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크루즈 승무원입니다 - 여행하듯 일하고 머무르며 행복한 삶
홍자연 지음 / 미래의창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5년 동안 37개국 70개 도시를 누볐다는 그녀는 '크루저'다. 크루즈 승무원이 되어 전 세계를 누비면서 자유롭게 살고 있다. 무엇보다 그 자유로움이 너무나 부럽다. 의무를 다한 권리여서 더 멋져 보인다. 자전거도 못 타고 수영도 하지 못한다는 그녀는 왜 크루즈를 타게 된 것일까.

 

 

 

 

"3박 4일의 짧지만 강렬한 추억은 내게 새로운 세계에 대한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정확히 2년 하고도 6개월 후, 나는 그 회사의 크루즈에 다시 오르게 되었다.
승객이 아닌 승무원으로..."
P5

 

 

 

무엇이 될지, 어떻게 살아갈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던 20대 초반, 그녀의 인생을 바꾼 것은 '디즈니 인턴십'이었다. 플로리다 주립 대학교와 교환학생 개념으로 수업을 이수하면서 디즈니월드에서 근무해야하는 프로그램이었지만 도전했고, 스물다섯 명 중 하나가 되어 비행기에 올랐다. 그저 놀이동산에서 일하는 것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 세계 60개국 대학생들과 부딪혀가며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쌓아온 나날들은 글로벌 그 자체였을 것이다. 좋은 일만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성장곡선은 힘든 일을 즐기는 순간부터 위를 향해 쭉쭉 뻗어나갔다.

 

 

그토록 원했던 스튜어디스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던 그녀였지만 로얄캐리비안은 단번에 합격했다. 역시 운명이였을까. 럭셔리 크루즈들을 보면 얼른 타고 싶다가도 비행기만큼이나 위험해보이는 배에 선뜻 오르기란 쉽지 않았다. 그토록 원하면서도 여전히 크루즈 여행을 뒷전으로 미루고 있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타이타닉'이나 '세월호'가 준 충격이 컸던 것일까. 그런데 그녀는 일년 중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바다 위에서 보내고 있었다. 나처럼 크루즈 항해가 정말 안전한지 물어보는 사람들도 꽤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안전하다' 100번 얘기 듣는 것보다 그녀의 단골 고객들의 에피소드를 전해듣는 일이 훨씬 더 안정감 있게 다가왔다. 미국 시민권자인 진희 이모라는 고객은 서른다섯 번 이상이나 크루징을 하며 특별한 바다를 보며 살고, 1년 중 350일 가량을 크루즈에서 보낸다는 슈퍼마리오같은 게스트도 있다. 안전하지 않았다면 그들이 계속 크루징을 이어갈 수 있었을까.

갑자기 헬기가 뜨고, 배에서 내려 병원에 환자를 인계하고 다음 승선지에서 다시 배를 타야하는 일, 컴플레이너에게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규칙을 전달하고, 웨딩마치뿐만 아니라 장례식을 치러내는 일까지....꽤 다양한 일들이 배 위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과 마주하면 당황할 법도 한데, 그녀는 그 인생의 파도들을 순간순간 잘 타넘으며 경력을 쌓아왔다. 즐기듯이.

 

"이 일을 시작하고 나를 더 사랑하게 되었다"는 당당한 고백이 참 부러웠다. 도전할 수 있다면 그녀처럼 멋진 인생을 선택해도 좋았을텐데...아쉽게도 나의 도전이 이어지던 시기에는 크루즈 채용이 없었다. 무엇보다 이쯤 되면 사람이 스트레스가 될법도 한데,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이 가슴 따뜻해지고 먹먹해지는 일'이라니. 긍정적인 마인드가 오늘의 그녀를 만들었구나!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몇 년 후엔, 게스트가 되어 그 헤어나올 수 없다는 크루즈 여행길에 오를 수 있을까. 짧은 여정이 아닌 긴 여행동선을 고르고 싶다. 마음껏 만끽할 수 있도록. 5년간의 크루즈 생활을 잠시 멈추고 멕시코에서 4개월의 긴 휴식을 즐기고 있다는 그녀. '가장 자신답게 살아가는 법'을 발견한 그녀는 반짝반짝 빛나보인다. 오늘도 뉴스에서는 청년실업을 언급하고 있지만 <나는 크루즈 승무원입니다>를 읽으면서 잠시 그 걱정을 접어둘 수 있었다. 그녀의 아름다운 방랑에 응원을 더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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