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의 추억 - 대한민국 과학수사의 진실과 오해
최상규 지음 / 청어람M&B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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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추억]을 보면서 낡디 낡은 수사기법과 증거로 수사하지 못하는 현실에 혀를 차며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CSI시리즈를 보고 본즈를 보면서 미국이라는 나라가 가진 선진형 범죄수사기법이 너무나 부러워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지요. 그랬는데 작년 즈음해서 보게 된 [싸인]이라는 드라마는 한국의 과학수사가 이전과 달리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좋은 계기가 되었고 이후 읽어온 많은 서적들을 통해 우리 역시 주먹구구식 수사가 아닌 과학수사를 펼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답니다.

 

총기소지가 거의 허락되지 않으며 마약류에 대한 규제가 엄격한 국가이긴 하지만 대한민국 내에서의 범죄도 점점 더 흉흉해짐을 느낍니다. 뉴스를 볼때마다 사이코패스가 늘어만 가는 것 같고 패륜범죄율이 증가하고 있는 것만 같아 안타깝기 그지 없지만 범죄가 흉흉해지는 것과 비례해 그들을 잡을 기술 또한 발전하고 있음에 안도의 한숨을 쉬며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범죄의 추억]에서 소개되는 DNA 판별법이 거의 친자확인을 위해 사용되고 있는 것 같아 의아하기도 했지만 세상에는 별의별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섞여 살고 있으니 친자판별을 해야하는 가정들이 많은가보다 했고, 강간 사건이나 사체의 신원을 찾아내야하는 사건들은 마치 미국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그 현장들이 생생이 그려지기도 했다. 영화나 드라마 속 장면과 다르지 않을 그 사건들 속에서 인간을 범죄로 몰아가는 그 원인을 찾을 수는 없었으나 밝혀진 이후 범죄에 대한 처벌은 기대할 수 있으니 한결 안심되는 일이 아닐 수 없겠다.

 

드라마에서처럼 단번에 사건이 해결되진 않았다. 현장에서의 판별도 그러했고 실험을 거친 결과 판독 또한 시기도 많이 걸리고 혈액의 경우 그 양이 적어 쉽지 않을 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가 아이를 낳고 친어머니의 존재를 부정하는 아들, 열차 위 과자 상자 속에서 나타난 몸뚱아이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것은 셜록 홈즈 같은 탐정이 아니라 현장을 누비며 증거를 수집하는 국과수의 감식반 수사요원들이었다.

 

1개의 치아에 의한 상흔을 치흔이라 일컬으며, 4~5개의 치아가 남겨지면 치열흔, 위 아래 양쪽 치아에 의한 것은 교흔이라고 구분 짓는 다고 했다. 이런 상식들까지 하나하나 차근차근 풀어설명하며 한국의 과학수사에 대한 사건풀이를 해 주는 이는 서울대 동물학과를 졸업하고 국과수를 정년퇴직한 저자 최상규 고문이었다. 그는 이론과 실제에 대한 가장 쉬운 설명을 에피소드를 통해 털어놓고 있으면서도 마치 별순검을 처음 발견했을때의 희열감으로 책을 뒤적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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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규 2013-01-08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리 나라 과학수사 기술 수준이 선진국 수준에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 하나만이라도 마음 든든함을 느끼게 한다. 각종 과학수사기법을 두루 섭렵하여 자신의 지식으로 습득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이 된 것 또한 책을 펴낸 보람을 느낀다.

마법사의도시 2013-01-08 15:23   좋아요 0 | URL
덧글 감사합니다^^ 든든함이 느껴지네요...살인의 추억을 보며 안타까움이 많았다면,이 책을 읽으면서 흉흉해지는 범죄만큼이나 그들을 잡는 기술도 발전해나가고 있구나 ~하며 안심하게 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