니 번역되었을때 제 맛을 다 살리지 못하여 이런 주옥같은 작품들이 국제적인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박경리 작가나 기타 여러 우수한 작가들을 배출해내면서도 우리 작가들이 아직 우물 밖으로 던져지지 못하고 있어  그것이 안타깝다. 

월탄의 이번 배경은 선조시대다. 조선왕조에서 가장 혼란스러웠던 시기 중 하나인 선조재위시절. 선조와 광해, 임해와 양화당 인빈 그리고 신성군이 있던 시대. 수많은 인재가 묻히고 나타나고 사라졌던 시대. 그 시대의 줏대를 월탄은 송강 정철로 세워두고 있었다. 

송강 정철. 중고교시절 우리는 그의 이름과 문학에 귀에 피딱지가 앉지 않았던가. 시험을 위해 암기했던 그의 모든 것들은 잊혀졌더라도 송강 정철의 호와 이름만큼은 익숙하리라 생각된다. 

그를 중심으로 세워 시작되는 이야기는 역시 뼈째 소화해도 좋을만큼 굵직굵직한 스토리들이 전개된다. 한국화로 치자면 잔선들이 아니라 화선지 한 장에 큼지막하게 처음 그려지는 굵은 중심선처럼 그의 작품은 그렇게 시작부터 굵게 그려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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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일생 - 비밀엽서 프로젝트 종합편 : 역대 투고작 중 가장 심오하고 아찔한 엽서 모음 포스트시크릿 북 4
프랭크 워렌 엮음, 신현림 옮김 / 리더스북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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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비밀이야~"해서 지켜진 비밀이 세상에 있었나?
[루머의 루머의 루머]도 그랬고, 소문을 작품으로 했던 작품 모두 비밀이 지켜진 적이 없었던 것을 소재로 하고 있다. 

비밀. 그것은 공공연한 소문이라고 사전적 의미를 다시 써야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누구나 비밀을 몇가지씩 가지고 있다. 그 중 가장 알리고 싶지 않은 비밀은 남에 대한 것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것이리라. 그런 비밀을 세상과 공유하도록 만든 사람이 있었다. 프랭크 워렌은 큐레이터였는데 어느날 우편 엽서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뿌리기 시작했다. 그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일을 시작했던 것일까.

2004년 11월 엽서 3000개를 인쇄하며 인생 최고의 비밀을 적어 익명으로 보내달라는 내용을 함께 적어 도서관이나 공공장소에 뿌려놓았다. 지하철 역에서도 나누어 주고 미술관에서도 나누어 주고 심지어는 도서관 책 페이지 사이사이에 끼워두기도 했단다. 그리고 기다렸다. 

그 엽서들이 집을 찾아오기를.....

놀랍게도 엽서는 150,000통이 넘게 도착했고 이는 곧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는 덩달아 유명해져 버렸다. 이것도 나비효과라고 부를 수 있을까. 

내용 또한 가히 충격적이었다. 


- 3년전 자살하려 했다

- 어린 동생을 추행한 적이 있다

- 그녀를 사랑하지 않아 반지를 끼고 싶지 않았다

- 나는 루저였다

- 베이비시터를 계속하기 위해 주인의 콘돔에 구멍을 내며 살았다

등등 상상할 수 없는 내용들이 쏟아져 나왔다. 익명성이 보장되어서였을까. 아니면 모르는 사람에게 털어놓아 마음의 안정을 찾고 싶어서였을까. 놀라운 내용들의 엽서가 책 속에 그대로 실려 있었다. 

그들은 어쩌면 비밀을 세상과 공유하고 싶기보다는 그들만의 대나무 숲이 필요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라고 외쳤던 모자 장인의 외침처럼 속 시원히 외치면서도 자신을 드러내고 싶지는 않았던 그들의 비밀. 가히 놀라울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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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의 인생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나라 요시토모 그림 / 민음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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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이 발표되던 해, 나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매니아가 되어버렸다. 그간 읽었던 다른 모든 책들은 지워버리고 내 머릿속엔 온통 키친 뿐이었다. 그리고 그 계절내내 나는 키친만을 끼고 살았다. 잘때도 머리맡에 두고 잠들고, 가방에 넣어다니고, 거짓말 조금 보내면 손에 본드 붙인듯 떼질 않았다. 손때가 묻어 꼬질꼬질해질때까지 그 책은 내 사랑을 담뿍 받았다. 

그렇게 내 그리움을 함께 견뎌내준 동기같은 책이 바로 키친이었고 그 작가가 요시모토 바나나였다. 티티새, 암리타 등등 발표하는 책마다 나는 매니아가 되었다. 그러다가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그녀의 책들과 멀어져버렸다. 아마 뒤이은 멋진 작가들의 유혹에 사로잡혀 버렸던 것 같다. 

그리고 오랜만에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을 다시 집어 든다. [데이지의 인생]이라...요시토모 나라의 삽화가 인상적이어서 집어들긴 했지만 너무나 일상적이고 밋밋한 그녀의 필체에 또 다시 빠져들었다. 퐁당-.

옴니버스식 단편모음처럼 보이는 이 글들은 사실 하나로 엮여있다.  아빠는 모른채 미혼모의 자식으로 자라다가 엄마마저 죽고 이모 부부에게서 길러진 "나"는 이젠 독립했다. 여유롭진 못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고 주변 인맥도 있는 소소한 삶의 주인공인 셈이다. 그런 "나"에겐 열한살때 브라질로 이사가서 헤어지게 된 달리아라는 친구가 하나 있었는데, 기억 속 그녀는 참 별난 소녀였다. 학교도 제멋대로 다니고 마음내키는대로 편하게 살아버리는....타인과의 의사소통보다는 언제나 자신이 우선인 별난 아이 달리아. 자유의지 100%로 싱크되어 살던 그녀가 꿈 속에 보인다. 그리고 그 꿈은 어딘지 불길했다. 

소설 내내 큰 사건은 없었다. 그저 살아가는 동안 툭툭 과거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인물과 관계가 소개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달리아가 죽엇다는 편지가 도착되었지만 공포스런 반전이 있다거나 신파스럽게 마무리 되지도 않는다. 그저 흘러온 물이 흘러내리듯 자연스럽게 "그냥 그랬어"라는 식으로 종결된다. 

음식으로 치자면 간이 덜 되어 싱거운 소설의 맛. 하지만 그래서 우리의 일상과도 닮은 그녀의  수필같은 소설이 오늘 내겐 위로가 되고 있다. 아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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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터 정철의 불법사전
정철 지음 / 리더스북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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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사전] .

이 짧막한 제목의 책을 만나게 된 건 우연적인 일이었다. 가끔 여행을 가거나 길을 가다가 혹은 약속 시간이 남아 잠시 들른 곳에서 좋은 책들을 만나기도 하는데, 미리 봐 둔 책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은 더 좋은 책으로 보일때가 있다. 

[불법사전]을 만나게 된 것은 우연히 서점에 들렀을 때였다. 누군가와의 약속이 있어서도 아니고 서점나들이를 계획했던 날도 아니었는데, 그날은 뭣에 홀린 듯 문고에 잠시 들르게 되었다. 20분 정도 둘러보고 나가야지 라고 마음먹었었다. 더 있으면 또 얼마나 많은 책을 사버리게 될지 하늘도 모를 일이될테니...

그래서 베스트셀러 코너 앞에서만 서성이며 팔을 뺄 수 없게 팔짱을 끼고 제목 구경만 하고 있었는데, 베스트셀러 뒷쪽 선반에 놓인 책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딱 네자. 불법사전.

무엇에 대한 내용이길래 사전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왜 불법사전인 것인지 궁금해져서 그만 팔짱을 풀고 말았다. 그리고 결국 지갑을 열게 되었고 문고를 나설때 내 옆구리엔 책이 끼워져 있었다. 나는 정말 서점에만 가면 마법에 걸리나보다. 

불법사전은 그림만 구경해도 재미있다. 광수생각처럼 저자의 생각들이 담겨 있는데, 이렇게 누군가의 기발한 생각을 구경하는 일은 재미난 일이기 때문이다. 한 카피라이터가 출판한 [1cm]라는 책을 상상력이 고갈될때면 다시금 꺼내보는데 언제봐도 신선함이 묻어나서 좋은 책이다. 마찬가지로 불법사전은 일상의 생각들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지만 인상적인 한 문장이 페이지를 다 덮고 나서도 내 눈 앞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자살. 세상에서 나를 지우는 일....

그래서 작년부터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세상에서 자신을 지우고 있는 것일까. 약간은 멋진 듯한 표현이지만 다시 보면 너무나 슬픈 표현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우리는 누군가의 무엇이 되어 있는데, 허락도 받지 않고 모두를 슬프게 하면서까지 세상에서 나를 스스로 지우다니....

세상에서 누군가가 지워지지 않도록 세상이 조금 더 아름다워지면 안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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