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호흡이었다.소설의 시간적 배경이 미니 대하소설 급.70여 년에 이르는 4대에 걸친 이야기.마음 놓고 깊이 빠져들 수 있는맑고 드넓은 소설이었다.내 삶의 가장 근복적인 인식.그 인식이 결코 온전히 이해되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점.언제나 풍경의 일부를 이루고 있는 감정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겠지만 결코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줌파 라히리의 섬세하고 담백하며 사려 깊은 언어들이 고요하게내면을 들여다보게 해 주었다.무엇인가를 잃고 얻고의 반복된 과정이 삶이라면 어떻게 감내하며 만들어가면 좋을지지혜의 장막을 들춰 엿 본 기분이랄까..˝ 거미는 자신의 실로써 공간의 자유에 이른다.˝
제목 그대로이다.진.작.알.았.어.야.할.일.진작 알았다한들 피할 수 있는 게얼마나 될까?뉴욕 맨해튼에 거주하는 심리 치료사.부부 생활 전문 심리 상담가로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 가는 한편 다정한 남편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일궈 나가며 평화로운 일상을 살아가던 그녀가, 어느 날 맞닥뜨린 충격적인 진실을 중심으로 사건이 펼쳐지는 심리 스릴러 소설!정밀하게 해부하고 파헤치는 내면의 묘사가요근래 읽었던 책들 중 단연 최고였다.살인사건에 초점을 맞춘다기 보다는그 사건으로 인해 삶이 철저하게 파괴되는주인공 내면의 변화과정을 세밀하게 보여준다.삶의 기반이 흔들리고 무너지고하여 재건하고 다시금 희망을 갖기까지..고통스러운 과정이지만삶의 어느 길목에서 그 상흔을 바라보며좀 편안함이 느껴지는 작은 순간들.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그런 시간들에 대해서다시금 생각해보았다.이야기의 힘이 참 위대하다는 생각과 함께.삶의 지혜가 한 뼘 자랐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
아무개 엄마와 아버지로 불리는 순간부터아이는 나의 정체성의 일부가 된다.날마다 내 눈앞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그 아이와의 관계는 나의 실존이기도 한 것이다.아이라는 거울이 되비추는 내 모습을 동화 속에서 다시 한번 음미하는 작업, 혹은 아이와 더불어 자라는 일,아이를 낳고 기르고 가르치지 않았더라면 모르고 지나쳤을 내 안의 슬픈 거인을 만나는 일, 행복해지려면 죽을때까지 성장해야 하는 숙명을 타고난 인간에게 그것은 정녕 행운이다. -본문 중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평범한 우리는사람들 속에 있어 비로소 사람답게살아갈 수 있음을....˝인간은 본시 아름답고 선량하고더불어 행복해지고 싶어 한다.사람 속에 있어 비로소 사람답게살아갈 수 있는 인간에게나 아닌 다른 사람이 적이 된다는 것은 모순이다.그런 인간을 도대체 무엇이 그토록모질고 악하게 만드는지 파고들어야 했다.어린 시절 땅속에 꽃을 넣고 유리조각으로 덮어 들여다볼 때 새삼 더 예뻤듯이 암울한 시대라고 해서아름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오히려 그럴수록 더욱더 고귀하게아름다울 수 있지 않을까?자료 속에서 재조명된 우리의 과거는너무도 아프고 슬픈 역사였다.소설을 써나가는 내내 외면할 길 없는사면초가에 부딪쳐 멍해 있다가다시 제정신을 차리고 시대의 아픔을헤쳐 나가는 우리의 평범한 이웃들 속으로뛰어들곤 했다. 역사의 비극에 휘말려 고뇌하고 갈등하는 그들의 모습조차 끌어안고 싶었다.그리고 희망을 찾고 싶었다.아무도 봐주지 않는 텃밭의 파꽃 위에수없이 많은 벌들이 날아들어 꽃임을 상기시켜준다. 2016년 6월 박종휘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이었지만안에 담긴 사연들은 풍성했다.수백 년 전 선인들과 만나는 순간은맑고 개운하기도 했고 이내 뭉클해지기도 했다.옛것을 이야기하고 있으나오늘날 우리와 우리 주변의 삶과동떨어진 것이라 못하겠으니긴 호흡으로 우리네 인생을 바라봄에 조그만 도움이라도된다면 좋겠다는 말로 시작된 책!맞다. 정말 그렇다. 공감하지 못할 만큼 외따로 떨어져차단된 인생이란 결국에는 없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