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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스캔들 - 소설보다 재미있는 명화 이야기 ㅣ 명작 스캔들 1
장 프랑수아 셰뇨 지음, 김희경 옮김 / 이숲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최초의 누드모델은 프락시텔레스의 프리네라고 한다. 유녀였던 그녀는 신성모독으로 법정에 섰지만 법정에서 옷을 다 벗어 자신의 나신을 드러내 재판관들의 마음을 매혹시켜버렸기 때문에 무죄판결을 받은 것으로 유명했다. 세상에 "미모보다 더 불공평한 것은 없다"는 생각에 종지부를 찍게 만드는 일화가 아닐 수 없겠다.
시간대를 옮겨 이젠 언제 하는지 알 수 없게 되어버렸지만 한참 재미있게 시청했던 [명작스캔들]은 좋은 작품들을 쉽게 다가가 재미있게 해석할 수 있도록 도와준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아쉽게도 시간대를 도무지 찾을 수 없어 볼 수 없게 되어버렸지만 그간 시청했던 작품들로 인해 나의 눈과 귀는 많이 고급스러워져있었다.
그 감동을 잊지 못하고 있던 중 장 프랑수아 셰뇨의 [명작스캔들]을 읽게 되었는데 일화 하나하나가 너무나 재미있어 손을 놓치 못하게 만들고 있따. 가령 네덜란드 화가인 히에로니무소 보스 가 그린 "최후의 심판"은 목밑에 바로 달린 발을 붙인 사내나 괴로움에 사지를 어쩌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고통스러워 보이는 사람들이 너무나 사질적으로 표현되어 있어 놀랍기 그지 없었고 사람을 꼬치에 꿰어 굽고 분쇄기에 가는 저 상상력은 화가의 악마적 성향을 나타내는 것인가 싶다가도 "쾌락의 정원"이라는 그림 속 환함과 달콤함을 보면 또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합쳐져 참 혼란스럽게 만든다.
카라바조, 앙리 마티스, 고야, 세잔, 고흐, 피카소, 다빈치에 이르기까지 대가들의 그림을 한꺼번에 보면서도 보는데만 그치지 않고 꼼꼼히 그림 속 숨겨진 비밀들을 찾게 만드는 저자의 글솜씨에 탄복할 따름이다. 여름이라 시원한 곳만 찾던 내게 책은 또 다른 시원함을 가져다 주었는데 바로 여유가 만들어준 시원함이었다.
뭔가 또 복잡한 생각들로 가득찼던 내게, 명작들은 삶을 다시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는 팁을 선물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