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번의 낮
신유진 지음 / 1984Books / 201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신유진 작가의 [열다섯 번의 낮]을 펼치며 한 이웃을 떠올렸다. 꼭 닮은 글이 올라오는 이웃이 있어서......감성이 이어지다 못해 글발자국이 닮은 그녀들의 하루엔 수분이 가득한 듯 했다. 메말라보이는 글 사이사이에도 어딘가 물방울이 숨겨져 있다. 그래서 깔끔하게 읽힌 [열다섯 번의 낮]이 마음에 남겨놓은 흔적들은 진했다.



성공담도 아니고 하루의 일상도 아닌 마음의 일상이 담긴 그녀의 책 속에서 마주한 건 '나의 추억들'이었다. 내게도 비슷한 일들이 있었거나 반대로 전혀 없었기 때문에 한 발 물러서서 타인의 시선으로 읽으며 그 신선함을 만끽했다. 서른 다섯, 프랑스에서 15년째 살고 있다는 그녀의 마음을 모두 이해하긴 어렵다. 그 누구도 그 사람이 되어 보지 않은 이상,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없으므로. 다만 섬세한 문장 사이에서 느껴지는 감성이 쓸쓸함과 맞닿아 버리는 순간, 산문집의 제목이 '낮'이었다는 사실을 잊게 만들기도 했다. [열다섯 번의 밤]은 반대의 온도일까. 아니면 더 차가운 온도로 독자를 사로잡을까.

 

 

숨기지 않는다. 반듯하게 직설적인 것이 아니라 툭툭 내뱉듯이 단어들이 전진한다. 질척대지 않으면서 많은 추억들을 품고 살아가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삶을 마주하는 용기가 강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일까. 성숙한 어른의 시선이 담긴 그녀의 글 속에는 핑계도 어리광도 없었다. 서른 다섯. 누군가에게는 많아보일지도 모를 나이지만 막상 지나고나면 그 나이 역시 후회의 순간들이 많은 어린 나이였는데......나의 서른 다섯과 자꾸만 비교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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