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먹고살기 - 경제학자 우석훈의 한국 문화산업 대해부
우석훈 지음, 김태권 그림 / 반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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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년대엔 산업사회가 도래되면서 잘먹고 잘사는 것에 중점을 두던 시대라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적었던 시대였다. 90년대까지 서비스는 그래서 공짜라는 이미지가 강했으며 손님은 왕인 시대였다면 2000년대 이후부터 고객중심, 니즈채움, 친구처럼 가족처럼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대에 이르렀다. 사람에 대한 친절과 고객의 니즈가 변하고 있는 시대인만큼 사회에 제공되는 문화도 다양해지고 질적으로 많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데, 그래서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이미 문화콘텐츠로 먹고사는 시대까지 흘러왔다. 문화로 먹고 산다. 서비스가 공짜로 통했던 시대엔 상상하지 못했을 이야기였을 것이다.

 

대중적이든, 학술적이든, 정책적이든 문화로 먹고살 수 있다는 것은 아주 매혹적인 유혹의 삶처럼 느껴진다. 특히 경제학자의 눈을 통해 문화가 숫자로 읽힐 수도 있다는 발상의 전환은 놀라기 충분한 것이었는데, 이전 세헤라자데 스토리텔링으로 문화콘텐츠를 마케팅에 접목했던 사람의 예처럼 신선하면서도 색달랐다.

 

문화파생력은 이미 많은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입증되어지고 있다. 드라마 한 편이 가져다준 글로벌한 흡인력이나 음악이 세계의 눈을 대한민국으로 어떻게 향하게 만들었는지 등은 체감화될만큼 우리 가까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어느 배우는 예술이란 가장 절실할때 가장 잘 행해진다라는 명언을 남겼지만 배고픈 예술가가 점점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램이 자꾸만 생긴다. 이처럼 문화 가까이에 마케팅을 두고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는 이상 더이상 배고픈 예술가의 길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대세를 따라 여러 방면으로 파생효과가 큰 문화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일도 의미있는 일처럼 느껴진다.

 

은장도 하나도 문화 콘텐츠가 되고 펭귄 캐릭터 하나가 세계 아이들의 대통령으로 군림하는 세상에 와 있다. 무릎팍도사를 보며 많은 생각들이 교차되었다. 누군가는 괴로워하며 귀를 자르며 예술의 혼을 불사르는가 하면 또 다른 세상의 누군가는 그저 즐기는 마음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선택해 그 속에서 부를 창출하고 문화의 턱을 높이는 일을 선택했다. 어느쪽이 옳다가 아닌 것이다. 그저 살아가는 시대에 맞춰 자신이 옳다 생각하는 쪽을 선택하면 되는 일인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난 이상 긍정의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자라는 것을 막을 방도가 없었다. 즐거운 마음 속에서 좀 더 멋진 문화 콘텐츠들이 생겨나 그들을 즐길 수 있는 나날들을 꿈꾸고 있다. 즐거운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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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반 위의 골든보이, 랑랑 - 중국인으로 태어나 세계인이 된 천재 피아니스트 닮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 wannabe series 3
랑랑.데이비드 리츠 지음, 문세원 옮김 / 위즈덤피플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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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곡들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연주하는 연주자들의 마음 또한 편안할까. 언제부턴가 그들의 마음에 마음이 쓰이기 시작했다. 랑랑이 연주하는 헝가리언 랩소디 2번을 듣고 있노라면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한 장면이 떠올려졌다. 빠른 손가락들이 춤을 추기 시작하면서 그 음율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마법이 피아노 건반 위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연주곡은 귀를 열어 듣기 마련인데, 눈으로 보면서도 즐길 수 있는 연주를 그가 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이야기를 책을 통해 읽으면서 그의 어린 날이 꼭 베토벤의 어린 날처럼 쓸쓸하고 고통스러웠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천재성과 집착. 아이에게서 그 어떤 천재성이 발견되면 부모는 그렇게 집착하게 되는 것일까. 최고도 최선도 아닌 행복하기만을 바래줄 수는 없는 것인지. 아직 부모가 되보지 않았기에 그들의 마음을 십분 다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그 어린 날의 랑랑과 마주칠 수 있었다면 그의 이야기를 읽은 독자들은 어떤 친구가 되어줄 수 있었을까.

 

그리 길지 않았던 그의 지난 성공담은 과히 달달하지만은 않았다. 하나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은 최선을 다한다고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최선을 다하며 살아왔다는 거다. 그의 삶이 건반 위에서 두들겨지며 우리에게 들려지는 순간 들려왔던 편안함들이 이 이야기 속 사연들과 겹쳐지며 열정도, 고통도, 집착도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그도 연주하면서 자신을 녹아내고 있진 않았을까.

 

세상에 음악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예쁜 곡들을 연주하는 연주자들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중국계 피아니스트인 랑랑이 들려주는 연주들은 때론 코믹하게 때론 격정적으로 때론 우아하게 들려와 내 삶을 채워주었는데......! 가장 좋아하는 연주자는 아니지만 그의 연주를 가끔 들으며 나는 늘 그가 궁금하긴 했었다.

 

그 궁금증을 이 한 권 속에서 풀어내며 나는 다시금 다른 궁금증을 품어본다. 성공하기까지 짧은 그의 인생을 책 한 권에 다 풀어내고, 연주 속에 다 녹여내고 그는 다음 책에서는 과연 어떤 이야기들을 들려주게 될까. 이전과는 다른 그 어떤 것들에 대한 호기심을 무엇으로 채워줄까. 요요마에 관련된 책들을 읽거나 다른 클래식 연주인들의 이야기를 읽었던 것과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이야기들을 랑랑의 삶 속에서 읽어가면서 한 사람을 알게 되는 일이 그가 속한 세상을 이해하는 첫걸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알기 이전의 그의 연주와 알고나서의 그의 연주는 같을지 모르지만 듣는 나의 귀는 좀 더 마음에 닿아 있을 것 같다. 이해하는 만큼 보고자 하는 세상이 열린다고 믿고 사는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이 있기까지 그의 삶 또한 그를 단련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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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광
렌조 미키히코 지음, 양윤옥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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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녀가 죽었다. 태어난지 4년남짓 된 아이의 원죄는 무엇이었을까.

소녀의 죽음을 둘러싸고 알리바이가 있건 없건 연류된 사람들은 모두 가족이거나 가족과 연계된 사람들이어서 더 충격적인 소설 [백광]은 렌조 미키히코의 작품이다. [회귀천 정사]보다 더 진한 향을 풍기며 독자들을 유혹하고 있는 [백광]은 얼마전 가슴 아프게 읽었던 한 소설이 홀로코스트라는 역사적 배겨의 아픔을 밑바탕에 깔고 시작하는 것과 달리 지극히 가정사 내에서 파생되지만 결국엔 인간의 심리를 저 밑바닥까지 끌어내려 샅샅히 훑게 만드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가진다.

 

꽁꽁 얼어붙은 겨울날, 전쟁터로 떠나는 남편에게 "이 아이는 당신의 자식이 아니야"라고 내뱉은 잔인한 전처의 고백.

전쟁터에서 심리적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한 소녀를 죽이고 만 과거를 떠안고 살아가는 치매 노인.

자신의 남편과 여동생의 불륜에 괴로워한 가정주부.

형부를 비롯해서 많은 남자들을 전전하며 살았지만 만족스럽지 않았고 결국 자신의 딸을 죽이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힌 여자.

아내의 여동생이 낳은 자신의 딸을 스스로 마당에 묻어야 했던 남자.

불륜녀의 아이를 죽이기 위해 집에 잠입한 한 대학생.

이 모든 사실을 묵묵히 지켜보며 입을 다물어야했던 집.

 

죄악은 과연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어서 소녀의 죽음으로 고통의 소리를 내지르게 되었던 것일까. 일곱명의 등장인물은 각각의 알리바이와 사연들을 담고 있으면서도 묘하게 뒤틀린 가정을 억지로 끼워맞추며 편안한 일상을 살아가는 척하고 있었지만 섬뜩한 반전은 그들 모두가 범인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이미 일어난 것이 아닐까 싶다. 소년탐정 김전일에서처럼 멋진 트릭을 원했던 것이 아니라 소녀의 죽음을 통해 산산히 부서진 이 가정의 어두움이 낱낱이 파헤쳐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읽게 된 [백광]은 사실 우리가 이루고 있는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얼마나 쉽게 부서질 수 있는 것인지 알려주는 것 같아 참 고통스럽다.

 

읽는 내내 고통스러웠던 소설을 뒤로 하고, 범인이 밝혀졌지만 여전히 찝찝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책장을 덮으면서 나는 마당에 묻힌 4살 짜리의 죽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고 있다. 소설 속이긴 하지만 죽어버린 4살짜리의 죄는 어른들이 만든 것인데, 아이가 희생되어서야 그 어른들의 죄가 밝혀지는 것은 너무나 억울하지만 어쩌면 이것이 인생인가 싶어져 쓴 커피를 연커푸 들이킨 듯한 우울함을 감출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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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지금이야! - 변화관리 SHOW 성공법칙
김종원 지음 / 이지북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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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에는 슬럼프가 없다고 했던가. [앨리스, 지금이야]는   마시멜로 이야기처럼  아주 쉬운 동화적 요법으로 우리에게 진지한 교훈을 남긴다.   조금만 힘겨워져도 지름 길은 지도 위에서나 존재하며 성공에는 지름 길이 없다는 것을 경고하며 하루하루의 시간을 아끼며 전진하라고 충고한다.

 

어느날 앨리스가 되어 이상한 나라에서 노인의 목소리에 의지해 살아남아야 했던 스티브는 특이한 생존 경쟁의 장에 내던져진 후 결국 삶을 최고로 만들 비결을 찾아내고야 말았다.

 

자신만의 정확한 목표를 알라!

변화하기를 소망하라~

의지의 힘으로 변화를 얻어라!

삶의 정상에 도달하라!

 

는 4가지 충고는 변화의 중심에 섰을 때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방향을 제시해 주었고 지금 당장 시작하도록 엉덩이를 두드려 달리게 만들었다.  변화를 통해 얻은 창조력의 힘은 그 어떤 것보다 힘이 세다는 것을 나는 책을 읽고서야 깨닫게 되었다.  적절한 시기에 내게 온 이 책은 변화관리가 필요한 내게 행복을 잡는 파랑새가 되어 주었다.

 

변화관리란 개인을 변화에 동참하게 만드는 시스템을 일컫는데, 다윈의 말처럼 자연에서 살아남는 것은 강한 종도 영리한 종도 아닌 변화게 가장 잘 반응하는 종이다 라는 사실을 저절로 터득하게 적절한 충고를 한다. 모 통신사의 show를 하라! show! 를 절로 외치게 만들면서 일진이 좋지 못했던 오늘을 뒤로 하고 내일을 꿈꾸게 만드는 책은 사실 세상에 그다지 많지 않았으나 나는 꿈꿀 수 있는자만이 원하는 결과를 기대하며 저자가 말한 현재를 변화시킬 비법들을 내일의 삶에 적용하려 한다.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는 변화를 기회로 만드는 이가 되기 위해 나는 내일도 기회 앞에 설 것이다. 변화에 가장 잘 반응하는 종으로 오래 살아남기 위해 변화관리를 당장 시작하면서 이를 모르는 지인들에게 책의 좋은 내용들을 메모하여 전달하기 위해 엽서를 꺼내든 나는 분명 오늘을 사는 사람이지만 내일을 기대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기분을 변화시키고 있다.

 

흐름을 탄다는 것의 중요성을 나는 책을 통해 경험하고 있다.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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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사랑한 미술 - 마이 러브 아트 1
정장진 지음 / 아트북스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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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해석이 있을 줄 몰랐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가 종교영화일지 누가 알았겠는가. 게다가 [터미네이터도] 종교적 색채를 입힌 영화라니....! 누군가에게 이야기해주면 솔깃할만한 이야기들이 가득한 이 책은 그래서 읽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구미가 확~당긴 책이었다.

 

[포레스트 검프]는 달리는 주인공에 포커스를 맞춘 영화였으나 결국 아이큐 78인 그가 인생에서 만난 유명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거치면서 나는 그가 달리는 거리가 인생 그 자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렇게 또 그를 예수로 대비하여 아버지가 없는 점과 베로니카와 만나는 이야기 등등에 의미를 실어놓았다. 또 부자들의 루팡놀이처럼 여겨지던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 역시 내가 알던 이야기는 아니었다. 좋아하는 마그리트의 그림인 [대전쟁]에서 힌트를 얻었다는 한 장면이나 [풀밭에서]등등 좋은 그림들을 많이 구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 좋았으나 그림 그 자체가 녹여져 있었다는 사실은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이었다.

 

미술을 영화처럼, 영화를 미술처럼 보는 법을 알려주는 [영화가 사랑한 미술]은 이처럼 색다른 관점에서 영화를 보게 만든다. 시작점부터 다르기 때문에 영화를 스토리 위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영상에 실린 작품 위주로 보게 되면 미술 작품들과 연계성을 가지고 보다보니 상징적인 의미들까지 떠올리며 보게 되는 것이다.

 

17편의 영화와 17점의 미술 작품이 안내하는 세상엔 인생역전도 있고 종교 미술도 들어있다.  헐리우드 영화 속에도 흥행공식뿐만 아니라 철저하게 계산된 우아한 작품세상이 스며들어 있다니.....!!영화, 이젠 영화로만 보기엔 너무나 아까운 것이 아닐까 싶어졌다.

 

[타이타닉]에도 [수태고지]도 영화 속에 스며들어 새로운 감상을 즐기게 만든다. 그 자체만으로도 즐거워져. 몇 편을 보았는지보다는 얼마나 즐겁게 보았는지 만족감으로 가득차게 만든 이 책을 나는 오늘 밤 더 꼼꼼히 구경할 작정이다.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예술을 구경하는 마음으로, 주어진 것뿐만 아니라 시어처럼 숨겨진 의미를 찾는 마음으로 그 즐거움에 빠져들어 볼까 한다. 카메라는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지만 모두의 눈 속에 가득 담길 수 있는 영상을 잡아내듯 나는 그 숨어있는 제3의 눈이 되어 즐거움을 만끽할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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