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언수의 글을 좋아합니다. 설계자들이 그랬고 캐비닛이 그랬습니다. 뜨거운 피 역시 김언수 식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물론 조폭에 대해서는 TV나 영화에서 본게 다지만 책을 읽으며 그들의 삶도 팍팍하고 슬프고 또 웃긴다고 생각했습니다. 끝간데 없는 폭력을 제외하면(조폭 세계에서 중요한 일인데 제외하고 보는게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우리네 삶이랑 별반 다를것도 없어 보였습니다. 서로 견제하고, 배신하고, 가족들 먹여 살리고, 술먹고, 담배피고, 싸우고 그냥 지지고볶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만 그들의 표현과 행동이 직설적이고, 개개인의 복잡한 속내와는 달리 반응을 단순하게 한다는 것이 다르다면 다를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는 조폭 영화, 소설에 피로를 느낀다고도 합니다만 이것 역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일어나고있는 한 면이기에 누군가는 쓰고 찍고 설명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정유정의 소설은 눈앞에서 펼쳐지는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반면에 김언수의 소설은 똑같이 생생하기는 합니다만 제가 소설 속의 누군가가 되어있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그게 소설속에서 한순간 지나가는 찌질한 3류 건달일지라도 가끔은 감정이입이 되기도하고 심각한 순간에 던지는 말도 안되는 농담이 제가하는 말 같기도 합니다. 두꺼운 책이지만 쉽고 빠르게 잘 읽힙니다. 김언수의 다음 소설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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