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dible에서 오디오북으로 듣는중. 트레버 노아가 직접 나레이터로 참여해서 더 생생한 느낌? 소설은 모르겠고 자서전류는 저자가 직접 나레이션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영 거슬리는 목소리만 아니라면.

이분은 코미디언이긴 한데 루이스 씨케이랑은 결이 많이 다르다. 본인이 흑인이기도 하고 남아프리카에서 워낙 끔찍한 꼴을 많이 봐서 그런지 기본적으로 약자에 대한 감수성이 있다. 트럼프에겐 가차없는 듯 하지만.

타인을 비하하는 것과 자기를 비하하는 것 중 무엇을 선택하느냐가 꽤 중요하다. 코미디언에게도 그냥 인생에 있어서도.

코난 오브라이언도 스스로를 개그 소재로 삼기에 주저하지 않는 편이다. 지미 양은 뭐 애초에 그걸 컨셉으로 잡고 있는 듯 하고.

외견 상으로 인종적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는 한국 사회에는 드물지만 해외의 코미디언 가운데는 ‘인종‘을 소재로 삼은 코미디가 꽤 있다. 즐겨보는 편이긴 한데 아시아인이 긍정적인 맥락에서 등장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발음이 서툰 캐셔나 칭글리시를 구사하는 중국집 점원, 영어권에서 자란 아시아인종을 차별하는 본토(?)의 아시아 인 등 캐릭터화된 편.

게다가 아시아 남자는 이성으로서의 매력도 떨어지고 체구도 왜소하고 인기가 없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라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지만 보고 있다보면 이게 면역이 되어 그런지 같이 낄낄대게 된다. 지미양 캐릭터처럼.

다시 트레버 노아로 돌아오면 그는 자신이 흑인이긴 하지만 충분히 흑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역차별받은 이야기를 풀어놓는데,(아마도 유튜브에서 본듯)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 같다. 재일교포를 쪽바리라 욕하고 조선족이나 새터민을 이등 시민으로 취급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랑 비슷하달까.

그는 남아프리카에서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완벽한 흑이이 되기 위해 흑인스러운 영어를 연습하지만 공항에서 히스패닉으로 오인받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관중들은 웃지만 당연히도 웃기기만 한 이야기는 아니다.

타인의 잘못을 지적하면 고쳐질거야 란 생각이 들다가도 트레버를 떠올리면 (그게 가능하다면) 유머야말로 공감과 이해와 연대로 나아가는 가장 즐거운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 재주있는 새터민이나 재일교포가 나와주었으면 누군가 그들에게 무대를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보고 싶은 그들을 보여주는 무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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