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실은 하늘을 보았다 2
김종록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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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장영실이 이 책을 원작으로 한 것일까. 장영실이라는 천재가 있어 가능했던 조선의 과학. 인재등용에 인색했던 조선에서조차 그는 신분을 넘게 만든 뛰어난 재주를 가진 인물이었다. 만약 그가 지금 살아있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 것인가.


장영실과 세종대왕의 관계를 보면서 흡사 박정희 대통령과 이휘소 박사가 떠올려졌다. 그들 모두 자신을 알아주는 권력자가 있었고 뛰어난 재주를 지닌 과학자였고 감히 그 시대에선 누구도 꿈꿔보지 못할 것들을 만들기 위해 애쓴 시간이 있었다. 

혼천의,자격루,확대경,측우기 등등을 만들어낸 사내.

그의 시작은 얼음으로 불을 붙이는 일에서부터 출발했다. 임금에게 호언장담하며 목숨을 내걸고 호기롭게 증명해낸 일을 시작으로 그는 세종의 비밀병기가 되어 그와 뜻을 같이 했다. 신하인 동시에 뜻이 맞는 친구가 바로 장영실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세종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말년에 장영실을 파했다. 그토록 꿈꿔왔던 하늘의 비밀을 풀어줄 천리경의 완성을 눈 앞에 두고 왜 그 꿈을 접었던 것일까. 우리가 알고 있던 세종대왕은 그런 인물이 아니었다. 그래서 장영실에 대한 처우는 두고두고 의문투성이로 남아 있다. 만약 그때 왕과 장영실이 꿈을 이루어내었다면 오늘날 우리는 교토를 중심으로 정한 표준시인 교토시를 사용하지 않고 우리의 시를 사용할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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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학교 아이들
커티스 시튼펠드 지음, 이진 옮김 / 김영사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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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가 있는 사립학교에 대한 환상은 청소년기의 누구라도 갖고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의 현실 속 학교와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사실 소설 속에서 사립학교는 공공연하게 등장하는 배경이다. 

어린 시절 읽었던 다렐르 시리즈나 키다리 아저씨, 캔디캔디를 비롯해서 온다 리쿠의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에 이르기까지 사립학교는 또 다른 환상적 배경으로 우리 곁에 늘 머물러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사립학교 아이들]은 제목부터 그 환상을 갖고 출발하게 만든다. 십대들의 명품인생은 집안과 머리에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그렇다면 그들의 우정과 연애도 일류일까? 그 질문이 바탕이 된 소설이 바로 사립학교 아이들이다. 

누군가의 서평을 통해 읽은 이 책은 꼭 읽고 싶은 목록에 올라 있었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드디어 읽게 되었는데 2005년 올해의 책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은 내용을 더욱 궁금하게 만들었다. 

전세계 십대들에게 가장 많이 읽히고 있는 책이라는 부록같은 타이틀에선 잠시 주춤했지만...생각에 아직은 그래도 트와일라잇을 뒤집을만한 부동의 1위는 없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다. 18개국에 번역 출간되었다는 이 책은 생각보다는 재미의 요소를 찾지 못하게 만든다. 그들의 정서와 우리의 정서가 틀려서일까. 사건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섹시미는 없는데 섹시하며 이 시대 최고의 성장소설이라니....이 찬사는 역시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불이해일까. 

마치 십대들의 세계를 도청이라도 한 것처럼 사실적이라는 표현에 문득 궁금해진다. 서양 기숙사의 십대들의 삶은 대략 이렇다고 이해해도 될까. 리 피오라라는 이름은 낯설지만 다르다는 전제하에 구경하는 재미는 쏠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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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이렇게 쓰면 재미있다 - 어일선 감독의 영화 강의 족보
어일선 지음, 정태성.이세원 기획 / 에쎄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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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맥주 광고에 여러 감독들이 나와 웃음을 주고 있다. 특별히 그 맥주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시원하게 들이키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한번 사먹어볼까?라는 구매 의욕이 샘솟기도 하고 감독들이 어색한 연기에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고 있다.

 

어쨌든 그 상품은 상품을 소비자에게 인지시키는데 성공한 셈이다.

 

광고속 영화 감독중 김지운 감독의 책을 얼마전에 한 권 읽었다. 장르불문하고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내는 감독이지만 좀처럼 자신을 드러낸바 없던 감독에 대한 궁금증이 예전부터 있어왔기 때문에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듯 반겨졌던 책읽기였다.

 

감독은 생각보다 재미난 사람이었다. 진지하게만 느껴지던 박찬욱 감독, 재미나고 사람좋아 보이던 봉준호 감독, 서민적이면서도 관찰력이 뛰어다나고 생각해 왔던 류승완 감독 등등에 비해 감독적인 측면에선 별로 이렇다할 특징을 발견해내지 못하게 만들었던 한 사람이었던 김지운 감독이 이렇게 재미있는 사람일 줄은 몰랐었다.

그래서 그의 영화들이 그렇게 다양한 색깔이면서도 재미있게 다가왔나보다.

 

그 김지운 감독이 첫 처녀작이었던 영화 [조용한 가족]의 시나리오를 직접 썼는데 단 5일이 걸린 작품이라고 말했을 때 의자가 뒤집어질만큼 놀래버렸다. 작품을 둘째치고라도 단 5일만에 쓰여진 작품이 저럴 수가 있을까 싶어졌기 때문이다. 직접 써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을 것이다. 고작 러닝 타임이 100여분 안밖의 시나리오나 대본집필이 얼마나 사람 속을 말리는 작업인 것인지...그런데 그는 고작 5일 안에 완성해놓고 시나리오 당선이 모자랐던지 아예 자신의 작품으로 입봉해서 감독이 되었다.

 

희안한 일이지만 그의 백수생활 10년을 읽는 재미는 또한 그에 맞먹었다. 감독의 재미난 일화처럼 [시나리오 이렇게 쓰면 재미있다]도 상당히 흥미로운 작법서다. 이젠 더이상 작법서를 읽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항상 새 작법서가 나오면 주변을 배회하고 있다. 결과를 알지만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마냥 작법서를 꺼내 펼쳐보는 것은 고역이긴 하다. 하지만 언제나 고역을 사서 치른다.

 

작법서는 내게 그런 종류의 책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이 책은 서점에서 몇줄 읽다가 당장 사버렸을만큼 재미있었다. 마치 성적을 업그레이드 시켜줄 쪽집게 수험서를 발견한 것처럼, 산에서 심마니가 "심봤다'를 외치며 하산하는 기분으로 나는 책을 옆구리에 끼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읽고 또 읽었다. 재미난 소설을 읽는 기분으로 신나게 몇번째 읽어내리고 있는 작법서. 이 재미가 떨어지기 전에 나는 또 읽고 내 머릿속에 암기 아닌 암기를 해 넣어야겠다고 마음먹어본다.

 

시중에는 많은 작법서가 있다. 하지만 이처럼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작법서는 몇 권 없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이 너덜너덜해질때까지 되새김질 독서를 해 볼 요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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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행록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2
누쿠이 도쿠로 지음, 이기웅 옮김 / 비채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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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울 반전의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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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고집쟁이들 - 고집스런 사람들의 멋진 인생 이야기
박종인 글.사진 / 나무생각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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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고집스러운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판단 외에 다른 이들의 의견은 무시해버린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의 기술이 경지에 올라서면 우리는 "장인"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을 부르기 시작한다. 

생활 속에서 보면 정말 많은 달인들이 살고 있다. 하지만 달인 = 장인이라는 의미는 맞지 않다. 그럴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장인이라는 이름이 붙는 사람들은 대체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그 궁금증이 책을 읽게 만든 첫 시작이었다. 


타인의 의견에 휘둘리지 않는다 라는 것은 얼마만큼의 강함을 의미하는 것일까. 모두가 말리고 안된다고 말할때 스스로를 믿고 불도저 같은 추진력으로 목표를 향해가는 그들의 뚝심은 대체 어디쯤에서 샘솟는 것일까. 나는 강인한 사람들의 올곧음이 좋다. 물론 아집이 되면 곤란하겠지만 그들의 믿음엔 반드시 긍정적인 기운이 서려 있다. 

얼마전 읽었던 [오리진이 되라]에서 세 가지 배움을 얻었는데, 

1. 할 수 있다는 자신감 / 2, 즐겁게 미쳐라 / 3. 올인

의 세가지였다. 놀랍게도 [행복한 고집쟁이들] 역시 이 세가지를 실천한 삶을 살고 있었다. 행복의 공식처럼 성공의 공식도 있는 것일까. 특히 조선의 옻칠장이 전영복 편은 얼마전 책에서도 보았던 인물이라 더 자세히 읽게 되었는데, 그가 한국인으로 남아주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르겠다. 편하게 살 수 있는 길을 두고 그는 또 그렇게 뜨거운 가슴의 선택을 따르고 있었다. 오늘 우리가 월드컵을 응원했던 그 불타는 가슴과 같이. 

사람이 살아가는데 여러가지 길이 있을 것이다. 옳고 그름의 이분법적 길들이 아니라 세갈래, 네갈래, 만갈래의 길들이 있고 선택이 있어 우리를 웃고 울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길을 선택하든 어떻게 걸어가든 내가 선택의 주체가 되면 후회는 남지 않는다. 살아보니 그랬다. 
살아온 날들보다 아직은 살아갈 날들이 더 많지만 이들 모두 나의 좋은 발걸음 멘토들로 남아 그들의 삶의 열정을 닮아보고 싶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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