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이 모험인) 출근 로그 걷는사람 에세이 11
유랑 지음 / 걷는사람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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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발랄한 표지와는 다르게 ‘이생망‘과 ‘존버‘의 흔적이 약여한 에세이집이다. 김미경 김난도 혜민 같은 부류들이 책을 팔고자 되도않는 연막을 치거나 약을 팔 때 세상에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한 저자는 자신의 실경험을 토대로 회사 생활의 참모습을 실감나게, 끈덕지게, 뼈아프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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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22-03-20 17: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지내시죠 , 수다맨 님... 허허허. 이거 참....

수다맨 2022-03-22 10:17   좋아요 1 | URL
넵. 답글이 늦었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입니다 곰곰발님^^;;;;
저는 그럭저럭 살고 있습니다. 그동안 너무 격조했네요
 
돌아갈 곳 없는 사람처럼 서 있었다 걷는사람 시인선 56
김명기 지음 / 걷는사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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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력知力이 두드러지거나 교巧가 돋보이는 시집보다는 자신이 지나온 삶의 길을 자양분 삼아서 고독과 고투의 정서를 자아올리는 이런 시집(들)을 좋아한다. 아프고 지난한 삶을 살면서도 시류에 굴하지 않으려는 기개와, 버림받은 이시대의 모든 생명들을 보듬으려는 자비심이 시편마다 무르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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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것은 가고 새것은 아직 오지 않은 - 신자유주의 헤게모니의 위기 그리고 새로운 전망
낸시 프레이저 지음, 김성준 옮김 / 책세상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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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폐지를 주창하는 인정의 정치가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완화를 추구하는 분배의 정치와 연결되지 못하고) 약자를 착취해 최상위 계층에게 부를 몰아주는 신자유주의 정치와 결합했을때 일어나는 희비극을 가차없이 서술하고 있다. 시장가격은 8800원이나 주관적가치는 88만원 이상으로 느껴지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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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신자유주의라는 말이 형용모순처럼 들리겠지만 이 헤게모니 블록은 서로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두 세력의 실재하는 강력한 동맹이었다. 동맹의 한 축은 새로운 사회운동의 주류인 자유주의적 분파(페미니즘, 반인종주의, 다문화주의, 환경주의, 성소수자 인권 등)가 담당했고, 다른 한 축은 미국 경제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고급스러우며 '상징적'이고 부유한 부문(월 스트리트, 실리콘밸리, 할리우드)이 담당했다. 이 기묘한 커플을 엮어준 것은 분배와 인정에 대한 독특한 일련의 입장이었다. 


진보적 신자유주의 블록은 약탈적이고 금권정치적인 경제 프로그램을 자유주의적/능력주의적 인정 정치와 결합했다. 이 혼합체의 분배 요소는 신자유주의적이었다. 이 블록을 이끄는 계급들은 시장의 힘을 국가의 육중한 손아귀와 "세금을 늘리고 지출을 확대하라"라는 과거의 틀로부터 해방시키고자 했으며, 따라서 자본주의 경제를 자유화하고 세계화하고자 했다. 현실에서 이것은 금융화를 의미했다. 즉 이것은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막는 장벽이나 보호장치의 철폐, 은행에 대한 규제 완화와 약탈적인 대출의 증가, 제조업의 파괴, 노동조합의 약화, 불안정한 저임금 일자리의 확산 등을 뜻했다. 대부분 로널드 레이건과 연결 짓지만 사실은 빌 클린턴이 시행하고 공고화했던 이 경제정책들은 노동계급과 중산계급의 생활수준을 후퇴시키는 한편, 부와 경제 가치를 보다 위로 집중시켰다. 주로 상위 1퍼센트가 수혜자였지만, 전문경영인 계급의 상층부도 혜택을 입었다. 


신민주당원들은 시민사회의 진보 세력들에 의지해서 오로지 피상적으로만 평등주의적이고 진보적 인정의 집단 정서를 퍼트렸다. 이 집단 정서의 핵심을 이루는 것은 '다양성'과 여성의 '역량 강화', 성소수자 인권, 탈인종주의, 다문화주의, 환경주의 같은 이상이었다. 이 이상은 미국 경제의 '골드만삭스화'와 완전히 양립할 수 있는 특정하고 제한적인 방식으로 해석되었다. 환경을 보호한다는 것은 탄소배출권을 거래하는 것을 뜻했다. 주택의 자가 소유를 촉진한다는 것은 서브프라임 대출상품들을 한데 묶어 주택저당증권으로 되파는 것을 말했다. 평등이란 능력주의를 의미했다.


평등을 능력주의로 환원해버린 것은 특히 치명적이었다. 정의로운 지위 질서를 위한 진보적 신자유주의 프로그램은 사회의 위계를 철페하려고 하기보다 '재능 있는' 여성과 유색인, 성소수자들이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그들의 역량을 강화해서' 사회의 위계를 '다양화'하고자 했다. 그러한 이상은 본질적으로 특정 계급에 한정된 것이었고, '과소 대표된 집단' 출신의 '자격 있는' 개인들이 같은 계급의 백인 이성애자와 동등한 수준의 직위와 수입을 획득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데만 활용되었다. 그러한 이상의 페미니즘 버전은 효과적이긴 했지만, 안타깝게도 다른 점이 없었다. '달려들어leaning in','유리천장을 깨부수는' 데만 집중하는 이상, 이러한 페미니즘의 주요 수혜자는 이미 필요한 사회적/문화적/경제적 자본을 가진 사람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들을 제외한 모든 이는 여전히 지하실에 팽개쳐져 있을 것이다.


ㅡ 낸시 프레이저, "낡은 것은 가고, 새것은 아직 오지 않은", 18~21쪽


낸시 프레이저의 "전진하는 페미니즘"을 읽다가 독해하기가 까다로운 부분이 드문드문 있어서 저자의 다른 책을 집었다. "낡은 것은 가고, 새것은 아직 오지 않은"은 100쪽이 채 되지 않는 저자의 비평과 인터뷰가 실려 있는 소책자이다. "전진하는 페미니즘"이 고학년의 대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님의 육성을 떠올리게 한다면 이 소책자는 대중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려는 사려 깊은 연사의 태도를 연상케 한다. 


그녀가 역설하는 '진보적 신자유주의'라는 개념이 참으로 눈여겨볼 만하다. 평등과 분배의 필요성을 폐기하고 -선천적인 이유에서건 세습적인 경로를 통해서이건- 재능과 역량을 지녔다고 판단되는 소수(만)의 직위 상승 및 안정을 보장함으로써 이 사회가 공정하고도, 정의롭다는 착시가 생기게 된다. 사회구조의 불평등 및 불공정은 간과되고 개인은 저마다 실력과 노오력(!)을 통해서 사회의 상위권으로 진입하라는 능력주의만이 번성한다.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선연하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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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2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7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백승무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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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톨스토이는 인생 후반기부터 성자의 길을 걸었기에 이 작품은 소설보다 교리서에 가까워졌다. 그 교리란 좀더 진실하고, 바르며, 뜻깊은 삶을 추구한다면 자신의 존재를 걸고 각성해야하며 기존과 완전히 다른 생을 살아야한다는 것. 이야기꾼이 사상가로 변하는 과정을 뜨겁고도, 웅숭깊게 보여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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