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명의 술래잡기 스토리콜렉터 14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30년전의 사건, 봉인해제!!!

'니시도쿄 생명의 전화'를 받고 있던 상담원 누마타 야에에게 이상한 전화가 한 통 연결되었다. 보통은 가슴속에 차올라 있는 이야기들을 털어놓기 위해 전화하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반해 이번 전화는 달랐던 것. 물론 모든 통화의 결과가 만족스러운 건 아니었다. 죽음을 막을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하곤 했다. 그런데 이상한 전화는 처음부터 묵음상태였다. 완전한 침묵. 그리고 이어진 노랫가락 하나.

 

'다~레마가 죽~였다...'(p15)

 

목덜미 털이 곤두설만큼 동요된 상태였지만 차근차근 자살 위험도를 판단하기 위해 탐문을 시작한 야에는 자살을 준비중이던 남자가 30년전 함께 놀던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음을 파악하게 된다. 월요일부터 한 명씩, 다섯 명에게 걸었고 전화가 연결되지 않으면 목을 매겠다는 결론을 미리 정해두고 과정으로 전화를 돌리고 있었던 것. 대체 무엇때문에 그는 30년 전의 동창들을 그의 자살 서바이벌에 불러 들이게 된 것일까.

 

15년 넘게 근무했던 회사에서 정리해고를 당한 것도 모자라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간호하던 아버지가 남긴 엄청난 부채, 연이은 불행으로 그는 삶의 의지를 잃어버렸고 오랜 친구들에게 차례차례 전화를 걸면서 다들 잘 살고 있는 것과 달리 자신에게만 삶이 가혹하게 펼쳐지고 있음을 알아버렸던 것. 어차피 죽으려고 했다면 타인의 삶이 행복하든 불행하든 상관없어야하지 않았을까. 이 대목에서 남자의 망설임이 느껴졌으나 그는 사라졌다.

 

애초에 야에가 전화 자원봉사자로 일하게 된 것은 남편의 자살 때문이었다. 둘 사이의 아이를 잃고 나서 그녀는 홀로 남겨졌다. 그 남편의 고향이 바로 남자가 나고자란 곳이기도 하다면....이 인연은 악연일까? 우연일까? 남자가 목을 매달겠다고 했던 장소로 가 보았으나 시체는 없었고 스산한 기운만이 가득했다. 겨우 그의 이름이 다몬 에이스케인 것을 알아내고는 그와 통화 했던 친구들을 수소문하던 중 한 친구가 꽤 유명한 소설가인 고이치라는 것이 밝혀졌고 그는 직업상 예리한 감각을 발휘해 30여전 친구들과 자살하겠다는 말을 던져둔채 사라진 다몬 에이스케를 찾아나섰다.

 

기억속 동창은 여섯. 하지만 키워드는 그의 기억속에서 지워졌던 일곱 명째 아이의 존재가 끌어올려졌을 때 봉인해제 되었고 그동안 막혀 있던 그 시절, 그 사건을 다시 파헤쳐볼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30년이란 세월 속에 묻혀 있던 소년 연쇄유괴사건의 범인이 현직 경시청 경부라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결국 범인이 소년의 어머니였고 그녀가 누구인지 알고 다시 소설을 처음부터 읽는다면 애초에 모든 판은 펼쳐진 채 시작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일곱명의 술래잡기>는 무서움보다는 참 슬픈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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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9-12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영원의 아이 ㅡ와 비슷하게 흘러가는 것 같네요 . 숨겨진 범인이 ㅡ엄마였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