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아홉인 여자 폴과 그의 오래된 연인 남자 로제, 그리고 폴 앞에 운명적으로 나타난 스물 다섯의 젊은 남자 시몽, 로제에게 지나가는 여자 메지. 폴은 고독한 여자이다. 로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로제는 폴의 외로움을 방치하고 다른 여자와 밤을 즐긴다. 그러나 잘못은 폴에게도 있다. 단 한 번도 폴은 로제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사랑이 있다. 이 소설은 오래된 커플의 사랑이 얼마나 덧없는지만을 보여줄 뿐만아니라 급격하게 빠지는 열정같은 사랑이 얼마나 덧없는지도 보여준다. 결국 모든 `사랑`은 감정에서 한계가 있다. 예전에 사랑의 호르몬이 2-3년만 지속된다고 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러면 나머지 기간동안 세상의 모든 커플은 `정`으로 산다는 것인가?



우리는 사랑이 두근거리고 설레고 불안정하게 만드는 쾌감으로만 알고 있는데. 그러나 모든 사람이 하나의 개성을 가질 수 없는 것처럼, 모든 사랑도 하나의 성격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한 사람이 여러 가면을 가지고 있듯이, 하나의 사랑도 여러 얼굴을 가지고 있다. `썸`이라는 것처럼 무서운 단어가 없다. 상대방에게 느끼는 쾌감,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내 행동 하나하나를 관심있게 보고 불안에 빠지기를, 잔인함에서 오는 쾌감, 나는 너보다 사랑하진 않아, 자신감에서 오는 쾌감. 썸이 사랑이 되기 전에 썸으로 남고, 또 다른 썸을 찾아서 마치 추리소설처럼 짜릿함만 갈구하는 것이다.



물론 폴과 로제가 다시 맺어진 결말이 사랑의 완전한 모습이고 해피엔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을 욕할 수는 없다.



쪽지 하나를 받고 싶다.
-오늘 6시에 플레옐 홀에서 아주 좋은 연주회가 있습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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