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에게 고한다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10
시즈쿠이 슈스케 지음, 이연승 옮김 / 레드박스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불티>를 읽고나서 작가 시즈쿠이 슈스케의 소설을 찾다가 읽게 된 <범인에게 고한다>는 영어 사전만큼이나 그 두께가 두꺼운 책이었다. 범상치 않은 흑색표지하며 '짐승의 길을 택한 연쇄살인범'과 '증오를 양식 삼아 살아온 형사'의 심리전이 펼쳐진다는 책소개까지....단숨에 읽고 싶은 욕심이 들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하지만 두께만큼이나 그 양이 방대해서 꽤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만 했다. 일이 있어 잠시 읽기를 멈추어야할때마다 얼마나 다음 장이 궁금해졌는지......!

물론 결말은 생각만큼 시원하지 않았다.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린 범인이라니....다 잡은 줄 알았건만....하지만 다른 방향의 결론에 도달했다하더라도 소설 자체는 시시하지 않았다. 더 많은 작품을 읽고 싶어서 검색해 보았지만 아쉽게도 번역본은 다섯 권 정도인 듯 했다. 많은 작품이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될만큼 대중적인 소설들이라는데, 왜 더 번역되지 않는 것일까?


 

▶ 이야기의 시작.....

다섯 살 남자 아이가 유괴된 사건 앞에 수사지휘권을 두고 권력 다툼이 벌어진 사이 아이는 살해되어버렸다. 100명이 넘는 수사원이 투입된 사건이라 책임을 질 사람이 필요했고 현장에서 지휘한 마키시마는 좌천되었다. 기자회견장에서 볼쌍사나운 모습을 보이면서. 윗선의 방침도 방침이었지만 늘 몸이 약해서 걱정이었던 딸이 난산 끝에 힘들어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서는 기자들의 질문에 집중할 수 없었다. 하지만 유괴된 아이가 사체로 발견된 사건이었다. 범인과의 약속시간에 1시간 남짓 늦어버린 경찰의 늑장대응에 피해자 가족의 울분은 지옥까지 맞닿아 있을만 했다. 하지만 사과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경찰이라니......!

그리고 육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네 명의 아이가 실종되고 도무지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경찰은 tv를 통해 범인을 도발하기로 결정하고 마키시마를 내세웠다. 십 년 이상 장수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뉴스 나이트 아이즈].노련한 니리사와 고로와 마키시마의 도발로 '내가 범인이다'라며 빗발친 편지 속에서 범인의 흔적을 찾아나선 경찰들. 이번에야말로 잡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더하게 되는 사건은 엉뚱하게도 내부에서 정보 유출자가 나오면서 타방송과의 경쟁 구도로 변질되어 버렸고 마키시마는 범인 외에도 내부의 적까지 색출해내야하는 난제에 빠져버렸다.

그리고 육년 전 그날 탄생한 손자의 납치까지......

한 명이라고 생각했던 범인의 정체는 결국 두 명으로 밝혀졌지만 미워할 수만은 없었다. 아이를 잃은 가족에게 뒤늦은 사과를 전하면서 훈훈하게 마무리 되긴 했으나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이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는 더이상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들고 말았다. 특종에 눈 먼 매스컴, 공명에 더 무게 중심을 두었던 공권력. 어른들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아이들의 목숨이 희생되는 일이 없기를....소설의 내용과 상관없이 빌고 또 빌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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