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션샤인 1 - 드라마 원작소설
김은숙 지음, 김수연 소설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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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드라마가 끝나는 시점과 맞물려 대본집이 나오곤 하는데, 특이하게도 김은숙 작가의 경우 대본북이 아니라 소설로 출간하고 있다. 본방사수해온 드라마의 대본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재미는 빼앗겨 버렸으나 반대로 영상을 소설의 형식으로 다시 보는 재미 또한 쏠쏠했다. 결과적으로 멋진 선택이었다.

 

사실 <<미스터션샤인>>은 기대했던 차기작이 아니었다. <<태양의후예>>,<<도깨비>>에 머물러 있던 감성을 채우기엔 시대도, 배경도, 역사도 암울하게 느껴졌기 때문에 '그냥 건너뛸까?' 했던 작품이었는데, 대사의 감칠맛에 홀려 종종 눈물을 닦아가며 끝까지 시청하고야 말았다. 그 암울하던 시기에도 낭만은 있었고 나만을 위한 선택을 할 수 없음에도 서로를 향한 안타까움은 스며들어 안타까움을 더한 시기였다. 게다가 한 여인을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하는 세 남자가 함께 모이는 장면에서의 브로맨스란.......유머스러움을 잊지 않은 그들의 모습에서 잠시 역사적 배경을 잊은 채 웃고 말았다.

 

돌아온 이방인 유진 초이

너무 똑똑해서 노비로서의 삶이 위태로웠던 아홉살 유진은 하루 아침에 부모를 잃고 추노꾼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도공 은산의 도움으로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미군의 신분으로 다시 조선땅을 밟게 된다. 친일한 반역자인 로건을 저격하는 날 마주친 남장여인에게 묘한 매력을 느끼면서 자꾸만 엮이게 되고, 주변인들과도 엮이게 되면서 본의 아니게 의병들을 돕는 선택을 하게 된다. 이 모든 일이 한 여인을 살리는 일이었기에.....

고매한 애기씨 애신

작금의 조선땅에서 누구도 모를 리 없는 고매한 여인. 얼굴도 모르는 아비와 어미가 일본땅에서 의병으로 죽었으나 왕의 스승이었던 할아버지 손에서 자라 부족함 없이 자랐다. 하지만 아는 사람만 아는 비밀이 그녀에게 있었으니.....정혼자가 일본에서 돌아오지 않아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를만큼 나이가 찬 애신이 몰래 손에 든 건 총이었다. 군자금을 대는 할아버지와 비밀리에 의병활동을 하고 있는 애신. 너도나도 나라를 팔아먹을 때 반대로 몰락해가는 조선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보태고 있던 애신 앞에 그가 나타났다. '러브'를 함께 하자는 말에 움찔한 남자, 유진이....

능글능글함에 슬픔을 감춘자 희성

입 한 번 잘못놀렸다가 바로 매맞거나, 칼맞거나, 총맞기좋은 조선에서 나불나불 유쾌하게 제 할말을 다 하고 사는 남자 희성의 능글맞음은 웃음포인트였다. 모를 때 한 말이나, 알고나서 한 말이나....... 그가 입만 열만 무거웠던 분위기는 풍선처럼 가볍게 띄워졌다. 철없는 부잣집 도련님 같은 그는 그렇게 능글능글함 속에 제 속을 감추고 사는 남자다. 착복해서 만든 재산으로 개인의 영달만을 쫓아온 조부도 부끄러웠고 비슷한 삶을 걸어온 부모 역시 그에게는 수치스러움을 더했으나 그는 반항 대신 인생을 낭비하는 것으로 복수 꿈꿨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살면서 집안이 정한 혼사도 팽개쳐두었으나 애신을 먼저 만나지 못한 건 두고두고 한으로 남을 일이었다.

거친남자의 소금같은 순정, 동매

아내를 범한 자를 두고도 칼즐 동물에게만 휘둘러야했던 아비는 백정이었고 돌맞아 죽은 어미는 백정의 처였다. 그 삶을 그대로 물려받아야했던 동매의 목숨을 구한 건 어린날의 애기씨였고 비록 내밀어진 손에 큰 상처를 주고 말았으나 그 한 순간의 추억을 붙들고 살고 있는 남자가 동매다. 무신회 한성지부장으로 낭인들을 몰고다니는 그 역시 돌아온 이방인이었으나 소중한 애기씨를 지키는 방법은 설탕같은 유진과 대비되는 소금같은 남자다.

화려하고 노련한 여인, 히나

'호텔 글로리'의 사장인 히나는 노련한 여인이었다. 빈관을 꾸려가는 경영인으로도, 사람이나 사건에 대처하는 능력도 탁월했지만 화려함만 엿보였던 그녀 역시 과거가 남다른 여인. 나라를 팔아치우고 아내를 갈아치운 아비가 종국엔 어린 딸을 팔아치웠고 남편의 학대를 견디던 히나는 스스로를 구명하면서 현재의 '쿠도 히나'로 꼿꼿하게 일어섰다. 아비의 존재와 남편의 죽음. 발목 잡힐 때마다 그녀는 살아남았다.

'당분간 조선인입니다','당분간 미국인입니다'..라는 드라마 속 찰진 대사가 소설 속에도 고스란히 남아 드라마 다시보기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으로 읽게 만든 소설 <<미스터션샤인>>은 울림이 오래가는 작품이다. 서가에 꽂아두고 일년에 한 두번씩 꺼내 읽기 적당한 책으로 역사적 사실과 더불어 시대를 살았을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볼 여지를 주는 소설이다. 막연히 '조상' 혹은 '옛사람들'이라고만 생각해왔던 사람들이 살다간 날들의 의미를 되새겨보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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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탐인 - 조선스파이
정명섭 지음 /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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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누구나 필요한 게 있으면

사거나 훔치거나 힘을 앞세워서 빼앗곤 하지

어떤 방법을 쓰는지가 다를 뿐이고 말이야

p63

 

 

 

호방한 영웅의 주변엔 성격은 달라도 의리로 똘똘 뭉친 벗들이 모여들 줄 알았건만 병조판서의 아들 조유경의 주변엔 배신자들만 가득했다. 조유경에 비해 부족한 것이 많았던 그의 벗들은 그를 시기하는 마음을 감추고 작당모의하여 적당한 때를 골랐고 한 집안을 풍비박산 내면서 출세길을 열었다.

제목만으로 역동적인 활극과 모험을 기대했던 <<조선스파이 체탐인>>은 기대와 달리 어린 시절 읽은 '몬테크리스토 백작' 스토리처럼 벗들의 배신으로 나락에 빠져 복수를 준비해 온 남자의 이야기로 이어졌다. 믿었던 정혼녀 석란을 찾아갔지만 체포되고만 유경은 체탐인으로 끌려갔다. 체탐인이 된 무리 속에서 김거리차리를 만나지 못했다면 그곳에서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질 목숨이었다. 하지만 인연은 묘해서 과거 자신의 억울함을 풀어주었던 은인의 아들인 유경에게 위험을 귀뜸해주고 큰 재물이 있는 곳까지 알려주게 되고 배신당했던 유경은 이를 발판으로 그는 재물과 사람을 얻은 후 복수를 위해 신분을 숨긴 채 조선으로 돌아왔다.

 

김척신, 석환진, 김매읍동, 권주혁, 이신호, 손중극, 김온, 황덕중.... 이들 모두가 떵떵거리면 살고 있는 것은 아니었으나 과거의 죄를 진심으로 뉘우치지 않는다는 면에서는 일맥상통한 부분이 있었고 유경은 그들의 욕심을 이용해 함정을 파 그들을 죽음으로 이끌었다. 복병이라면 자결한 줄 알았던 석란이 비구니승이 되어 살아남았다는 것과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을 확인했다는 점 정도일까.

 

일사천리로 착착 진행되어가는 복수는 사극이라는 배경 속에서 재미를 더해갔지만 슬픈 엔딩이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아서 남은 페이지가 줄어들수록 마음이 점점 무거워지기도 했다. 호화롭게 살아온 이에게 15년의 시간은 짧디짧은 단내였겠지만 죽음과 고통 속에서 살아돌아온 이에게 15년이라는 시간은 마치 150년 처럼 느껴진 시간이 아니었을까.

 

드라마로 옮겨져도 재미있을듯한 <<조선스파이 체탐인>>은 술술 읽히는 한 남자의 복수스토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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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 - 4백 년 전에 부친 편지
조두진 지음 / 예담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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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람이 잊지 못할 추억은 없다고,
사람이 이기지 못할 슬픔은 없다고,
아물지 않을 상처 따위는 없다고
p202

 

 

 

 

 

4백 년 전에 부친 편지에는 애절한 사랑이 담겨 있었다. 너무 빨리 떠난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종이에 쏟아부어 작성된 편지글에는 힘이 있었다. 그래서 잘 몰랐을 일본의 병사로 하여금 뭉치째 가져가게 만들었으며 왕조가 망하고 대통령제가 세워진지 한참지난 현대의 어느날, 일본과 한국 양국을 오가며 그 사연을 펼치게 만들기도 했다. 전쟁전후,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많았을 것이다. 남편을 잃은 부인이 어디 원이엄마 뿐이었을까. 그 중 분명 그녀처럼 망중의 한을 글로 기록해둔 여인들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능소화>>의 애절함은 안타까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스토리였다.


 

1998년 4월 택지개발 현장인 경북 안동에서 발견된 비석 없는 무덤 하나. 그 안에서 4백여 년 전 조선시대에 죽은 사람의 미라와 가족들이 써 넣은 편지가 발견되었다. 조선 명종 때 사람인 이응태의 무덤으로 밝혀졌는데, 형이 쓴 글과 아내가 쓴 편지들이 발굴되었으나 아내의 글만 상태가 양호했다. "원이 아버지께"라는 제목으로 시작된 아내의 편지의 판독을 맡았다는 '나'는 너무 쉽게 그 내용을 현대어로 옮겨냈고 이후 잊어버렸다. 하지만 기타노 교수를 통해 일본에도 동일한 편지가 있다는 말에 이야기는 시작된다. 과거속으로.....

 


고성 만석꾼 이요신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이응태는 검술도 뛰어났고 글재주도 남달랐다. 성품까지 착해 부모의 자랑일법 했지만 그의 아비는 착찹한 마음이 들고 말았다. 딱히 종교가 없던 그에게 그저 친한 벗이기만 했던 하운 스님은 둘째 아들이 태어났을 때 사주를 보하는 이름이 필요하다며 '응태'라고 지어주었다. 그리고 "장차 소화꽃을 들고 집으로 오면 내쳐야한다"고 일러준다. 기품이 넘치는 아름다운 꽃이라 양반가 담벼락엔 응당 피어 있는 꽃을 두고 아들의 요절을 입에 담다니.....사람들의 칭찬이 멀리퍼져갈수록 이요신의 고뇌도 깊어졌다. 세월이 흘러 하운스님은 입적을 했고 응태는 혼인을 할 나이가 되었다. 생전에 스님이 이른대로 박복한 여인을 수소문해서 연을 이었으나 운명을 비켜설 수 없었는지 소화꽃을 찾아 하늘에서 내려온 팔목수라에게 생명을 잃게 된다. 시아버지의 말을 듣고 소화꽃을 다 뽑아버렸더라면 그 운명에서 비켜설 수 있었을 것을.....남편 그리고 자식의 목숨과 바꿀만큼 매력적인 꽃이었을까. 능소화가. 물론 몰랐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 하지만 달콤했던 순간은 짧았고 긴긴 그리움이 그녀로 하여금 마음을 적게 만들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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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 시크릿 파일 - 우리가 몰랐던 조선 왕들의 인성과 사생활 이야기
박영규 지음 / 옥당북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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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에 대한 새로운 해석. 역사적 인물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영화나 드라마 혹은 책들은 언제나 색다른 재미를 전한다. 그 대상이 왕이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역대의 성군이라 알고 자란 '세종대왕'은 <<뿌리깊은 나무>>에서 욕잘하고 감정적인 인물로 그려졌고 영화속 '영조'는 늦둥이 아들에 대한 애정을 맘 속에만 품은 채 결국 정치적으로 아들을 희생시켰다. 광군이 아닌 매력적인 왕 연산군과 폭주한 왕이 아닌 외교천재 광해군을 만나보는 일도 흥미롭다. 그런 의미에서 <<조선왕시크릿파일>>은 인물을 다각화해서 바라보기 위한 또 하나의 시선을 던져준다.

 

1대 태조부터 22대 정조까지 총 16명의 왕을 주인공으로 잡은 <<조선왕시크릿파일>>은 조선사를 통틀어 이미 알고 있던 일화와 '쬐끔 대인배","밤에는 호색한','두 얼굴의 통치자' 등등의 직언타를 함께 싣고 있어 사이다 같은 면모가 더해졌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누구에게나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은 비밀이 있기 마련이다(p11). 그들이 숨기고 싶었던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얼마나 진실에 가까운 이야기들인지는 모르지만 교과서에서 달달 외웠던 일차적인 인물상에 비해 훨씬 입체적으로 인물을 이해할 수 있기에 이해도면에서는 이런 책들이 훨씬 재미나게 읽힌다.



16명의 왕 중 갑자기 현대 사회로 뚝 떨어져도 잘 살 것만 같은 1위 왕은 '태종'이다. 정몽주를 숙청했고 형제들의 난에서 기세를 잡았으며, 함흥차사라는 표현의 유래에도 등장하는 태종은 정치적인 동시에 과감했고 행동력도 전혀 밀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손해 하나 보지 않고 제 이익만 챙기면서 부자로 거듭날 수 있는 인물. 물론 눈치 빠른 선조나 깐깐한 세종도 전문직으로 거듭났을테고 연산군은 연쇄살인마의 피를 누를 수도 있지 않았을까. 왕들의 이야기는 현대에 가져와 재해석해도 그 어떤 막장드라마보다 쎄다. 갈등도 첨예하고 음해, 협잡, 질투는 기본이요, 팜므파탈부터 마마보이까지 캐릭터들도 풍부하다. 기록된 업적만 두고 위대한 왕으로 치부했던 왕들의 민낯은 생각보다 평범했다. 지금까지 알던 조선왕은 싹 잊고 새로 탑재한 지식들을 바탕으로 재미난 상상력을 뻗쳐보아도 하루 해가 짧다. 하지만 매우 인간적이었다. 감정적 파고도 높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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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들린 책 - 우리 설화 스토리텔링
유동후 지음 / 토파즈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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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드라마 <손-the guest>처럼 퇴마를 하는 이야기인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 책 한 권. 제목이 <<귀신들린 책>>이었다. 아마 '우리 설화 스토리텔링'을 보지 못했다면 공포소설이라고 치부하고 넘어가버렸을지도 모른다. 길고양이들 밥을 챙기면서 '공포소설'은 끊었기 때문에 상상력을 부풀리는 책은 이제 그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어보고 싶어져서 슬쩍 첫 페이지를 넘겨 보았다. 생각보다 무서울 것 같지 않아서 읽어보기로 했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산 자와 죽은 자가 얽혀사는 것일까? 싶을 정도로 귀신에 대한 이야기는 곳곳에 널려 있다. 꼭 책이나 tv프로그램을 통해서가 아니어도 '귀신 봤다'는 이야기는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 속에서 구전되어온 혹은 어디선가 활자로 봤을 법한 이야기들이 모여 있어 옛이야기 듣듯 읽어나가기 참 좋다. 공포레벨도 마이너스 지수여서 어린 아이들과 함께 읽어도 무방할 듯 하고.

 

 

귀신이야기, 지명관련 설화, 연기 설화..등의 순으로 쓰여져 있어 읽고 싶은 카테고리부터 골라 읽어도 내용상 무리가 없으며 이야기의 호흡 또한 짧아 쉬엄쉬엄 읽기에도 딱이다. 또 쉽게 쓰여져 있어서 가독성까지 좋았다. 책 한 권을 통해 꽤 많은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었고 이야기 창고가 꽉 채워진 듯 하여 뿌듯하기까지 했다. 이제 당분간 어떤 어린이(?)를 만나도 재미난 이야기를 술술~ 해 줄 수 있을 정도다. 어느 페이지에선가 세조를 살렸다는 상원사 '고양이 이야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땅의 길고양이들은 척박한 삶을 살아야하나? 싶어졌고, 이미 두 번 넘치면서 이땅의 환란을 예고했던 증평 사곡리 우물이 세번째 넘치는 날은 언제쯤일까? 살짝 무서워지기도 했다.

 

 길이감도 짧고 재미까지 더해진 <<귀신들린 책>>. 가을밤, 삶은 고구마를 옆에 놓고 밤새 읽었어도 참 좋았겠다 싶어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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