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싶다 영문 캘리그라피 - 온초람의 참 쉬운 영문 손글씨 수업
김진희 지음 / 조선앤북 / 2016년 9월
평점 :
품절


 

예쁜 글씨로 편지나 카드를 써 보내오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그들을 칭찬하면 언제나 "네 글씨도 나쁘지 않아"라는 대답을 듣곤 했지만  '예쁘다'와 '나쁘지 않다'는 분명 다르다.

 

학창시절부터 나는 빨리 쓰는 걸로 유명했다. 잊어버리기 전에 머릿 속에서 문장이나 숫자를 바삐 빼내기에 바빴고 선생님이 속사포처럼 쏟아내도 귀신같이 받아적곤 했다. 결국 사회 생활하는데도 빠르게 메모하는 습관은 아주 유용했다. 미처 글자화하지 못할때는 나만 아는 암호나 줄임말로 표기해놓기도 했다. 학창시절부터의 버릇이라 친구들은 내 노트를 빌려가질 못했다. 글씨도 지저분했지만 암호화된 부분들이 많아서....

 

 도움이 된 건 사실이지만 그 결과 천천히 예쁘게 공들여 글씨를 쓰는 일을 견뎌내지 못해서 POP도 캘리그라피를 배우는 일도 다 그만두어 버렸다. 참 재미있어 보였는데. 그리고 예쁜 글씨를 가질 수 있는 기회였는데도 불구하고. 이제 빨리 쓴 일이 사라지고나니 다시 예쁜 글씨가 갖고 싶어졌다. '문구의 여왕'으로 불렸을만큼 문구 욕심이 많아 다양한 문구용품들을 가지고 있었지만 정작 손글씨 쓰는 일엔 젬병이라 프린트 된 글씨들을 붙여두거나 그림으로 그려버리기도 했다. 다이어리를 정리할 때면.

 

그러다가 더이상 빨리 메모해야할 일이 사라지자 다시 글씨가 부끄러워졌다. 그래서 2016년부터는 미루어두었던 일들을 하나씩 해 보기로 했는데, 그 첫번째 시도를 글씨로 삼았고 예쁜 글씨 교본들을 둘러 보았는데 앞서 2권은 한글 예쁘게 쓰기 였다면 이번에 골라잡은 <쓰고 싶다 영문 캘리그라피>는 연말 감사카드에 멋드러지게 휘갈겨 쓸 수 있는 모양태 좋은 영문 손글씨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굉장히 멋져 보이고, 예뻐 보이지만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어려워보이는데 알파벳 26자만 알면 누구든 바로 써볼 수 있다는 [PART1]첫 장을 보고 용기를 내어 그날 당장 따라쓰기 시작했다.

 

 

준비물은 다른 종류의 펜 세자루. 동글펜, 납작펜, 브러시펜만 있으면 파트별로 연습해볼 수 있다. 급한 마음에 똑같은 펜을 찾을 수 없었지만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펜을 골라 써보았다. 물론 처음에는 엄청 엉망이어서 혼자 보면서도 아주아주 실망했다. 얼마나 연습해야 잘 쓸 수 있을까?

 

 

하지만 삐뚤삐뚤 힘없이 쓰여지던 글씨들이 제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물론 저자만큼 바로 멋지게 써지진 않았다. 하지만 첫장에 연습한 획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며 "이 정도면 써 볼만 하겠는데...?!"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그리고 첫날 이후부터 꾸준히 삼일에 이틀에 한 번, 삼일에 한 번 ...이렇게 시간이 날 때마다 한 두장씩 꾸준히 써보고 있다. 파트별로. 이번 연말에는 손수 카드에 예쁜 글씨를 쓱쓱 써서 보낼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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