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력 - 아이템 찾기부터 프로그램 설계까지 프로강사가 갖춰야 할 모든 것
정찬근 지음 / 라온북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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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강사가 아니던 시절, 사내 외부 강사가 2시간짜리 강의를 하러 방문한 적이 있었다. 팀별로 소규모로 들어가 아이스브레이킹도 재미나게 하고 즐거운 2시간을 보내면서 생각했다. 대체 저들은 어떻게 저렇게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시간당 페이를 받게 된 것일까. 재미난 일은 훗날 강사가 되고 이런 질문들을 꽤나 많이 받았다는 거다. 사내 강사일때는 물론 프리랜서로 일하면서도-.

 

책에서 앞서 밝힌 것처럼 새로운 지식과 멘탈을 배우기 위해 강의장을 찾는 시대가 도래했다. 교수나 선생님만 강단에 서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주목해 들을 만한 콘텐츠라면 누구나 자신의 경험을 강의로 풀어낼 수 있게 되었다는 거다. 하지만 프로강사가 되고자 마음먹는 일만으로는 강사력이 채워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자신만의 독특한 강의 콘텐츠가 있어야 하며 이는 반드시 차별화 되어야 프로강사로서의 입지를 굳힐 수 있다. 경험으로 깨닫기까지 참으로 많은 시간이 흘러버렸지만.

 

한국 강사협회로부터 명강사 제 63호로 위촉되었다는 이력보다는 강사를 키우는 강사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는 그의 현재가 훨씬 더 매력적이게 느껴지는 저자 정찬근은 sk그룹 교육담당 출신이라고 한다. 27년차 프로 강사로 살아오면서 그 노하우를 집결하여 억대 연봉 프로 강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희망의 불씨를 지펴주기 위해 출판한 책 치고는 파란 표지의 <강사력>은 매우 얇다. 그래서  더욱더 '즐거운 도전'처럼 여겨지기 시작했다. 그 출발이 쉽고 가벼웠으므로.

 

p19  이제는 누구나 강의하는 시대

 

1인 기업이며 노트북과 스마트폰만 있다면 별다른 자본금 없이 시작할 수 있다는 달콤함 외에도 강사로서의 삶은 여러 장점들이 많다. 하지만 결코 녹녹하지많은 않은 길이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변화하며 자신을 업그레이드 시켜야하고 자기관리도 철저해야만 한다. 그것이 기본바탕이 되어야 남들 앞에 설 수 있는 직업이다. 세상천지 쉽게~ 그냥~ 얻어지는 것은 없다.

 

p39 '강똑살치약죽'을 기억하라

 

무슨 마법같은 소리인가 싶었지만 강점은 똑소리 나게 살리고 치명적인 약점은 죽여 브랜딩이 확실한 강사로 살아남으라는 충고였다. 처음 강의를 시작했을 때엔 다른 강사들과 비교하며 내게 없는 그들의 장점들을 부러워하기도 했고 벤치마킹하여 내것화하려고 참 많은 밤을 꼴딱 새우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내게 맞는 옷이 아님을 알았고 내 장점이 무엇인지 '거울들여다보기'를 했던 적이 있다. 웃기는 것, 전문 용어로 무장하는 것은 일단 내겐 맞지 않았다. 그보다는 궁금하게 만들고 마음을 알아주는 것. 그래서 그에 맞는 비전을 제시하는 쪽이 훨씬 더 내게 맞는 강의내용이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많은 강연을 듣고 책을 읽고 사람들과 이야기하기를 주저하지 않다보니 그런 기회들이 이어져왔었다. 그리고 하나 더,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았다. 그때의 나는. 주어진 모든 기회에 늘 감사했다.

 

시간이 지나 강의를 손에 놓은지 몇 년. 말하는 직업이 아닌 쓰는 직업으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나는 이 두개의 직업을 교차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둘 다 즐거운 일이고 스스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만 감사하는 마음을 잊고 살았던 것을 깨닫고 살짝 부끄러워지기는 했다. 언제부터였을까. 그 마음을 잃어버리게 된 것은.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새로운 2016년, 삶의 새로운 목표를 수립하면서 나는 <강사력>을 선택해 새마음, 무한한 감사의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초보 강사 시절의 마인드로 돌아가서.

 

현장에서 강사로 살다가 아카데미에서 브랜드 마케팅 과정 수업을 들으면서 처음 강사의 꿈을 가진 이들에게 많이 받았던 질문은 멋진 강의서를 쓰는 방법이었다. 안타까운 점은 완벽한 강의서를 쓰는 일보다 매력적인 강의 콘텐츠를 준비하는 일에 더 고심해야한다는 것을 그들이 놓치고 있다는 점이었다.

 

콘텐츠만 탄탄하다면 30초도 강의할 수 있고 3분도 너끈하며 10분도 충분히 강의할 힘이 생긴다. 저자가 말하는 30-3-10의 법칙처럼. 내 경우는 오히려 짧게 강의하는 일이 더 힘들었다. 미니시리즈 드라마 줄거리를 단 세 줄로 요약하는 일이 버거웠던 것처럼 1시간, 2시간 강의보다 10분이라는 주어진 시간 내에 알토란 같은 강의 시연을 해 보이는 일이 훨씬 더 어려웠다는 거다.

 

도입부에 나만의 비법을 포진시키는 것부터 3분이나 10분의 강의에 대한 팁을 알려주는 <강의력>은 그래서 초보강사 뿐만 아니라 기존의 강사들에게도 촉촉한 자극제가 되어주기 충분한 내용이었다. 아, 다시 강의하고 싶다. 건강만 허락한다면. 은퇴시기가 따로 있지 않은 이 매력적인 공간으로 되돌아가고 싶다. 하지만 그 전에 건강과 콘텐츠가 충분히 재충전이 되어야 하므로 아직은 시기 상조라 생각되어 향후 몇년 간은 나를 채우는 일에 매진하려 한다. 이렇게 좋은 책을 곁에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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