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예쁘게 내일은 따뜻하게 그릴래 - 색연필로 쉽게 따라 그리는 감성 손그림 일러스트 나만의 감성 작업실
로아 지음 / 위즈덤스타일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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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사로 잡은 건 똘망한 눈망울의 펭귄그림 한 장이었다. 평소 펭귄 매니아도 아니었는데 왜 그 그림 앞에 손 끝이 멈춰 버렸을까. 그림 작가이자 캘리그라퍼인 로아의 그림엔 다른 그림 속엔 없는 무언가 스며 있었던 것일까. 따라 그려 보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그것은 바로 따뜻한 감성이었다.

 

 

그녀의 드로잉은 하나 같이 둥글둥글했다. 모난 구석이 없어 보이는 그림에다가 그 색감은 어찌나 또 알록달록하면서도 따뜻한지......! 서예 작가인 할아버지, 미술을 전공한 아버지, 플로리스트인 어머니 덕분에 아름다운 것들을 가까이 하며 자라왔다는 그녀는 문구 디자인 회사를 창업해서 아트 상품으로 제작, 판매해왔다고 한다. 그와 동시에 '로아의 손그림 강좌'를 블로그를 통해 연재하기 시작했고 오프라인 강좌도 열고 있는 모양이었다. 이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어떻게 생겼을까. 문득 그녀의 표정이 궁금해졌다.

 

 

 

그림을 손에서 놓은 지 너무 오래 되어 다시 그릴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는데, 이 책을 따라하는 그리는 동안 조금씩 욕심이 키워지기 시작했다. 그저 다이어리 꾸미기 정도의 낙서만을 일삼던 내가 다시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평가받던 예전과 달리 그저 내 스스로 만족하면서 나만 볼 수 있는 그림을 그리면 되는데도 불구하고 그 결정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마음을 잠시 비우면서 꽃과 동물들을 따라 그리기 시작했다.

 

 

각각의 그림들은 그저 한 페이지에 완성된 그림을 걸고 다른 페이지에는 따라 그릴 수 있는 여백으로 편집되지 않았다. 요리 레시피처럼 그림을 완성해나가는 순서대로 그려가면서 중요한 팁은 붉은 글씨로 눈에 띄게 강조해 두었다. 어느 부분을 어떻게 그리면 가장 예쁘게 완성되는지 그 골드비법을 알려주면서 따라하기 쉽게 순서를 세분화 해 두었다. 하지만 결코 복잡하진 않았다.



특히 그리기 꽤 까다로운 고양이라고 생각했던 샴도 명암의 키포인트만 잘 잡아낸다면 색연필로 완성하기 어렵지 않아 보였다. 물론 많은 연습은 필요하겠지만. 샴은 얼굴 부위가 짙은 색이기 때문에 자칫 눈동자와 코가 얼굴색에 묻혀 버릴 수도 있어 도전해 볼 수 없었다. 첫번째 고양이가 샴인데도 불구하고 사진 외엔 그림으로 그려볼 엄두를 내지 못했었지만 이제는 조금씩 연습해 보려 한다. 꼭 우리 꽁꽁이 닮게 그려서 액자로 걸어두어야지......!

 

 

곰, 사슴, 돼지, 플라밍고, 파랑새, 수달, 푸들 외에도 팬지, 해바라기,벚꽃, 데이지 같은 꽃그림도 근사했고 당근, 사과, 유자 같은 과일을 그려보는 일도 재미났다. 아직은 책의 그림만큼 멋드러지지 않지만 큰 캔버스가 아닌 다이어리의 무지칸을 이용해 작게 그려 자연스레 컬렉팅 해 나가는 일도 여간 재미가 쏠쏠한 게 아니다. 좀 더 연습하면 함께 살고 있는 고양이들 얼굴을 다 완성할 수 있을까.

봄바람 부는 계절에,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그림 수업을 선물 받았다. 마음까지 훈훈하게 채워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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