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의 디테일 - 하고 싶은 말을 센스 있게
강미정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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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많이 배웠다고 조리있게 내뱉어지는 것도 아니고 많이 한다고 해서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평소에는 말을 참 잘하는 사람처럼 보여도 감정이 개입되거나 유독 자신의 일 앞에선 말문이 막히는 사람도 있다. 나처럼.

 

 

언제나, 늘, 한결같이 내 마음 속 말들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10여 년간 지역 MBC와 OBS 아나운서로 재직했으며 현재은 KCL 강미정커뮤니케이션연구소 대표이자 커뮤니케이션 코치인 장미정 대표는 "말에도 감정에도, 관계에도 모두 디테일이 필요하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녀가 쓴 <<말하기의 디테일>>이라는 책 속에선 4가지 원칙을 알려주고 있는데,

 

 


1원칙 내 마음이 원하는 바를 제대로 알고 Ⅰ 2원칙 위둘리지 않고 영리하게 대화를 리드하며 Ⅰ 3원칙 솔직하고 분명하게 생각을 어필하되 Ⅰ 4원칙 유연하고 인간미 있는 표현으로 하라! 고 충고한다.


 

말을 현명하게 내뱉는 법을 배우기 위해 책을 펼쳐들었는데, 25페이지 쯤에서 뜻하지 않게 좋은 말을 발견했다. "누군가는 그랬다. 이 세상에 그 자체로 나쁜 것은 없다고.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고."(P25) 말도 마음처럼 그 쓰임에 따라 차별화될 수 밖에 없는 것. 한결같이 잘 쓸 수 있다면 좋겠지만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과부화에 걸리는 순간이 꼭 온다.

그럴 때 이 책의 도움을 받는다면 순간을 현명하게 넘길 수 있지 않을까. 저자의 충고처럼 '균형있게 눈치보기'를 하다가도 대인관계용량이 넘치면 마음은 힘들어진다. 대인관계용량이라...재미있는 말인데 "당신의 관계 용량은 몇 cc 입니까?"라고 누가 묻는다면 자신있게 높은 수치를 말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래서 윌리엄 슈츠 박사의 심리검사(FIRO-B)를 한 번 해 보고 싶어졌다. 관계용량을 크게 늘리기 보단 그대로의 나를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더 소중한 요즘, 다듬어진 기질보다는 타고는 기질대로 결과치가 나올 것 같지만 궁금한 건 매한가지. 살면서 흔들릴때, 스스로를 제대로 알고 있다면 중심을 잡고 문제점들을 한결 쉽게 처리해나갈 수 있다. 나답게!! 참 쉬운 말 같지만 인생엔 정답이 없어서 늘 고민된다.

 

내게 필요한 순간, 도움이 되는 책은 타인에게 도움을 주려할 때 역시 좋은 처방서가 된다. 같은 말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전달되는 폭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같은 말 다른 느낌, 단어 선택의 품격] 장에서는 부정적 감정의 수위를 낮추면서 긍정적인 의미로 바꾸어서 말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책 후미에 삽입된 몇가지 체크리스트 중 3번째 [대화방식의 장단점을 파악하기]에서는 쉽고 간단하게 나의 대화 유형을 확인해 볼 수 있는데 그저 64개의 단어 중 해당되는 단어에 표시한 후 a/b/c/d 별 취합으로 주장형/동조형/회피형/이성형을 판단해볼 수 있어 재미있었다.

 

말만 잘하는 사람이 아닌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선 '자존감'과 '자신감'외에도 장착해야될 기술(?)들이 많다. 자연스럽게 잘 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때때론 이렇게 배우고 채워가며 익혀야 하는 사람도 있는 법. 노력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인생에서 가장 시급한 일은

바로 자기 자신을 되찾는 것이다

P21 / 로빈 노어우드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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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 김은희 대본집 킹덤 김은희 대본집
김은희 지음 / 김영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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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관람한 영화 '창궐'과 소재면에서 비슷하고 궁궐에 좀비가 등장하는 이야기라 작가가 어떻게 풀어나갈지 상당히 궁금했다. 많은 좀비물 속에서 '부산행'과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만 기억에 남아 있을 정도로 좀비물 매니아는 아니어서 굳이 찾아볼 필요까지 있을까? 그냥 넘겼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궁금해졌다. 아마 <시그널>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의 작품이라 기대하는 바가 있어 그런가보다.

 

넷플릭스를 통해서만 볼 수 있는 드라마라 영상보기는 포기했고 대본으로 살펴볼까? 해서 구매한 <킹덤_대본집>은 책 한권 분량이고, 시즌 1의 이야기만 담겨 있다. 읽고나면 보고 싶은 갈증이 해갈될까 싶었건만 오히려 더 영상이 궁금해졌다. 더불어 시즌2의 대본집까지 갈망하게 되어버렸다.

 

간략하고 읽기 쉽게 쓰여진 대본집 <킹덤>은 앞서 말한 것처럼 좀비가 등장하는 사극물이다. 적통이 아닌 장성한 세자 '창'은 임신한 어린 계비와 그 아비에게 차단당해 부왕을 볼 수 없었고, 급기야 강녕전에 홀로 몰래 잠입한 세자는 무시무시한 것의 그림자와 마주한다. 냄새도 고약하고 섬찟한 소리를 내던 그것이 지나간 자리엔 피가 흥건했고......정말 왕은 두창으로 쓰러진 것일까. 쓰러진지 열흘. 생사를 알 수 없는 왕을 둘러싼 음모를 파헤치기 위해 전임 어의였던 이승희 의원을 찾아 동래로 향했고 그 곳에서 좀비로 변한 사람들을 발견한다.

 

이승희 의원이 궁에서 싣고 온 관 속 시체를 고깃국으로 알고 먹는 사람들이 좀비로 변해버린 것. 이후 그들은 어마어마하게 증폭한 좀비군단이 되어 백성들과 세자 일행을 향해 전진한다. 뚫리는 순간 전국팔도가 좀비국가가 될 처지가 된 키포인트 지점, 상주. 뚫으려는 좀비들과 막으려는 세자 창. 세자를 죽이기 위해 도착한 영의정 조학주와 좀비를 치료할 마지막 희망인 의녀 서비가 한 곳에 모였다. 그리고 멀리 궁에서는 죽은듯 살아 있는 왕의 곁에서 중반부터 그 비밀이 들통나버린 중전이 또다른 모사를 꾸미고 있다. 딱 재미에 불붙는 순간, '시즌 2에서 계속'이라는 글자만 남겨졌다.

 

내년에 드라마는 오픈된다는데 다 집필되었다는 대본은 대본집으로 언제 나오려나. 읽고 싶어 좀이 쑤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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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품정리사 - 연꽃 죽음의 비밀
정명섭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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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죽음의 비밀'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 소설 [유품정리사]는 시리즈로 나와도 괜찮을 좋은 소재의 이야기다. 유교문화 속에서 비참했던 여인의 삶이 담겨 있으면서 아버지의 원수를 갚고, 죽은 이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주인공 '화연'은 양반집 규수다. 그 시절, 지체높은 양반이었다고는하나 아비는 살해당했고 집안은 역모로 기울어 괜찮은 정혼처 하나 찾기 힘든 열 여덟의 그녀에게 꼬장꼬장한 포교 완희는 일자리를 제안했다.

 

죽은 여인들의 시신과 유품을 정리하는 일. 반가의 여인이 아니라도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일이건만 화연은 열 건을 처리하면 문서고에서 아버지의 기록을 확인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제안에 덥썩 일을 물었다. 맡겨진 첫번째 일은 돈많은 과부 객주의 시신을 수습하는 일. 그런데 아무리 봐도 이상했다. 자살했다는 객주는 강원도에 집과 밭을 사 두었고, 목에 남은 액흔도 붉은색이었다. 그래서 성격대로 그냥 지나치지 못한 화연을 통해 억울한 죽음이었음이 밝혀지고 뒤이은 공조참판댁 며느리의 자결 역시 수상쩍은 점들을 발견해낸다.

 

'열녀문'이라는 명예 때문에 가문을 위해 젊은 목숨을 버려야했던 며느리가 있는가 하면 노름쟁이 남편이 딴 사내에게 팔아넘겨도 아이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다른 사내와 몸을 섞어야했던 어미도 있고, 이복 오라비에게 겁탈당한 채 억지로 혼례를 치르게 된 여인은 정조를 잃었다는 명분으로 벌을 받는다. '여자'로 살아야했던 사람들의 사연이 담긴 '유퓸정리사'는 잔혹한 묘사도 없고 흉악한 연쇄살인마도 등장하지 않지만 그 어떤 범죄소설보다 안타깝게 느껴졌다. 그래서였을까. 불합리한 상황속에서 비밀리에 횃불을 든 여인들이 있다. 전체를 바꿀 순 없더라도 개인의 삶이 더이상 짓밟히지 않도록 서로를 돕는 그녀들이 그나마 희망이라면 희망이였을터.

 

화연은 유품정리사라는 직업을 몸종 곱분이에게 물려줬다. 그녀와 완희의 몸종을 함께 면천시켜 이어주며 또다시 여인들의 억울함이 죽음 속에 묻히지 않도록 돕는 동지를 얻었다. 보름달이 뜨면 여인들이 모이던 절터를 복원하며 사는 화연에게 곱분이 찾아왔다. 독살당한 시체에 의문을 품고. 그들에게 죽음은 끝이 아닌 것이다.

 

참 쉽고 재미나게 쓰여졌다. 죽은 여인들의 삶이 가축과 다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분노게이지를 상승시키기 보단 이성적이며 냉철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것 역시 작가의 계산인가 싶을 정도로 잘 쓰여진 소설이다. 가슴 속 울분이 쌓이지 않으면서도 불합리함을 꼬집어낼 수 있도록 이끌어낸 작가의 필력에 반해 다른 소설을 찾아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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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다 그림책이 참 좋아 56
백희나 글.그림 / 책읽는곰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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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맹이랑 함께 잠든 강아지는 동네 슈퍼에 묶여 사는 어미개가 낳은 수많은 강아지 중 한 마리다. 중성화를 시키지 않아 계속 새끼를 낳아야하는 어미개는 그 많은 강아지들 중 한 마리도 곁에 두지 못했다. 골목에서 두 눈이 마주쳤지만 천방지축 '구슬이'는 엄마를 인지하지 못했다. 동화 속 이 장면이 너무 슬퍼서....눈물이 주르륵 흐르고 말았다. 엄마개는 알아본 것 같은데....

 

나는 개다 의 주인공 '구슬이'가 입양간 집엔 할머니, 아빠 그리고 다섯살 동동이가 살고 있다. 왜 엄마가 없는지 살짝 궁금하지만 동화의 흐름상 중요하지 않았고 그 보다는 산책 나온 구슬이가 제 엄마 방울이보다 그 뒤에 멈춘 차에서 내린 동동이만 발견한 장면이 가슴 시리게 남아버렸다. 너무나 신나게 뛰어가는 구슬이에게 이제 가족은 사람 셋이므로.

 

분명 구슬이는 제 엄마 방울이보다 훨씬 좋은 삶을 살고 있다. 짧은 목줄에 묶여 밖에서 살아야하는 운명인 방울이와 달리 집 안에서 살고 있고, 산책시켜주는 할머니, 이불에 똥싸고 벌받으며 낑낑대는 소리를 듣고 같이 자겠다고 베란다로 나온 동동이에게 사랑 듬뿍 받으며 살고 있다. 물론 식구들이 모두 외출하고 난 뒤의 집은 쓸쓸하다.

 

16동 주차장쪽 고양이 밥 놓는 소리, 3층 누나 들어오는 소리, 아래층 택배온 소리.. 아파트의 온갖 소리들을 들으며 식구들을 기.다.린.다. 사람에게 이렇게 누군가를 한없이 기다리라면 미쳐버리지 않을까. 보통의 개들은 이렇게 누군가를 기다리며 살텐데...동화 속 한 페이지지만 참 사람 마음을 울컥하게 만든다. 미안함으로 가득채우도록......

 

천방지축에 철들지 않은 강아지인 '구슬이'의 짧은 일상은 참 귀엽지만 마냥 편하게 볼 수만은 없다. 많은 생각들이 머릿 속을 스쳐 지나간다.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사람, 최대한의 동물복지를 베풀어줄 수 있는 사람, 타인에 대한 배려와 펫티켓을 지키는 사람, 무엇보다 짧은 견생을 행복으로 가득 채워줄 사람이 견주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서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을 열어주는 교육북으로 참 좋은 동화다. 백희나 작가의 <<나는 개다>>는.

 

'이러지 마라~','이런 건 나쁜짓' 이라고 가르치기보다 '어땠니?'.'너라면 어떻게 할래?'라고 물어보고 귀를 기울이면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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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션샤인 2 - 드라마 원작소설
김은숙 지음, 김수연 소설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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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은 조선을 지키려고 하였으나

조선은 조선인을 지켜주지 못하였다

1권 p29

 

 

힘없는 나라 조선에서 나라를 지키고자 한 이들은 누려온 양반들이 아니었다. 어느쪽에 붙어야할까? 이리저리 눈치만 살피던 양반들과 달리 혜택이라고는 받아본 일 없는 하층민들이 손에 총을 쥐고 목숨을 내던졌다. 역사적으로 반복되어 온 이 일을 두고 왜 갑자기 서글퍼졌는지 모르겠다. 조선에서 대한민국으로 바뀐 지금까지 되풀이되고 있는 일들인데.......

 

'미군'으로 돌아왔지만 미국인도 조선인도 아닌 '이방인'인 유진과 존경받는 양반으로서의 삶을 내던지고 총을 든 '의병' 애신의 만남은 운명적이었다. 동매가 쏜 총에 다리를 맞았던 애신의 정체가 들통나는 것까지 쓰여진 1권에서 유진과 애신이 함께 바다를 보러 가는 장면으로 이어지는 2권에서는 긴장감이 한층 증폭된다. 등장한 완익이 고사흥을 죽게 만들고 고종을 옭죄면서 자신의 딸 히나를 또 한번 팔아먹을 계산을 하는 동안 의병임을 숨겨온 애신의 정체가 발각되고 급기야 숨어서 의병활동을 해야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던 희성이 두 팔 걷고 시작한 일은 '신문사'를 만들어 역사를 기록하는 일이었고 죽음의 고비를 숱하게 넘겨온 동매에게 '무신회'수장의 등장은 저승사자의 그것과 같았다.

 

한 세상이 무너지면,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면 되는 법

p263

 

 

완익과 모리 타카시 등이 아무리 막아서도 의병은 사라지지 않았다. 조선이 흔들릴때마다 나타났던 그들은 침몰하던 순간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드라마에서 친일파 남편에게 매맞고 살면서 글로리 호텔로 도박하러 왔던 애순이나 눈치없이 유진을 돕기도하고 위험에 빠뜨리기도 한 관수, 환상의 콤비를 보여준 '일식이/춘식이','행랑아범/함안댁'의 재미진 장면들이 소설에선 축소된 감이 있지만 반면 몰입도는 더 쫀쫀했다. 2권을 다 읽는데 꽤나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으나 이는 책의 두께에 비해 소설의 내용이 빼곡했기 때문이고, 드라마를 먼저 보고 책을 읽은 까닭에 장면장면 연상이 되면서 꽤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소설부터 먼저 읽고 드라마 다시 보기를 했다면 어땠을까. 허나 캐스팅이 절묘했던 드라마였기에 소설을 읽는 내내 유진초이는 이병헌이었고 구동매는 유인석이였다. 소설을 다 읽은 지금 다시 드라마가 그리워진다. 대사로 모든 상황을 보여준 드라마를 조만간 다시 한 번 보게 될 듯 싶다. 물론 이후엔 글로 정리된 소설을 또 읽게 되겠지만. 좋은 작품은 이렇게 종영 후에도 무한반복하게 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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