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내 것이었던
앨리스 피니 지음, 권도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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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진실이다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p57

 

 

 

 

코마상태지만 엠버의 의식은 멀쩡했다. 다만 다른 사람들이 모를 뿐. 청취율 1위 프로그램인 <커피 모닝>의 까다로운 메인진행자 매들린 프로스트의 비위를 맞춰가며 보조진행자로 잘 자리잡았다고 생각했는데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pd를 통해 하차소식을 전해들었다. 사고 전에 일어난 일이었다. 또 한가지, 베스트셀러 작가인 남편과 여동생의 불륜발각.  책을 시작하며, "내 이름은 앰버 레이놀즈이며 나에 대해 알아야 할 세가지가 있다"는 전제를 둔 소설은 코마상태에서 과거를 되짚어가는 엠버와 알 수 없는 누군가의 일기가 교차되며 진행된다. 어린 소녀의 일기는 불행한 가정사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고, 열살 소녀는 또래 아이들과는 사뭇 다른 내면을 숨긴 채 성장하고 있었다. 부부싸움이 그칠 날 없는 자신의 집보다 비록 학교에서는 왕따를 당하지만 따뜻한 가정에서 지내고 있는 짝꿍 테일러의 집이 더 좋다는 소녀의 고백. 그리고 동생을 임신한 엄마를 계단에서 밀어서 유산시킨 일. 테일러의 팔찌를 훔친 일. 아빠의 새직장으로 인해 멀리 이사가야하는 일이 맘에 들지 않는다는 점....등등 그 누구에게도 솔직하지 못했던 아이의 마음을 일기장은 시시콜콜 다 알고 있었다. 그리고 사건이 일어났다.



클레어는 엄마가 낳은 여동생이 아니었다. 부모를 잃은 그 애를 부모님이 데려왔고 함께 자라며 앰버는 클레어로 인해 부모님과 멀어졌다.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실 때까지 인연을 끊고 살았고 그 재산도 모두 클레어가 물려받았다. 그리고 대학시절, 스토커처럼 따라다니던 남학생을 정리한 것도 클레어지만 그 모든 행동을 앰버의 이름으로 진행했기에 코마상태에서 남자의 복수대상이 되고 말았다.겉으론 평범해보였지만 들여다보면 들여다볼수록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 놓여 있었던 앰버. 그토록 원했던 아이를 임신했지만 사고로 잃어야했다.회복된 기억 속에서 운전대를 붙잡고 있던 건 클레어였다. 홀로 안전벨트를 맨 채 빠른 속도로 주행하다가 급브레이크를 밟은 클레어. 진실이 어떤 것이든 차 밖으로 튀어나간 앰버는 유산을 했고 코마 상태가 되어 과거의 스토커에게 성폭행을 당하며 병실에 누워 있었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하지만 전부는 아니었다. 되돌아온 팔찌보다 더 경악스러웠던 반전은 "테일러가 그렇게 하라고 했어"라는 대목이 아니었을까.



길리언 플린의 <<나를 찾아줘>>보다 앨리스 피니의 <<원래 내 것이었던>>을 먼저 읽었다면 어땠을까. 두 소설다 반전이 대단한 소설이며, 거짓과 진실을 씨실과 날실처럼 교차하면서 독자들을 헷갈리게 만든다.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던 소설들이었기에 다 읽고 난 다음에도 다시 첫 장을 펼쳐 들고 말았다. 다시 찬찬히 읽어보면 또 다른 느낌이 들 것만 같아서. 무엇이 진실인지, 배신한 사람이 누구인지, 복수는 정당한 것이었는지....다 읽고나서도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과연 무엇이 옳은 것이고 누가 거짓말쟁이였던 것일까. 탁월한 이야기속 반전이 거짓말의 수위를 높여놓았다. 그래서 설레는 마음으로 다음 소설을 기다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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