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국기 8 - 제5부 도남의 날개
오노 후유미 지음, 김소형 옮김 / 조은세상(북두)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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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2국 중에서 '염','경','안'의 이야기를 읽어왔다. 이번에는 '공국'이다.

 

공국의 수도 연장에서 부유한 상인의 딸로 태어난 슈쇼우는 열 두살의 당찬 소녀다. 임업으로 돈을 불려 연장의 거상이 된 아비와 현모양처로 이름이 높은 어미 그리고 장사에 재능이 뛰어난 형제자매들 사이에서 막내로 태어나 귀여움을 듬뿍 받으면서 자라났지만 '바보같아'라는 말을 입으로 내뱉을만큼 그녀는 자신들만의 안녕에 불만을 잔뜩 품게 되었다.

 

 출입문마다 철격자를 끼우고 벽에 옻칠을 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는 부유한 자신들과 달리 주변 사람들은 왕이 없는 어수선한 지금, 요마에 의해 마구마구 잡아먹혀가고 있었다. 어리디 어린 열 두살 소녀의 눈에 이웃의 슬픔과 공포가 눈에 어렸다. 철이 없을만큼 어린 나이이건만. 소녀는 아버지에게 승산을 권유했으나 아비는 가족의 안녕만을 위해 승산의 욕심을 버렸고 막내 딸은 그것이 불만이 되어 거금 65량을 들고 집을 나왔다. 승산하기 위해서.

 

기린이 왕을 정하는 곳. 그 왕이 되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승산을 하지만 그 길은 결코 녹록하지 않았다. 먼저 황해를 건너야 하는데 요마들이 득실거리는 이 곳에서 살아남아 승산하는 일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일보다 더 어려운 일이었다. 게다가 요마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바로 사람. 사기 당하고 억울한 일을 당하면서 소녀는 단단해져갔다. 현명하게도 리코우와 간큐의 호위를 받아가며 황해를 무사히 건넜다. 물론 어려움은 많았다. 그들과 떨어져 고난을 겪기도 했고 생명의 위협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 어느 순간에도 생명의 소중함을 잊지 않았다. 혼자만 살기 위해 비겁한 선택을 하지도 않았고 얄미운 사람일지라도 그의 옆에 붙어 현명한 조언을 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나이가 어려서 왕이 될 수 없는 곳이 아니었다. 이곳 십이국이라는 곳은. 보백 38년 봄, 공왕이 드디어 즉위했다. 무엇보다 백성의 소중함을 아는 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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