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 원의 기적, 레알뉴타운 - 시골 장터에서 장사의 새판을 벌인 청년장사꾼들의 창업 분투기
강희은 지음 / 소란(케이앤피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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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5  욕심내어 하면 그 역시 잘하는 일

 

 

무엇이 그리 두려웠던 것일까? 우리는. 다람쥐 쳇바퀴 돌듯 돌아가는 24시간 속에 청춘을 구겨넣고 카드값에, 차/집 마련을 위해, 불투명한 내일에 발목잡혀 살아간다. 그래봤자 월급쟁이로 살아간다는 것은 생활비를 충당하는 것 밖에 되지 않음을 알게 되는 허무함만 남을 뿐인데.

 

하지만 남과 다른 길을 선택해 여기 시골 장터에서 자신들만의 창업의 장을 연 젊은이들이 있다. 창업이라고 해서 아주 거창한 것도 아니요, 멋드러지게 멋진 거리에서 가게를 연 것도 아니지만 아직은 정많은 시장골목에서 그들은 오늘을 열고 내일을 맞는다. "적당히 벌고 아주 잘 살자!"라고 말하는 그들의 일상. 그 삶들이 궁금해져서 나는 [5만원의 기적 레알 뉴타운]을 펼쳐들었다.

 

전주에 가면 꼭 찾고 싶은 곳, 레알 뉴타운. 책의 마지막장에 보물지도처럼 그려진 가게위치를 보며 방문하고 싶은 곳들을 콕콕 집어보았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가득할 것만 같은 시골 장터에 장사 공동체인 '레알 뉴타운'이 들어서게 된 것은 한옥마을 살리기, 동문거리 프로젝트 등을 통해 전주에 생동감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사회적기업인 이음이 기획을, 문화관광부 문전성시사업이 후원을 남부시장번영회와 전주시가 합심한 결과였다.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전동 3가 6동 2-241번지에는 똑같은 업종의 가게가 단 하나도 없단다. 시시하거나 재미없어 보이는 가게 역시 없었다. 호러파티에서 만나 함께 동업하게 된 [디자인 응급센터/미스터리상회]의 두 주인장은 각각 디자인 주치의와 간호사라는 재미난 직책을 정해놓고 통통 튀는 감각적인 품목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반면에 전직 수학선생님이 만들어주는 천연화장품의 품질은 어떠할까. '시어트리'에 가면 그 해답을 만나볼 수 있다. 시어버터가 듬뿍 담겨 있다는 그 건강한 상품들을 착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니..어서 빨리 방문해 보고 싶어진다.

 

신기한 것 투성이인 레알 뉴타운에는 '이런 가게는 정말 없을 거야 싶은' 가게도 있다. 시장통 안에 보드게임방이 있다면 믿어질런지. '같이 놀다 가게'의 쥔장은 홍반장처럼 여러 직업들을 전전했던 사람이다. 농사도 지어봤고 술집에서도 일해봤고 퀵 서비스 기사까지...청년 장사꾼은 이색적인 장소에 이색적인 가게를 내고 회원들을 끌어모으면서 발로 손님들을 직접 찾아내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었다. 이보다 더 특이한 사람이 또 있을까 싶었는데 시장안은 역시 넓고도 넓었다. '차가운 새벽'의 오너는 국회의원실 정책비서, 선거캠프 팀장. 디자인 에이전시 디자이너로 살아오다 29세인 지금은 칵테일 바의 오너로 일하고 있다. 술을 잘 못마신다는 여자가 왜 하필 칵테일 바였을까. 메뉴판이 없다는 이 가게 그래서인지 꼭 가보고 싶어졌다.

 

 

p124  하고 싶은 일은 방법이 보이고 하기 싫은 일은 핑계가 보인다   - 필리핀 속담

 

라고 했던가. 후미에 첨부된 지원 정보 가이드 페이지는 예비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는 금쪽같은 페이지일 것이다. 창업에 꿈을 두고 있는 지인들이 많은 내게도 이 책은 보물지도처럼 느껴질 정도로 충분히 매력적이긴 했지만. 다른 사람들 사는 대로 따라 살지 않겠다는 이들의 포부는 내게도 전염되어서 심장을 뜨겁게 달구고 말았다. 아! 정말 이대로 살아도 좋을 것인지.고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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