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영은 위험해 회사 3부작
임성순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임성순의 회사 시리즈 3권 중 두번째 소설입니다. 첫번째 살인기획 회사를 다룬 '컨설턴트'와

 

세번째 장기 판매회사를 다룬 '오히려 다정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와 아주 많이 다른 형태로 글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단 소설의 끝에도 나옵니다만 읽는 동안 게임에 참여 하는듯한 느낌을

 

계속 받으면서 읽게됩니다. 실제로 게임, 만화, 인터넷 신조어, 덕후, 연예인 팬클럽, 스토커 등이

 

다양하게 나오면서 속도있게 전개되고 작가가 소설에 쓴 말처럼 '기승전결'이 아닌 '기병병병'의

 

뭔가 모자라지만 묘한 매력이 있어서 작가의 음모론에 계속 빠져들게 됩니다. 또한 끝도 없이 나오는

 

포스트잇을 찢어서 붙여 놓은 듯한 각주들이 아주 특이합니다. 처음에는 너무 산만하고 정신없어서

 

거슬리던 각주들이 나중에는 이 소설을 구성하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어처구니 없게도 각주를 정독하고 있는 저를 보게 됩니다. 결국 지구에 사는 인류의 생성과 소멸이

 

게임회사 MAXIS를 패러디한 SIMAX의 게임 베타테스트라는 음모는 오히려 소설 앞부분의 이해되지

 

않던 내용이 정리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이런 형식의 소설이 다시 써질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아주 특이한 소설이었고, 생각보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영광스럽게도 한국의 고3의 야간 자율학습은 실제로 이 TV쇼에서 방영된 적이 있다. 고3 자율학습은 숯불 위를 달리는 부족이나 철을 씹어먹는 사내, 일곱번이나 벼락을 맞았던 사아니와 동급의 시기한 일이었던 것이다.(P83)

"난 그저 이세계가 존재하기 위한, 네 욕망을 투영하기 위한 하나의 반영에 지나지 않아. 니가 속한 세계를 합리화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이자 그림자일 뿐이라고. 하지만 상관없지. 그토록 위험하다는 문근영도, 너희들도, 소설 속 사라진 사람들도, 심지어 이 글을 읽는 독자조차 책을 믿고 세상으로 나가면 소비될 무언가로 돌아갈 뿐이니까."(P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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