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놀이 공원에 가면 늘상 타는 것이 회전목마였다. 나는 몇 번인가 사진첩을 들여다보다가 먹고 싶은 군것질거리를 놓쳤다는 사실에 마음이 상하곤 했다.

 

더 많은 걸 타지 못했다는 아쉬움보다 먹고 싶은 무언가를 먹지 못했다는 그 결핍은 오래 내 마음 속에 남아 있었다. 힘차게 달리는 목마가 더 많아지고, 느긋하게 움직이는 마차는 사라졌다.

 

나는 이제야 겨우 그때의 나날들을 보상하듯 하나 둘, 군것질의 개수를 늘였다.

치즈 프레즐, 포도맛 프레데레, 숯불 꼬지, 회오리 감자.....

 

채워지는 건 물리적 허기 뿐 아니라 정신적 허기도 포함이었다. 그것을 내미는 지폐에는 과거를 보상하기 위한 요금도 포함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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