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이와고 미츠아키 지음, 박제이 옮김 / 가까이봄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지난주 내내 나를 즐겁게 만들었던 책 한 권. 울 나랑곰을 닮은 듯한 고양이가 표지모델로 등장한 <고양이>라는 사진집은 일본을 대표하는 동물 사진작가인 이와고 미츠아키의 책이다. 동물사진가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사진가의 길로 들어섰다는 그는 다양한 동물을 피사체로 삼아왔지만 '고양이 사진작가'로 유명한 사람이다. 40년 이상 동물을 촬영해 왔지만 "고양이의 마음을 알 수 있을 때까지 친구로 인정해줄 때까지 찍고 싶습니다"라고 밝히고 있는 그의 그 마음이 참 좋다. 베테랑이라고 거들먹거리는 대신 아직 알 수 없기 때문에 더 열심히 찍겠다는 겸손한 마음이 전달되어서.


고양이라는 글자부터 귀엽게 디자인 된 책 첫장에는 에히메현 마쓰야마의 미묘가 등장한다. 당당하면서도 용감한 얼굴. 참 마음에 드는 고양이가 아닐 수 없다. 귀여운 아기 고양이도, 가족과 함께인 고양이도 한결같이 같은 표정이 아니라서 더 좋다. 고집스러워 보이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순둥순둥한 얼굴도 있고 멍한 표정의 고양이가 있는 페이지를 넘기면 다음 페이지엔 똘망똘망한 밤톨같은 고양이를 만나볼 수도 있다. 무서워하고 도망치는 고양이의 모습이 아니어서 마냥 부럽다.

 

 

일본 뿐만 아니라 그리스, 모로코 등지에서 마주친 고양이들의 사진도 섞여 있지만 설명글을 읽지 않는다면 그냥 '고양이 천국'에 모여 살고 있는 고양이들의 모습 같다. 통통 두드려주고 싶은 하트 궁둥이를 살랑살랑 흔드는 녀석도 냥냥~ 소리가 들릴 것처럼 울어제치는 녀석도 사랑스럽기만 하다. 특히 고양이들이 주르륵 널린 빨래처럼 누워 있는 골목엔 뿅~ 하고 텔레포트해 가고 싶을 정도다. 아, 이와고 미츠아키는 전생에 나라에 보탬이 된 인물이었을까. 이토록 사랑스러운 생명들을 잔뜩 만나고 다니다니......! 익스트림 스포츠에 심취한듯 높게 점프하는 고양이를 보고 놀란 가슴은 노랑노랑한 고양이 가족을 보면서 달래고 냥펀치를 서로 날리는 녀석들을 보면서 응원하다가 애써 널어놓은 이불빨래에 매달리는 고양이는 좀 말리고 싶어졌다. 금새 누군가가 나와서 뭐라뭐라 고양이를 꾸중할 것만 같아서......!

 

 

작가의 반려묘 카이와 그 가족들의 사진을 보며 함께 추억에 젖어 있다가 고경원 야옹서가 대표가 남긴 글을 발견했다. '정말 사랑해서 고양이를 찍는 마음이 절절히 묻어난다...'는 걸 고대표도 느꼈던 거다. 사진작가의 눈에만 띄이는 것이 아니라 고양이 집사, 일반 독자들에게도 그 마음이 전달될 만큼 이와고 미츠아키가 찍은 사진의 힘은 강했다. 마지막장이 끝나면 다시 첫장을 펼치게 만드는 ....  펼칠수록 행복해지는 사진집 <고양이>. 내일 또 펼쳐봐야지. 시간가는 줄 모른다.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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